태풍 갈매기의 북상 소식에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다행히 제주는 날씨가 맑아서 김포까지 잘 도착했습니다. 2주나 떨어져 있을 생각을 하니 얼굴이라도 보려고 아이들과 잠깐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비행기 타러 가는데 멀리서 눈물을 훔치는 딸래미가 보이더군요. 잠시 감동…
서울은 비가 내리고 약간 안개가 끼어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티켓팅을 하는데 보니까 단체 승객들이 정말 많더군요. 여름 방학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어학 연수 및 단체 여행객들인가 봅니다.
부칠 짐이 없으니 5분안에 티켓팅을 하고 햇반이랑 김치 등을 사고 안으로 들어오니 예전 다음 인터넷 카페가 있던 자리에 네이버 스퀘어가 만들어져 있더군요. 무료 무선랜을 제공하니 사람들이 많이 앉아 있었고 특히 외국인들이 많더군요. 저도 잠시 연결해서 미투데이 보내고 난 후 같은 시간에 시애틀로 업무차 가시는 Goodhyun님 하고 만나 잠시 근황 토크를 했습니다. (시애틀에서 포틀랜드까지 차로 3시간 정도 걸리니 꼭 오세요.)
밴쿠버로 가는 비행편에는 역시 방학을 맞아 어학 프로그램에 가는 어린이 손님들이 많더군요. 바이얼린을 손에 들고 가는 부모 미동행 학생들도 있구요. 아마 걔중에는 기러기 아빠로 보이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자리가 꽉차서 갈줄 알았는데 의외로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두 다리 뻗고 누워 한숨 자면서 편하게 왔습니다.
캐나다 입국라인에서 보니 (아시아 항공편 도착시간이라) 홍콩,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아이들이 엄청 많더군요. 저야 미국으로 바로 가니까 빠른 라인을 타고 바로 입국수속을 마쳤습니다. 하루 머물게 해주군요. 시원한 밴쿠버 바깥 공기를 잠시 느끼고 포틀랜드로 가기 위해 미국행 전용 카운터를 찾았습니다.
일요일이라 사람도 별로 없고 하니 미국 입국 수속하시는 아저씨가 요즘 한국 경기가 어떠냐고 물어보더군요. 미국 처럼 조금씩 안좋아 지고 있다고 하니까 미국에서 한국 물건을 많이 사는 만큼 한국에서도 미국 물건을 많이 사 줘야된다가 말씀하시더군요.
저보고 자기 말이 맞냐고 묻길래 그냥 당신이 맞다고 해줬습니다. (미국 쇠고기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같던데 입국 소속대 앞에서 언쟁이 될 것 같아서. ㅎㅎ)
비행기를 기다리다 보니 제 앞에 시애틀 가는 비행기가 고장이 나서 취소되었다고 하더군요. 일요일에 비행기 타고 시애틀 가려던 사람들의 허탈함이란… 자동차로도 3시간이면 가는 곳인데 오늘 밤 비행기를 타거나 환불 받으려고 하는데 다들 아무말 안하고 게이트에서 긴 줄을 서서 환불 받더군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죠.
포틀랜드 가는 프로펠러 달린 Air Canada Jazz를 타고 이륙했습니다. AA Eagle, UA Express 같은 소형 항공기들이 실제 버스 타듯이 그냥 쉽게 탈 수 있는 미국 항공 산업계의 주역들이죠. 시차 때문에 잠깐 잠들어서 유명한 세인트 헬렌 화산을 찍지를 못했네요.
그냥 포틀랜드 내릴 때 사진으로 대체 합니다. 지난번 그랜드 캐년 투어때도 타 봤지만 의외로 프로펠러 비행기가 제트 비행기 보다 더 안전하다고 합니다. 문제 발생 시 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요. 제트기는 엔진이 꺼지면 내리 꽂힌다고 하더군요.
포틀랜드 공항은 오레곤의 조용한 시골 도시에 위치해 있습니다. 과거 델타 항공의 허브 공항이었고, 우리 나라에서도 직항이 있을 정도로 컸습니다. 제가 97년에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입국 수속을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오니 감회가 새롭더군요. 시내까지는 Light Rail이라고 부르는 작은 궤도 기차를 타고 들어왔습니다. World Class Transportation이라고 자랑을 해놨던데 시골에서 이 정도면 괜찮죠.
