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랩의 공동 창업자인 황리건님이 진행하는 개인 라이브 방송에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아마존 입사부터 글로벌 기업의 업무 문화, 승진 및 보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너무 자극적인 제목을 써서 그런지 페이스북 라이브 조회수가 하루만에 8천회가 넘어갔네요. 이 글에서는 대담 속에서 이야기한 것들 중 좀 빠진 내용을 추가적으로 설명 드리려고 합니다. (아래 영상에서 대담을 다 들어보시고 읽으시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07:50 외국 기업의 인터뷰 – 아마존의 사례
글로벌 기업의 첫 번째 장벽이 바로 영어 인터뷰일텐데요. 저도 인생 첫 영어 인터뷰를 보고 약간 멘붕을 겪었습니다. 영어 인터뷰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회화 보다 자신의 업무 경험과 이야기를 영어로 잘 표현하는 게 중요하구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은 자기 에피소드를 영어로 적어서 외워버리는 것입니다. 질문을 잘 모르겠으면, 여러 번 물어보고… 자기가 준비한 이야기와 유사한 이야기를 끌고 가면 되구요.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 보다 데이터와 수치 기반으로 하면 더욱 명확합니다.
영문 이력서 준비, 아마존의 채용 절차와 인터뷰 과정 등은 토종 직장인의 AWS 입사 도전記라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자세히 소개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7:10 문화 차이 #1 – 개인 전문가(Individual Contributor) vs 매니저(Manager)
글로벌 기업의 직급 문화는 한국 기업과 많이 다릅니다. 국내 기업은 직급이 올라가면, 매니저 역할을 어느 정도 강요 받게 됩니다. 그러나, Individual Contributor는 해당 업무의 전문가로서 승진을 통해 최상위 직급(임원)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에는 직급이 없는 줄 알지만, 실제로 직급(Level)이 존재하고 각 레벨 별로 최대/최소 연봉 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명한 Levels.fyi라는 웹 사이트를 보시면, 주요 글로벌 기업과 직무별 레벨, 그리고 해당하는 평균 연봉 간격을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넷플릭스처럼 아예 레벨이 없는 기업도 존재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Softeare Development Engineer, SDE)를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레벨이 좀 복잡하게 많은 반면, 타 기업들은 범위가 좀 넓습니다. 다만, 모두 주니어 부터 임원 개발자까지 자신의 본업만으로 충분히 원하는 목표(보상이던 명예)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모든 직무가 임원 레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순 직무의 경우, 특정 구간까지만 해당 레벨이 있고, 좀 더 전문적인 직무는 임원까지 있기도 합니다. 각 레벨에는 레벨링 가이드라는 문서가 회사별로 존재하며, 각 레벨이 하는 업무와 성과를 정확하게 설명해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내가 어떻게 해야 승진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경우, amazon.jobs에서 SDEI, SDEII, SDEIII, Senieer Engineer, Principal Engineer 등의 직무 기술서(Job Description)를 읽어 보면 그 차이를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합니다. 매니저 역할에 대해서는 검색 할 때, Manager를 추가하면 됩니다.
23:42 문화 차이 #2 – 보상 및 승진
글로벌 기업의 보상 체계는 연공서열을 기초를 두고 있는 국내 기업의 전통적인 방식과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외국 기업은 기본급(Base) + 입사시 보너스(Signing Bonus) + 회사 주식(RSU) + 성과 보너스(Target Bonus) 등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참고 – 미국 테크 회사원 연봉 계산은 어떻게 할까?)
앞서 소개한 Levels.fyi나 GlassDoor 같은 사이트에 가시면, 각 직무 별로 이들 조합에 따른 총보상(Total Compensation, TC)의 평균치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실리콘 밸리 개발자 연봉을 가지고 국내 기업과 일대일로 비교하는 경우가 있는데, 글로벌 기업은 같은 직무의 같은 레벨이더라도 경제력 및 물가 등을 고려한 지역별 가중치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1이라고 한다면, 캐나다/영국/호주 같은 경우 0.8, 일본/한국의 경우 0.5, 중국은 0.3, 인도는 0.2를 곱하는 식입니다. (단, 이 값들은 절대적인 수치는 아니며 예시이며, 미국 내에서도 주(States) 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
기본급의 경우, 우리 나라는 어느 정도 연차에 따른 인상률을 보장하지만, 글로벌 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결국, 주식과 타겟 보너스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업무 평가 결과와 회사의 장기적 주가에 따라 매년 연봉의 등락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본급을 극적으로 올리는 방법은 이직 혹은 승진 밖에 없습니다.
