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서 웹2.0에 대한 언급을 시작한게 2004년 10월이었으니까 어언 4년이 넘었군요.

웹 2.0은 우리에게 웹 서비스와 데이터의 플랫폼화, 일반 대중의 적극적 참여와 개방 문화, 소프트웨어형 웹 서비스와 소셜 네트웍 다양한 화두를 던져주었습니다. 게다가 닷컴 버블에 이은 제 2의 창업과 투자 열기로 실리콘 밸리가 다시 한번 후끈 달아올랐고 플리커, 스카이프, 유튜브 등 급성장 기업들의 대형 M&A와 더불어 마이스페이스, 페이스북, 딕닷컴 같은 스타 기업들이 출현했습니다.

특히 웹 2.0 이슈는 다양한 화두를 던져주는 역할을 했고 사람들을 모이게 했으며 혁신 없이 꺼져가던 인터넷 산업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또 다른 닷컴 거품이 아니냐 마케팅 버즈 아니냐라는 우려가 많았지요.

최근에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양새입니다. 1996년 촉발된 닷컴버블이 묻지마 투자, 빈약한 비지니스 모델, 자기 모순 혹은 모럴 헤저드라는 내부 요인에 의해 2000년에 급격한 붕괴를 가져왔다면 2004년 시작된 2차 닷컴붐은 미국발 금융 위기로 인한 외부 요인에 의해 꺼져갈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웹 2.0 시대 붕괴 신호탄?
TechCrunch의 마이클 앨링턴은 이러한 몇 가지 시그널을 발견했습니다. 우선 2008년 들어 벤처 투자자 혹은 기업들의 투자 회수율이 급격한 저하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수 합병 및 주식 상장 수가 2007년에 비해 급격한 감소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금융 위기 까지 터지자 스타트업에서 감원 바람이 불고 있을뿐 아니라 이베이도 10% 직원 감원을 발표했고 Google 주가 폭락으로 60%가 넘는 스톡 옵션이 깡통이 되었고 Yahoo 주가 폭락으로 22달러라도 MS가 인수해 주길 바라고 있으며 벤처 투자자 회사도 패닉 상태이므로 투자 받은 벤처 기업들은 자산을 보유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감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웹 2.0적 도덕적 해이 만연?
게다가 이런 위기 시점에서 실리콘 밸리의 유력 기업에 다니는 20여명의 남녀 커플들이 지중해 연안 키프로스에서 10월 휴가를 보낸 동영상이 공개되어 더욱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유명 IT 블로그에 소개 되자 곧 폐쇄되었으나 유튜브 등에 다시 게재되어 버렸죠. 그것도 “로마는 불타고 사람들은 춤추다”라는 배경음악이 깔린 패러디물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처음 올려진 원래 동영상에는 “20명의 세계 네티즌이 10월 한주 동안 키프로스에서 만나 삶과 사랑과 인터넷을 이야기했다.(Twenty world Internet citizens met in the Turkish Republic of Northern Cyprus in October of 2008 for a week of reflections on life, love, and the Internet.) 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휴가에 간 사람 중에는 Facebook Connect를 만든 Dave Morin와 그의 여자 친구인 Google의 Brittany Bohnet 그리고 Facebook 제품 디자인 리더인 Aaron Sittig, Apple 디자이너인 Jessica Bigarel, WSJ의 Jessica Vascellaro기자 Blip.tv 창업자인 Mike Hudack 등이 들어 있습니다.

휴가 동영상좀 올린 것 가지고 뭐라 그러냐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마이클 앨링턴은 이들을 팀 키프로스라고 명하고 이 동영상이 과거 닷컴 버블이 붕괴될때 술과 여자로 흥청망청 하던때를 빗대어 알코올 + 판단 미스 + 나쁜 타이밍 때문에 웹 2.0 종말 비디오라고 혹평을 했습니다.

이런 동영상 뿐만 아니라 젊은 벤처 기업가 혹은 인재들이 스톡옵션의 유혹을 따라 구글로 이동 했다가 또다시 페이스북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도 그렇고 사실 안 좋을 때는 모든 게 안 좋아 보이는 법입니다.

화두로서 불도 꺼진다
게다가 제가 개인적으로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웹 2.0의 진원지인 Web 2.0 Summit 이라는 컨퍼런스 역시 2006년을 정점으로 작년에는 참가 인원이 1/2로 줄었고 올해 11월에는 그 숫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Web 2.0 Summit과 함께 유럽, 아시아, 북미 등 대륙을 돌아가면서 진행되는 Web 2.0 Expo 중 12월로 예정된 도쿄 행사가 취소되는 등 전반적으로 그 열기는 시들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내에서는 2006년 초반 컨퍼런스로 인해 불이 확 당겨지긴 했지만 신규 웹 서비스가 닷컴붐 때 처럼 성장하진 못했고, 포털 중심의 인터넷 업계 내부 혁신이 크게 이루어지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민기자, UCC와 아고라, 블로거로 대별 되는 온라인 참여의 질이 높아졌고 인터넷 업계 내 다양한 열린 대화의 창구가 새로 생겼을 뿐만 아니라 개방 서비스 모델의 질적 수준의 향상도 가져왔습니다.

웹 2.0의 붕괴는 곧 인터넷 비지니스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아둘 점은 웹은 결코 자신의 혁신을 멈추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구글이나 이베이, 아마존 같은 기업들은 집중화 포털 일색의 닷컴 기업이 붕괴되면서 미래가 암울할 때 태어 났습니다. 따라서 다들 어렵다고 하는 지금 이 때야 말로 차세대 웹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게다가 인터넷 산업 주기가 4년마다 바뀌고 있음을 증명해주는 셈인데요. 앞으로 향후 4년간 생존하는 기업이 차세대 리더가 될 것입니다. 2년전이었던 2006년말 웹은 스스로를 견제한다라는 글에서 썼던 예언이 정말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