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가 끝내고 밀레니엄의 새로운 첫 시작에서 우리 나라는 인터넷 열풍에 휩싸였다. 그리고 소위 ‘묻지마 투자’, ‘벤처 거품’ 등의 단어로 대변되는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았다. 물론 실리콘밸리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똑 같은 상황이 연출됐으며 돌이켜 보면 전 세계인들이 밀레니엄 환각에 빠졌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90년대 말 벤처 열풍을 지나서 우리나라의 기업의 양태와 문화도 빠른 속도로 바뀌었다. 대기업 위주에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된 벤처 기업이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이 오랜 기간 뿌리내려 왔지만, 우리 나라는 이제 시작이다.
신기술 키워드에 집중하면 성공한다
벤처 기업을 만들게 하고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경쟁력 있고 미래 지향적인 신기술을 접목한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드는 데 있다. IT 이외에 생명 공학에 벤처 기업 창업이 두드려 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인터넷 분야에 벤처 기업 중에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이는 흔히 말해서 ‘땅이 굳어졌다’라는 표현 대로 나올 만한 건 다 나왔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제공할 만한 아이디어나 서비스가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인터넷 분야 벤처 기업들의 개수가 현저히 줄었을 뿐만 아니라 성공 사례인 꼽는 경우도 많지 않다. 성공 사례라고 해도 과거처럼 넷스케이프, 야후, 아마존과 같이 거대하게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신기술을 접목한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이것이 시장에서 호평 받으면 거대 인터넷 기업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매각을 하는 것이다. 벤처캐피탈이나 기업가 입장에서는 투자 이익을 회수하고 좋은 파트너를 만나 자기 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유행하는 기술적 키워드에 심플한 기능과 확장 및 개방성을 지닌 사이트들이 사용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벤처 기업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어떤 키워드에 집중해야 할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키워드 1 : 시맨틱 웹(Semantic Web)
시맨틱 웹은 바로 W3C에서 웹을 정의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로서 흔히 ‘의미론적 웹’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HTML 소스 파일을 열어보면 내용(정보)와 표현(코드)를 구조적으로 분리하기가 매우 어렵다. 시맨틱 웹은 바로 사람뿐만 아니라 컴퓨터도 이해할 수 있는 웹을 만들자는 노력이고 이에 따라 XML을 기반으로 하는 웹서비스(Web Services), RSS 같은 RDF(Resource Description Framework) 기술들이 나와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시맨틱 웹은 대학이나 기업의 연구자들이나 다루는 분야이고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는 것은 환상이라고 생각했었다.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이종 컴퓨팅 환경에 있는 기업, 서비스간의 상호 운용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었다. 소셜 네트워크와 블로그와 같은 개인에 집중하는 네트워크와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오히려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에 대한 상호 운용성 문제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각 블로그의 최신 업데이트 정보를 담는 파일 포맷인 RSS를 웹에서 쉽게 구독하고 보여주는 에이전트인 블로그 라인즈(Bloglines)는 서비스가 급성장해 애스크 지브스에 인수됐다. 태그(Tag)라는 의미있는(Semantic) 키워드로 사진 정보를 표시하고 이를 상호 공유할 수 있게 해 주는 플릭커(Flickr) 또한 야후에 인수됐다. 뿐만 아니라, 태그를 기반한 블로그 검색 엔진인 테크노라티(Technorati)와 북마크 공유 엔진인 딜리셔스(Del.io.us)는 가장 유망한 벤처 기업들 중 하나다.
이들 대부분은 사용자들이나 써드 파티에서 콘텐츠나 정보를 쉽게 사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웹서비스 API를 공통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는 시맨틱 웹의 등장이 궁극적으로 포털이나 미디어라는 개념에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시맨틱 서비스들이 콘텐츠 저장소 역할만 하지 배포를 하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보의 분산화와 개인 미디어의 강화는 결국 정보 접근을 시작하는 위치를 궁극적으로 포털에서 PC와 같은 개인으로 옮겨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키워드 2 : 리치 웹 애플리케이션(Rich Web Application)
이러한 분위기가 주도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독점적인 단일 브라우저 체제에서 벗어나 선도적인 웹 기술을 수용하고 다룰 수 있는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브라우저의 등장에 힘입은 바 크다. 새로운 웹 기술을 도입하고 브라우저를 확장할 수 없었던 평면적인 웹 브라우징 시대에서 확장 가능한 웹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용자 PC에서 실행되는 풍부한 웹 애플리케이션 등장에 관한 것들이다. (한국은 이미 ActiveX라는 종속 기술을 통해 리치 웹 애플리케이션의 많은 부분을 경험해 왔지만 말이다.)
