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산업의 문제, 과연 정부 정책의 문제일까요?

손재권 기자님이 쓰신 글 동감합니다.

손재권
오늘 신문 사설 중…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졸업생 10명 중 9명이 전공을 버리고 다른 길을 간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정책을 제대로 펴지 않고 20년 넘게 방치한 결과다.” 소프트웨어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 공무원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나온 말이다. 강연자인 S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 –

전공을 버린 서울대 CS 학생 9명 저와 좀 면담을 … 절반 이상은 다시 CS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은 SW가, CS 엔지니어가 세상을 집어 삼키고 있는데 왜 전공을 버리는지 … 한국의 현실은 이해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져야 합니다. (안되면 저랑이라도 같이 일합시다!)

-정부가 SW 정책을 제대로 펴지 않고 20년 넘게 방치한 것은 맞는데 이 논리대로 한국 SW는 오직 정부가 만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네요. 정부의 헛발질, 대기업의 용역으로 전락한 SW 인력, SW에 대한 마인드 부족 등 종합적인 결과가 낳은 ‘참사’로 보입니다. 생태계가 안만들어진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정부탓만 하면 결코 상황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생태계는 정부가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SW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이해하는데 정부 탓하고 때리기 보다 SW 엔지니어, CS 전공자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사설을 써 보세요. SW가 이렇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왜 전공을 버리냐는 것입니다. 아마 이 사설 쓴 분도 SW가 중요하다는 것은 대략 알겠는데 정확히 SW가 뭔지 모르시고 쓰셨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어쩔 수 없었다면 앞으로는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이 사설을 실시간으로 바꿀 수 있고 소셜로 engage 할 수 있도록 SW 엔지니어와 협업, 실천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요.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0/31/2013103167634.html

서울대 고건 명예 교수님 저도 존경하는 분이고 SW 교육에 물심양면 관심 많으신거 저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서울대를 비롯해서 많은 컴공학과들이 SW 보다는 HW에 더 치중하지 않았나요?

전국의 자연과학대에 있던 많은 CS 학과들이 공과대학에 통합되고 전자공학이랑 합쳐진게 90년대말과 2000년 초반 행해졌던 일입니다. 학교에서도 SW를 소홀히 한건 사실입니다.

비록 저는 비CS 전공이지만 90년대 중반 프로그래밍을 배웠고, SW 개발자로 일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입시 교육에 찌들어 그냥 순서 맞추어 온 대학 학부 전공은 사실상 큰 의미 없지 않지요. 무엇보다 동기 부여를 하고 재미를 느끼면 무엇이든지 몰두하는게 사람입니다. 서울대 컴공 학부의 90%가 다른 job을 찾는다는건 교수님들이 얼마나 애들 동기 부여를 안했으면 그렇게 되었을까요?

저도 지방대 학부에서 애들 가르치지만, 컴공이 좋아서 온 애들 거의 없습니다. 뭔지도 모르고 오죠. 그런 애들에게 딱딱한 알고리즘과 C언어 보다 먼저 해줘야 하는건, SW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지 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 공부인지 먼저 알려줘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동기 부여가 되고 그 때 부터 뭔가를 파게 됩니다. 자기가 하는 일의 자신감이 없는데, 남들 돈 많이 준다고 그 산업이 발전이 될까요? 사람들이 의사나 판검사 직업과 비교를 하는데, 그 세계는 의술과 정의라는 동기 부여가 잘되는 곳입니다.

SW산업에 있는 사람들이 나이 들면 치킨집이나 하니 힘드니 오지마라! 이런 식의 자기 부정을 하는 이상 정부가 어떤 진흥 정책을 꺼내 들어도 아무 도움이 안될 겁니다.

무엇 보다 중요한 건 SW 산업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 일에 대한 가치를 공감하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먼저 퍼뜨리는게 먼저입니다. 자기 주변에 한탄만 하는 사람들이 결국 정부탓 하는거 아닌가 싶네요.

저는 20년째 이쪽에 들어서서 돈이 잘 벌려서 지금까지 여기 있는게 아닙니다. 기술로 세상이 바뀌는 걸 보는게 즐겁기 때문이죠. 누구는 운에 따라 대우도 좋아지고, 대박을 얻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똑 같은 수는 없고, 적어도 세상에 도움이 된다는 희망을 품은 보통 엔지니어가 넘쳐나는 게 가장 바람직한 변화일겁니다.

  • 고원지이제 대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이 좋아서 배우고있는 저에겐 무지 공감가네요… 특히, “나이들면 치킨집이나 하니 다른거 해라! ” 라는 말을 저도 여러군데에서 듣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제 자신의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하합니다.
    제가 친구들에게 같이 이 길을 걷자고 하는것은 왠지 같이 힘든 일 하자는 제안을 하는것처럼 느낀 것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음.
  • 권용길정 부,기업,학교 모두 책임이 있지만, 우리 선배들 책임이 제일 크지 않을까요? 야근과 낮은 급여 수준과 근무 환경, 드문 성공 케이스가 그들과 그들부모의 관심을 다른 영역으로 돌리기에 충분하고 다른 어떤 요인보다 강한 동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계시니 긍정적 변화가 있을꺼라 믿고 함께 힘내자고 한 줄 보태봅니다
  • 김종찬저 는 다른 또래들과 함께 이런이야기를 자주 하는 편인데 그때마다 치킨집 장사 이야기는 빼놓을수 없는 한 줄의 유머코드죠. 유머코드로써 “우린 이런 이야기를 하나 저런이야기를하나 서로 누가 더 치킨을 빠르고 맛있게 튀겨내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낼지로 경쟁할꺼야” 라는 말을 우스갯소리로 하곤하지만…

    다른 상황에 처해있는 학생들(짧게 배워서 바로 인력으로써 투입되어야하는 2년제 전문대 학생들)은 어떤 느낌일지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현실이 눈앞에 닥쳐있을수도 있고.. 진심어린 불만을 토로 한다고 볼수도 있겠네요.

    저는 단순히 CS를 이제 막 전공하기 시작한 학생들에게는 “우리는 쾌적한 환경의 회의실에서 우리가 무슨일을 할지 회의를하고, 그 회의의 결과로 각자의 앉은자리에서 키보드를 두들기는것만으로도 세상을 바꿀수 있는 사람들이야”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일단은 말씀하신것처럼 동기부여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와야할것이 처우개선인것같구요.
  • Jaehyok Chong@ 손재권 님 글에 덧글을 달 수 없어서 여기 달께요. 기사의 글은 “정부기관 강연”에서 한 얘기입니다. 정부기관 강연을 위해 강연 준비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분야 문제를 지적할 때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강연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구구절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의 모든 잘못된 점을 지적할 수는 없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두고 교수님이 정부의 정책 부재만이 문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매도하는 건 정말 웃기는 독선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앞 뒤 자르고 자기 편한대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정치인들로 인해 질리도록 봐오지 않았던가요? 뭐랄까, 어처구니 없어서 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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