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니의 IT 이야기 #2- 개발자 경력 관리 조언

지난 주에 한 IT 업체의 개발자와의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개는 기술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진행했지만, 연말이고 해서 개발자 경력 관리에 대해 그 동안 가지고 있던 몇 가지 생각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어찌 보면 자기 자랑일수도 있고 해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진행을 했습니다.

다녀와서 보내 준 회고 및 피드백 결과를 보니 다행히 많은 분들이 개발자 경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어서 좋았다는 의견을 많이 보내주셨더라구요. 지난 번에 스타트업 창업자를 위한 조언 이후에 약간 용기를 내어(?) 그날 했던 이야기를 정리해서 올려 봅니다.

사실 자신의 경력 관리는 어느 순간 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과정을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온라인 시대에 맞게 가급적 자신이 하는 일을 많은 분들에게 공유하고, 자신이 배우는 것은 외부에 공유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직접 자신이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지속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남들이 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직급이나 직책이 올라가는 것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가져가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1. 최신 정보로 이력서를 관리하라! (경력에 대한 지속적인 배포는 필수다.) 대부분 회사 이직 시 이력서를 갱신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예전에 팀원들에게 매년 연말에 이력서를 업데이트 시키고, 이를 제3자 관점에서 확인해 주기도 했는데 항상 이직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지속적인 경력 업데이트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아예 LinkedIn을 통해 아예 이력서를 공개를 해 두는 경우가 많을 정도입니다. 구글에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제 링크드인에 없으면 없는 경력이 된 세상입니다. 여러분의 이력서를 늘 지속적으로 배포(Continous Delievery)하셔야 합니다. 또한, 이력을 관리하는 방법도 어떤 것이 어떤 일에 연결되는지 맥락(Context)를 가지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만의 경력 지도 만드는 법을 참고해 보세요.
  2. Work-Work 균형이 중요하다! (업무 경력에도 본업과 부업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일-삶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나의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 참고)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업무 경력에도 균형과 취미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재미 있던 일도 본업이 되는 순간, 지루해지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업무 경력을 쌓고 돈을 버는 ‘본업’을 통해 깊이 있는 역량을 쌓는 동시에 재미를 얻기 위한 ‘부업’도 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새로운 본업을 찾을 수도 있거든요. 저는 커뮤니티 활동, 책쓰기, 블로그, 오픈 소스 활동 등을 통해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해 볼 수 있었습니다.
  3. 커뮤니티에서 일생의 인맥을 만들어라! (동기가 있는 사람이 모여있다.) 개발자 커뮤니티는 매우 중요합니다. 다양한 자기 의지와 활동 동기가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저는 학생 때 부터 WWW-KR이라는 커뮤니티 활동을 했는데, 여기서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이던 시기에 일생의 멘토와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또한, Mozilla 커뮤니티를 통해 글로벌의 지인을 만들고, 오픈 소스 모범 사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웹표준 프로젝트에서 웹 기술에 대한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만나 즐거운 일들을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AWS사용자 모임에서 새로 개발자를 돕는 새로운 일을 찾을 수 있었던 동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커뮤니티 활동은 필수입니다. 개발자 커뮤니티는 생물(生物)과 같습니다. 세심히 키우고 소통해야 합니다.
  4. 해외 콘퍼런스에 주기적으로 참석한다! (직접 눈으로 현장에 가봐야 한다.) 제 일생의 큰 전환점 몇 개를 뽑으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석사 1년차 미국 학회 참석을 들 수 있습니다. 직접 눈으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수 있었던 계기라고 할까요? 2005년 Web2.0컨퍼런스, Ebay 개발자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Daum 개발자 네트워크(Daum DNA)를 시작할 수 있는 동기를 얻었습니다. (참고. 개방형 플랫폼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 Daum DNA의 도전) 해외 콘퍼런스는 단순히 강연이 아니라 기술이 변화하는 곳으로 모이는 전 세계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배우는 현장입니다. 지속적으로 글로벌 동향에 관심을 통해 해외 지인 네트워크도 얻을 수 있죠. 제 해외 여행기에는 이러한 여정이 담겨있습니다.
  5. 정보 공유는 항상 옳다! (쓰고, 찍고, 정리하여 배워서 남주자.) 공유라는 게 거창한 게 아닙니다. 그저 일주일에 두 서너개씩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로 나누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게 모여서 블로그 글 3천개가 되고, 강연이 되고, 인터뷰가 됩니다. 특히, 공유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과 웹앱스콘, 미래웹포럼, 바캠프등을 만들면서 더 큰 인적 네트워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6. 올라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빨리 올라가면 빨리 내려온다.) 일정 정도 경력이 올라가면 많은 개발자들이 회사에서 개발이냐? 매니저냐?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대개 자기 팀을 만들고 조직을 만들어 올라가는 유혹이 많기 때문에 유능한 개발자가 팀 매니저가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죠.) 한국에서 CTO가 되면 멋지고 폼나는 일을 할 것 같지만… 직접 스타트업 CTO를 해보고, 많은 CTO와 함께 일해본 결과, 회사에서 가장 더럽고 골치 아프고 뒤치닥꺼리 일만 올라옵니다. 해고, 특허 소송, 장애 해결 등 오히려 자질구레한 일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개발자로의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자는 40살이 넘으면 경력이 끝나는 건가요?라는 Quora 질문에 “구글 시니어 엔지니어인 Rob Pike와 Ken Thompson은 60이 넘은 나이에도 Go 언어를 만들었습니다… 취업 시장에서는 우리가 가진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을 중요시 합니다. 여러분이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을 가진 이상, 언제나 일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라는 답변은 인상적입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CTO와 VP of Engineering을 혼동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아키텍트와 피플 매니저의 역할과 경력 관리를 정확하게 분리해야 합니다.
  7. 나이가 들어도 핸즈온이 필수다! (손발이 없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마지막으로 제가 AWS로 이직할 때, 네이버 송창현 CTO님이 해 주신 이야기입니다. “나이가 들고 경력이 쌓였는데도 손발이 없다고, 의사 결정 안 해 준다고, 예산 없다고 일하기 힘들다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가 직접 손으로 혼자 다할 줄 알고, 해결할 수 있어야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렇습니다. 옆에서 손발이 되는 사람이 없으면 작은 일도 못하는 시니어가 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직접 손으로 할 수 있는(Hands-on)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개발자 경력 관리는 정답은 없습니다. 저의 조언도 다 맞지는 않을 거에요. 다만, 나중에 여러분의 경험을 나눠 주시면 누구 한 명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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