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오스카상, The Crunchies 2008

지난 토요일 오후(한국시간)에 실리콘 밸리 업계 관계자들이 총출동 한 가운데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The Crunchies 2008 이라는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2008년 한 해 동안 주목할 만한 분야별 웹 서비스와 기술을 선정하는 것으로 웹 서비스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릴만 하죠.

행사 주최자인 TechCrunch를 비롯한 주요 IT 블로그 및 벤처 캐피털 관계자들을 비롯해 Facebook의 CEO Mark Zuckerberg, Microsoft의 CSA인 Ray Ozzie, Amazon CTO인 Werner Vogels, Google의 미녀 임원인 Marissa Mayer, Twitter 창업자인 Evan Williams 등등 쟁쟁한 업계 거물들이 다 참석했더군요.

수상 결과에 대해서는 한번 쭉 흩어 보시면 될 것 같구요. 시상식에서 느낀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합니다.

경쟁하면서도 격려해주는 문화
수상 후보로 선정된 서비스를 보면 업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대형 서비스도 있는가 하면 다양한 분야에 두각을 드러낸 스타트업과 이를 만든 기업가들에 대한 시상 영역을 집중적으로 부각하여 혁신을 격려하는 풍토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대형 업체와 소형 업체 둘다 사람과 아이디어를 매개로 혁신을 주고 받고 있지요.

최근에 자주 드는 생각에 보면 우리 나라의 웹 서비스 업계도 적지 않은 회사들이 있고, 우수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가 있는데도 오로지 대형 포털 업체들 위주로만 부각되는 점이 안타깝구요. 포털과 협력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데는 밑바닥에 뿌리 깊이 박혀있는 ‘불신’의 문제가 가장 크지 않나 싶습니다.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풍토가 빨리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우리 나라도 연말에 인터넷 기업협회 같은 곳에서 하는 기관 주도(?) 시상식이 없지 않습니다만 진정한 성취를 이뤄낸 개인과 기업, 웹 서비스를 선정하고 축하해 주는 열린 행사가 아쉬운데요. 업계 커뮤니티가 어느 정도 성숙된 만큼 따라하기는 아니지만 올해 연말에는 좀 즐거운 맘으로 이런 행사가 열리길 바래 봅니다.

함께 즐기는 문화
시상식 중간 중간에 재미있는 퍼포먼스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라이브를 보면서 꼭 캡쳐해 보고 싶었던 실리콘 밸리 IT 종사자들로 구성된 ‘Richter Scales‘(일명 리히터 지진계) 아카펠라 그룹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대충 내용은 podmashR.tv라는 서비스를 만든 회사에서 경제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의논하는 미팅을 주제로 하고 있는 뮤지컬로서 업계 전반의 에피소드를 풍자와 해학으로 이끌어 낸 작품입니다. 노래도 정말 잘하구요. (최악의 제품으로 거론되는 cuil과 자주 다운되는 Twitter, 그리고 이사회 멤버로서 아리따운 여배우들로 채우고 제리양만 CEO만 아니면 된다는 ㅎㅎ…Crunchies를 주관한 4개사를 빗대어 ‘Sex’Crunch, Venture’Meat’, Giga’Moan’, Silicon Alley insider ‘Her’…)

그 외에도 스탠포드 모바일 오케스트라라는 그룹의 공연도 있었는데요. 아이팟을 가지고 연주를 하더군요. 가끔씩 출장으로 실리콘 밸리쪽 이벤트를 가보면 일할땐 일하고 즐길 땐 즐기는 문화가 있습니다.

아이디어 넘치는 시상 분야
이번 시상식에는 몇 가지 재미있는 시상 분야가 눈에 띄더군요. 그 중 가장 재미있었던게 ‘최고 시간 죽이기 애플리케이션’ 분야 인데요. 여기에 후보로 올라온 서비스들은 진짜로 시간 죽이기에 딱 좋은 게 많습니다. 1등을 받은 ‘Tap Tap Revenge‘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옛날에 하던 DDR 게임과 비슷합니다. 음악에 맞추어 오는 걸 손으로 터치하는 건데요. 중독성 있습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서비스’상에 후보로 올라온 곳은 꼭 한번씩 가볼만한 곳입니다. 특히 수상을 한 GoodGuide는 건강과 환경에 대한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하는 곳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라면 무엇이 유무해 한지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줍니다. 다른 사이트들도 한번씩 방문해 볼 만 합니다.

Akoha | Causes | CO2Stats | Kiva | Better Place

그외 최고 서비스는 Google Reader, 최고 기술은 MS Live Mesh, 최고 기업 서비스는 Amazon Web Services, 최고 기기는 iPhone 3G, 최고 창업자는 Twitter의 에반 윌리엄스 외, 최고 CEO는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최고 신생 벤처 기업은 FriendFeed, 대상은 페이스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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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8개)

  1. 빠다윤의 생각…

    웹 오스카상, The Crunchies 2008 과 같은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건 정적이지 않고 활동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한것 같다. 무언가를 만들어내야겠다는 생각보다 그걸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자….

  2. CK 댓글:

    “미녀 임원상” 어떨지요. :)

  3. Channy 댓글:

    마땅한 후보가 없… ==333

  4. mjjin 댓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Google Reader, Twitter,FriendFeed,Facebook 등 서비스들이 거의 다 상을 탄 것 같아서 약간 흥분되네요 ^^

  5. 김석영 댓글:

    스페이스오디세이 2001 시작하길래 약간 의외 였는되 이런 내용 이였내요…

  6. 정의의소 댓글:

    오스카상 받은 서비스 모두 사용하고있네요… 역시… ^^; 그래도 웹서비스들은 유행이 짧아서 좀 아쉽네요.

  7. 16. garbage 댓글:

    작년 최고의 웹서비스, 금년 최고가 될 웹서비스…

    08 년도 가장 주목 받았던 웹서비스는 어떤 사이트일까? 09 년도 새롭게 주목 받아 흐름을 만들어 낼 웹서비스는 어떤 서비스일까? IT 정보 전문 사이트인 테크크런치, 벤처비트, 기가옴이 연합 해 최고의 웹서비스를 선정하는 ‘The Crunchies 2008’를 통해 그 해답을 알아 보았다. 현재 이들 사이트는 08년도 한 해를 평가 해 각 부분별 최고의 웹서비스 후보를 발표했다. 후보 중 각 부분별 대상은 전 세계 네티즌들의 투표로 결정 된…

  8. dykin's me2DAY 댓글:

    리거니의 생각…

    이번에는 Mesh-Enabled Web Applications 세션에 들어와서 시작을 기다리고 있어요. 10분 남았네요. 발표자 데스크탑에 Live Mesh로고가 인상적이에요. 참고로 Live Mesh는 2008년 최고의 기술로 꼽힌 바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