대표적인 기술로서 AJAX(Asynchronous JavaScript and XML)를 들 수 있다. AJAX는 웹 페이지 내에서 자바 스크립트로 xmlhttp를 통해 XML데이터 교환을 제어함으로서 사용자들이 웹 페이지를 새로 고침 하지 않고도 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맵이나 구글 서제스트 같은 기능이 AJAX를 이용하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최근 개편 중인 Daum의 ‘한메일넷 주소록’은 순수한 AJAX와 DOM 기술을 이용해서 주소록 기본 관리를 한 페이지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구조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런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상당한 기술적 장벽이 있기 때문에 AJAX를 자사 서비스에 도입하기 쉽도록 Dojo, OpenRico, Qooxdoo, Backbase 같은 훌륭한 상용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대박이 예상되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리치 웹 애플리케이션은 기업 보다는 오히려 개인들에게도 기회가 된다. 파이어폭스의 수백개의 확장 기능(Extensions)들은 개인들이 만든 것이다. 또한, 콘파뷸레이터나 매킨토시의 대시보드의 액서서리 들도 모두 브라우저 확장 기능을 이용하고 있다.
필자가 롱혼 vs. 모질라「전쟁의 서막」에서 언급한 대로 HTML, CSS, 자바 스크립트만 알아도 간단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이고, 이 때문에 그리스몽키(Greasemonkey) 같은 인기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것이다.
키워드3: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 (Desktop Application)
리치 웹 애플리케이션이 개인들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기술이라면 신기술 키워드를 접목한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유망하다. 지금까지는 독립적이고 요구된 기능만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PC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 생산 및 취합, 관리 프로그램의 요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즉, 시맨틱 웹이라는 조류에 편승해 네트워크를 통한 개인을 위한 정보 조합 및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데스크탑 프로그램은 여전히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창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구글, 야후, MSN, 라이코스 Hotbot 데스크탑 데스크탑 검색 소프트웨어가 바로 그러하다. 데스크탑 검색은 인터넷에서 하던 것과 같은 방법으로 PC를 검색할 수 있게 도와 주는 소프트웨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몸값이 올라가고 있는 스카이프와 야후에 인수된 다이얼패드 등과 같은 인터넷 전화 소프트웨어 업체, 구글에 인수된 포토 관리 프로그램인 피카사(Picasa)나 위성 사진을 기반한 키홀(Keyhole) 등은 여전히 데스크탑 애플리케이션이 유망하다는 것을 반증 해 주고 있다.
기술은 항상 새로운 것으로 바뀐다. 바뀌는 기술을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과 기업 또한 계속 나오게 되어 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도전이 바로 생존의 조건이라면 신기술의 키워드를 따라가면서 언젠가 터뜨릴 수 있다는 꿈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여러분도 언젠가 대박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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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찬님, ZDNe에 연재하는 글을 재미있게 보고 있는 독자입니다. 웹 접근성에 관심이 많은데 문득 AJAX가 웹 접근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해 몇 자 남깁니다. AJAX와 같은 방식으로 페이지를 갱신할 경우 스크린 리더가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요?
바로 그 부분이 AJAX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AJAX 기술은 필연적으로 자바스크립트와 DOM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이 분야의 웹 접근성 문제는 아직 해결 되기 어려운 과제입니다. http://channy.creation.net/blog/?p=123 에 있는 Ajax 글 마지막에 사용성 및 접근성에 대한 AJAX의 실수에 대한 링크가 있습니다.
Google은 Gmail을 Ajax와 DOM 핸들링으로 만들었다가 구 버전 브라우저 사용자를 위해 HTML으로 된 Classic 사이트를 별도로 제공합니다. http://mail.google.com/support/bin/answer.py?ctx=%67mail&hl=en&answer=15049
AJAX를 사용하는 경우 소수 하위 버전 브라우저 사용자 및 웹 접근성을 위해서라도 텍스트 버전을 개발해 놓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