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의 2주를 정신 없이 보내고 그 와중에 Web Science Conference 2009 참석차 그리스 아테네에 방금 도착했습니다.
암스테르담까지 12시간, 2시간 기다려서 아테네에 3시간 17시간 정도가 걸렸네요. 현지 시간 새벽 0시 30분 도착해서 40분 정도 버스 타고 호텔에 막 도착했습니다.
수업을 빼 먹으면서 여기 있는 이유는 10년만에 학회에서 포스터 발표를 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웹 사이언스에 대한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는 처음 열리는 컨퍼런스이니 만큼 많은 통찰력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웹 중심의 학제간 연구
‘웹 사이언스’는 웹을 통해 급격히 변화해온 사회와 기술 변화 전반에 대한 문제를 소위 컴퓨터 과학에 의존해서 풀 수 없다는 웹의 창안자인 팀 버너스리의 인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2006년에 사회과학, 법학, 경제학, 미디어 등 다양한 제학문이 연계된 학제간 연구(Interdisipline Research)를 제안하게 되었고 오랜 준비 끝에 첫번째 학회가 마련되었습니다. 고대 문명이 꽃피웠던 아테네에서 학회를 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닌것 같네요.
제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 비해 오늘날 컴퓨터 과학과 학제간 연구는 매우 활발합니다. 예를 들어, 인지과학(HCI)나 지리정보시스템(GIS)를 필두로 의료정보학, 바이오엔지니어링, 기술경영, 문화 기술 같은 보아도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학제간 연구라도 각자 자기팔 흔드는 모양이 많았지만 사회학자들이 만든 모형을 수학자들이 알고리즘을 만들고 컴퓨터 공학자들이 실험해 결과를 도출하는 게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들 서로에 대해 잘 모르고 있을 뿐이죠.
팀 버너스리가 웹을 창안할 때 CERN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하나의 입자 가속 실험을 위해 물리학자, 전기공학자, 건축공학자, 컴퓨터 공학자들이 모두 모여서 협력을 했었으니까요. 정보가 공유된다면 연구 협업도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지난 주 금요일에 ‘소셜 데이터웹 캠프‘에서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첫 모임이었던 만큼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관심자들간의 만남 자체로도 의미가 있었다고 봅니다.
재작년에 바캠프서울2나 다음 글로벌 포럼에서도 기술자와 사회학자들의 만남 역시 꽤 어색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 Lift일을 하면서 이런 부분의 간격을 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소셜 웹 기획의 필수 요소
아직 웹 사이언스가 무엇이다라고 단언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로 출현(emerging)하는 학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범위도 상당히 넓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인터넷 기업에서 웹 서비스를 만들 때 웹 개발 만큼 중요한 영역이 기획과 디자인입니다. 특히, 지금까지 기획이라 함은 거의 스토리보드를 그리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웹 서비스가 과거의 단순 정보 전달 서비스에서 벗어나 사람과의 상호 작용 및 데이터의 연계 등이 중요해지면서 다양한 의사 결정을 해야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개인 정보를 얼마나 오픈할 것인가? 상위 컨텐츠를 어떻게 뽑을 것인가? 커뮤니티의 선택권한을 얼마나 줄것인가? 이런 문제들은 웹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하는데 지금까지는 대개 기획자의 경험 혹은 감(?)에 의해 결정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블로그뉴스의 노출 알고리즘, 네이버 우수 블로거 선정 방법, 뉴스 기사나 아고라의 댓글 노출 정책과 찬반 표시 방법 등등…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사회학적 모델을 만들고 이를 실험 평가해서 수학적 모델로 만들어 웹 개발 시 적용하는 방법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유저 인터페이스를 다루는 디자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최근에는 HCI 부분이 도입되면서 사용자 행동 패턴을 분석해서 UX 설계를 하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인력 양성 문제와 직결
이번 학회에서 제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바로 웹 기술 인력 교육에 관한 것입니다. 컴퓨터 전공자들이 밖으로 나오면 모든 IT 기술 영역이 웹에 직접 연관되지 않는 게 없는데도 불구하고 학교 교육과정은 한 두개 웹 프로그래밍 과목이 모두인게 현실입니다.
제주대에서 Daum 트랙을 운영하고 있고 NHN에서도 숭실대에서 웹 기술 트랙이 있지만 그 나마도 제대로 된 코스웍을 가지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첫날 커리큘럼 워크샵이 있을 정도이고 웹 사이언스에 주도적인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은 올 가을에 박사 및 석사 과정을 처음 만든다고 하네요.
어쨌든 첫번째 학회인 만큼 무엇 보다 분위기를 익히는 게 중요할 것 같구요. 간간히 블로깅으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참고. 지난 소셜 데이터웹 캠프에서 웹사이언스에 대해 다룬 단보인 “웹 사이언스: 웹을 이해하기 위한 학제간 접근“(Web science: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to understanding the web)를 번역한 글을 나눠 드렸었는데 읽어보시면 어렴풋이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 (날림 번역이라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 Disclaimer- 본 글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제가 재직했거나 하고 있는 기업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거나 그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확인 및 개인 투자의 판단에 대해서는 독자 개인의 책임에 있으며, 상업적 활용 및 뉴스 매체의 인용 역시 금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채널은 광고를 비롯 어떠한 수익도 창출하지 않습니다. (The opinions expressed here are my own and do not necessarily represent those of current or past employers. Please note that you are solely responsible for your judgment on checking facts for your investments and prohibit your citations as commercial content or news sources. This channel does not monetize via any advertising.)
허니몬의 알림…
“웹 사이언스”에 대해서는 낯설기만한 단어. 하지만… 웹과 관련된 현상에 대한 다각적인 시각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모습은… 요즘의 어느 분야에서나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
이런…PEOPLE에 한국은 없군요. ㅡㅜ
원하시는대로 많은 통찰력을 얻고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저도 빨리 저런분들과 같이 일해보고 싶네요.
정찬명의 생각…
웹 사이언스. 웹 중심의 학제간 연구.앞으로 활발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충분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재미도 있을것 같아요….
안녕하세요. 저도 최근들어 학제간 연구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제는 과거의 학제간 연구와는 또다른 측면에서 바라봐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Scholarly Communication의 시각에서도 의미가 있겠지만, 차니님 말씀처럼, 기획할 때도 다양한 방법론과 시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저도 최근에는 기획 할 때 다양한 연구를 적용해보곤 했는데, 접목하기 쉽지는 않더군요.
지난번 캠프에서 많은 얘기를 못나누어서 못내 아쉬웠는데, 이번에 갔다오고 나시면 좋은 말씀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