33:15 문화 차이 #3 – 해외 협업/재택 근무
외국 기업의 장점은 아무래도 글로벌 기준을 가지고 원격 업무가 일상화된 생산성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업무 외적인 부분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외국계에 다니던 분들이 한국 기업으로 갈 수 없는 이유 중에 가장 클 듯 합니다. (저도 2년만 일하고 되돌아갈 생각이었는데 ㅠㅠ)
장기적으로 업무 성과와 승진을 위해서 국내 업무를 잘 할 뿐만 아니라 해외 분들과 협업을 통한 피드백도 주고 받아야 합니다. 국내에서 현지화 되고 오래된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만약 국내 지사에 취업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우리 나라에 막 진출하기 시작한 연륜이 짧은 기업을 고르시길 권장합니다. 이미 진출 결정을 했다는 것은 큰 기회를 포착했다는 것이고, 막 시작하는 단계이니 만큼 리스크도 있겠지만, 해외 협업과 큰 보상의 기회도 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국내에 Slack 지사가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외국 기업은 재택이나 외근 등에 매우 유연합니다. 저도 2년 전 부터는 재택으로 일하고 있고, 원한다면 언제든 매니저와 상의 하에 근무 형태를 바꿀 수 있습니다. 최근에 재택 근무를 해보신 분들은 내가 상시 출근 타입인지 재택 타입인지 아실 수 있을 거에요. 만약 재택 타입이시면, 유연한 외국계 기업이 좋은 선택지일 수 있습니다. (단, 국내에도 현지화가 많이 진행된 유연하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 있을 수도 있어요. 꼭 평판 조회를 해보시길…)
45:20 외국계에 맞는 사람?
제가 방송에서는 자기 주도적인 사람이 외국계에 잘 맞을 거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주어진 일 잘하는 성실하신 분들도 잘 맞을 수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 드린대로 각 직무의 레벨 별로 주어진 업무가 있고 이를 훌륭히 해 낸다면, 눈치 보지 않고 오래 오래 다닐 수도 있거든요. 굳이 승진을 하지 않아도 최대 연봉 범위까지는 조금씩 연봉 인상도 될 거고 욕심 부리지 않는 다면 좋은 기업 문화 속에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추가적으로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 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답변 드리도록 할께요!
참고 – AWS 코리아 전체 채용 목록
※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제가 재직했거나 하고 있는 기업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확인 및 개인 투자의 판단에 대해서는 독자 개인의 책임에 있으며, 상업적 활용 및 뉴스 매체의 인용 역시 금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The opinions expressed here are my own and do not necessarily represent those of current or past employers. Please note that you are solely responsible for your judgment on checking facts for your investments and prohibit your citations as commercial content or news sources.)
여러분의 생각 (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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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너무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영어가 별로 장벽이 안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브로큰 잉글리쉬라도 계속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저도 나중에 외국계로 갈 수 있으려면, 어떻게 훈련을 해야 할까요?
많은 직장인들이 평소에 영어 학원, 1:1 회화 교습 많이 하는 것으로 압니다.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보여줘요. 사실 저는 그것도 안했거든요.
제가 추천 드리고 싶은 것은… 개발자라면, 영어 기술 문서를 꾸준히 읽고 문서 내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문구, 전문 용어 등을 잘 익혀 두면 좋습니다. 외국 회사에서도 영어 메일을 쓰거나 이야기를 할 때도 그런 거 많이 씁니다. 요즘은 유튜브만 봐도 많으니, 재미있는 기술 관련 영상 꾸준히 봐주시면 좋아요. 영어 인터뷰는 사실 준비를 좀 해야 하지만, 틀리더라도 자신감과 이야기 내 컨텐츠가 중요합니다!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도 노력해 보겠습니다.
현업을 계속 하면서 임원급으로 갈 수 있다는 게 굉장히 흥미로운데요. 그 비율이 얼마나 되나요? 높은 레벨은 사실상 숫자도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네. 아무래도 레벨이 올라갈 수록 숫자는 절대적으로 적어집니다. 그건 매니저도 마찬가지이구요.
다만, 외국계 기업에서는 굳이 레벨 승진을 끝까지 가지 않더라도 해당 레벨에서 백발이 되어 그 일을 계속하는데 눈치 보지 않고 있을 수 있습니다. 직업에 귀천도 없고 나이도 없다는 생각이 지배하니까요. 물론 한국에서도 학교, 공무원 조직이나 공기업 같은 데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요 ㅎㅎ 사기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면서 할 수 있는데는 별로 없지요.
좋은 방송 감사합니다.
이 방송을 live로 참여 못한게 아쉽네요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