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 요약) 아무리 작은 신규 기능이라도 사람들 사이의 오랜 기간의 협업과 소통의 결과물입니다. 인공 지능은 그것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거나 나중에 설명해 줄수는 있어도, 직접 만들어 주지는 못합니다.
지난 3년간 AWS 내 클라우드 서비스의 신규 기능을 소개하는 블로그 글을 100여개 정도 작성하였습니다. AWS News 블로그 글 작성 요청은 대개 출시 몇 개월 전에 옵니다. 그 중에 관심 있는 출시 기능을 선택한 후, 제품 개발팀과 협업을 통해 직접 사용해 보고, 초안을 만든 후 여러 차례의 피드백을 거쳐 그동안 세상에 없었던 것을 소개합니다.
오늘 출시한 AWS User Notifications 기능은 오랫동안 작업한 것입니다. 2022년 8월에 작업 요청이 왔으니, 이 신규 기능의 기획 및 개발 기간을 포함하면 아마 1년반은 넘게 걸렸을 겁니다. 이 기능은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합니다. AWS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각종 AWS 서비스에서 생산되는 모든 알람을 한 곳에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AWS 관리 콘솔의 종(🔔)마크를 클릭하면, 여러분이 설정한 해당 서비스의 원하는 변경 사항에 대한 알람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보는 기능은 매우 단순할지 몰라도 여기에는 프로그래밍과 디자인을 넘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의 소통과 협업이 녹아 있습니다. 각 AWS 서비스에서 오는 서로 다른 알람 포맷을 표준화 하고, 이를 전달하는 방식을 협의한 후, 각 서비스와 연동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연동할 서비스가 한 두개면 쉽겠지만, 수 백개 서비스에 수 천개 API가 있으면 그 과정은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이슈로 인해 출시가 여러 번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프로젝트가 길어지면서 담당자가 바뀌기도 했고 새로운 변경 사항도 계속 있었습니다. (이 글도 몇 달 전에 초안을 적어뒀던 글입니다.)
개발팀과 같은 슬랙 채널에서 개발 과정을 함께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공 지능이 아무리 똑똑해진들 뭔가를 만드는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거칠 수 있을까? AI가 한 사람 혹은 몇명의 업무 생산성에 도움을 줄지언정 완전히 새로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생성형 AI(Generative AI)도 제가 블로그 글을 쓴 후에야 그것을 학습하고 재생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들어진 과정과 맥락은 모두 생략되어 있으니, 그 경험은 고스란히 사람들에게만 축적되어 있습니다.
저도 과거에 상당히 오랫동안 직접 인터넷 스케일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인터넷 포털에서 수 백개의 서비스가 연동 되는 빌링이나 API 게이트웨이도 운영을 했었는데요. 그동안 아무리 새로운 기술이 발전이 되었더라도 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경험하는 빅테크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구요.
미래의 언젠가는 AI가 모든 코드를 자동으로 생산하고, 각 시스템을 연동하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사는 삶에서는 AI에 대해 걱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주변 사람들과 협업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즐거움을 찾을 것인가에 집중하고 이를 통해 쌓은 경험을 전해 주면서 살고 싶네요.
※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제가 재직했거나 하고 있는 기업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확인 및 개인 투자의 판단에 대해서는 독자 개인의 책임에 있으며, 상업적 활용 및 뉴스 매체의 인용 역시 금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The opinions expressed here are my own and do not necessarily represent those of current or past employers. Please note that you are solely responsible for your judgment on checking facts for your investments and prohibit your citations as commercial content or news sources.)
여러분의 생각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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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AI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날이 오더라도, 협업과 소통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기술을 만들어낸 인간의 노력과 경험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저도 인공지능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는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줄어들 게 뻔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