다행히 호텔과 컨퍼런스 센터가 역 바로 앞에 있어서 매우 편리하겠더군요. 제가 일주일 동안 묵을 곳은 Red Lion이란 호텔인데 컨퍼런스 단체 등록이라 저렴하긴 합니다만 아저씨가 방을 444호를 주더군요. 마이애미에서 본 444-4444 택시 이후 큰 충격… 잠시 고민에 빠졌으나 그냥 올라왔습니다.
바로 옆에 Denny나 버거빌이 있지만 첫날 부터 느끼한 음식을 먹기 싫어서 싸들고 온 햇반과 김치 그리고 김을 꺼내서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직접 공수한 전기 포트로 햇반을 데운 후 맛있게 먹었습니다.
밴쿠버 공항에서 점심 때 Hanami라는 아시안 음식을 먹었지만 미슥거림이 저녁까지 남아있더군요. 미역국을 끓여 먹으려 했는데, 자판기 작은 생수가 2불이나 해서 편의점 위치를 물어 봤더니 7블럭이나 떨어져 있다는 말에 좌절 하고 포기했습니다. 내일 컨퍼런스 가서 물 왕창 훔쳐(?)와야 겠습니다.
거의 20시간을 날아왔더니 오랜만에 좀 장황한 여행기를 적었네요. 이것 쓰고 잘려고 하니 이해해 주세요. 사진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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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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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직접 공수한 전기 포트” 이게 없어서 낭패를 당한 경험이 있었지요. 알았다면 진작 가져갈 것을요.. -_-
저도 2005년에 미국 가족 여행 갔을 때 10불 밖에 안하는 전기팟을 샀었는데 요즘은 햇반 크기에 맞는 걸로 꼭 들고 다닙니다.
정말이지…너무 잼있어요..
제가 이 홈페이지를 알게 된것은 씨애틀에 어학연수로 오게된 올 1월이였죠..
어떻게해서.. 알게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검색엔진(아마 구글)에서 이리 저리 놀다가 여기까지 와봤는데..
요즘은 글쓰신분의 여행이야기와 직업적(?)관련 분야에 대한 뉴스를 읽는데 너무 재미있답니다.. 영어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거 같아서 더더욱 좋고요.. 앞으로 더 많은 업로드 및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씨애틀도 한번 들리세요.^^
포틀랜드 가려면 캐나다를 경유하는 것이 제일 빠른 경로인가요? 그냥 궁금해서… ^^;
@Charlie, 저는 그다음 행사가 밴쿠버에서 있었기 때문에 그랬는데, 포틀랜드가 미서부 도시와 북동부 도시 중간 정도인데 어디서나 비행기를 타면 1시간입니다.
다만 LA나 샌프란 같은 서부 도시까지 갈려면 한 두시간은 더 타야죠. 따라서 갈아타는 접속편이 잘 연결 되면, 시애틀이나 밴쿠버가 가장 빠른 경로일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글 너무 잼있게 잘봤습니다.
글을 어찌나 잘쓰시는지.ㅓ..ㅋㅋ
저는 지금 벤쿠버어학연수중인데요.
오렌건으로가고싶어서요.
근데 제가 아는정보가 없어서요.
한국들어갔다가 많은 정보 수집한후 갈까생각중인데요.ㅋㅋ
앞으로 자주 놀러올께요^^
‘밴쿠버 화산’ 읽다가 포틀랜드 방문기를 재미있게 보았네요.
포틀랜드에 수년 전까지 잠시 살았기에 몇가지 보탭니다.
포틀랜드는 오리건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시 자체 인구는 60만정도이지만 Metro 인구까지 합하면 220만에 이르며, 미국에서 23번째 많습니다. 태평양 북서부에서 캐나다 밴쿠버, 시애틀 다음으로 큰 도시입니다. 한국인 거주인이 5만이 넘는다고 하며 최근 유학생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The greenest city in the U.S.로 알려지고 자연보존에 주민들이 적극적이며 장미가 자라기 좋은 기후라서 “The City of Roses” nickname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애틀 남쪽으로 자동차 3시간이내 거리이며, 태평양과는 130Km 떨어져 있지만 Columbia River 큰강으로 연결되어 대형화물선이 들어와 내륙으로 운송이 되는 항구도시이기도 합니다. 미국 최대 밀 선적항으로 태평양 건너 중국, 우리나라까지 옵니다.
나이키, 콜럼비아 스포츠등 본사가 있고 NBA Trail Blazers가 있습니다.
항공편으로는 서울과 부산에서 도쿄를 경유 포틀랜드로 직항하는 노스웨스트 항공(NWA)이 매일 있어서 편리합니다.
포틀랜드에 대하여 더 자세하게 알고 싶으시면
http://en.wikipedia.org/wiki/Portland,_Ore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