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005년, 2006년에 이어 네번째로 열린 웹2.0 서밋에 대한 후기를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처럼 3,200불의 비싼 등록비에 오로지 초대를 통해서만 참가할 수 있는 슈퍼 콘퍼런스로 급부상하여 접근성이 많이 떨어졌지만, 참가한 사람들에게는 현장에서 웹의 변화하는 모습 그 자체를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물론 처음 갔다온 사람들은 항상 실망을 하게 마련이지만요. (물론 저는 올해도 초청은 받았으나 참석하지는 못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가셨다는 분은 조산구박사님 밖에 모르겠군요.)
소셜 네트웍 서비스, 웹 플랫폼 주류로
올해의 주요 주제는 단연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를 주축으로 한 소셜 네트웍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때(2004) 소셜 네트웍 강풍이 불었으나 이내 잠잠해졌던 예전에 비해 이번에는 좀 모양새가 다릅니다. 과거 SNS 서비스(Friendster, Orkut)는 단순히 연결 그 자체에만 무게를 두었다면 이들은 미국의 젊은 브로드밴드 세대들에 의해 일종의 장난감 서비스들을 포괄해서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페이스북의 젊은 CEO 마크 주커버그가 Microsoft의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 진솔하면서도 절제된 답변을 펼쳐 주목을 끌었고, 페이스북에 맞서고 있는 마이스페이스는 루퍼드 머독이 직접 나와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 개방이 준비중임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마이스페이스 UI나 서비스 구조는 쓰기에는 쉽지만 플랫폼으로 만들기에 깔끔해 보이지 않습니다. 솔직히 CTO인 Aber Whitcomb도 처음에 한달 만에 만들었고 그 당시에는 품질 보다는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다고 합니다.
페이스북 플랫폼은 밖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 반쪽 짜리 개방 플랫폼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마이스페이스가 내부 소셜 네트웍 정보까지 외부로 개방해서 안팎의 개방을 이루어 낼 수 있을 지 주목 됩니다
작년 유현오 대표가 컨퍼런스에서 싸이월드를 Myspace + Flikr + YouTube + iTunes + IM이라고 소개를 해서 의아해 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의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을 보면 그런 특징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의 플랫폼 개방은 다양한 서드 파티 서비스들이 페이스북 사용자를 잡을 수 있도록 하여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니까요.
페이스북에서 가장 인기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Seth Goldstein(Social Media), Ali Partovi(iLike), Keth Rabois(Slide), and Lance Tokuda (RockYou) 등의 패널 토론에서 Partovi는 페이스북이 DOS, Windows, HTML, 구글 다음 가는 패러다임 변화라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iLike를 제외하고 다른 기업들은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에 쏟는 노력이 매우 낮다(10~35%)는 점을 인정하였습니다.
거물, 거물, 거물
올해도 작년 처럼 거물급 인사들의 토크쇼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직설 화법을 구사하는 Microsoft CEO인 스티브 발머였습니다. 중간에 작위적으로 매쉬업 에디터인 Popfly 베타 버전 데모를 끼워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신들의 검색 서비스가 아직 초보 수준임을 이야기 하거나 구글의 오피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협업 수단으로는 유용하다는 등 구글에 대한 직접 공격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계속적인 스타트업 투자 및 M&A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청중들에게 알려 주고 회사를 팔 사람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까지 했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20개의 회사를 약 50~200만불에 사준다고 합니다.
아래 동영상은 발머 특유의 입담으로 MS의 검색 서비스가 12살인 구글에 비해 3살짜리에 불과하고 나이가 들면 덩크슛을 해 농구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계속 이야기 할까요?라는 발머의 물음에 버틀러는 “(아이팟에 뒤지고 있는) June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봅시다!”라고 뻐아픈 한마디를 던져서 발머 뿐 아니라 대중의 폭소를 자아냈습니다.
Ballmer: “You’re just 3 years old, and we’ve got you in there playing basketball with a 12-year-old,” Ballmer gushed and gesticulated, nearly popping out of his seat. “You’re growing up quick and getting better every day, and you’ve got all the potential in world, and it may take you ’til you’re 7, 8, 9 or 10, but you’re gonna dunk and you’re gonna dunk on the other guy some day, Johnny.”…”What we were talking about that”
Battelle: Wait, I think we were talking about the Zune
그밖에 어도비의 CEO인 Bruce Chizen은 AIR 플랫폼를 강조하면서 MS의 Silverlight이 Flash의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99%의 점유율로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특히 10년 후에는 어도비의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주목을 끌었습니다.
Ebay의 맥 휘트먼 CEO도 플랫폼 외부 개방과 혁신을 강조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베이 혁신 서비스들을 모아 놓은 Ebay Innovation 사이트를 소개하기도 했죠. 스카이프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베이와 페이팔의 외부 개발자 대상 플랫폼 개방 전략은 많은 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베이의 90% 결제수단이자 지불 플랫폼의 강자인 페이팔의 경우 소셜 네트웍과 연계한 신원 정보 서비스의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습니다.
이베이와 함께 제가 관심 있었던 것은 Amazon의 Hardware as a Service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냐는 것이고 매 컨퍼런스 마다 업데이트 되고 있는 숫자에 주목했습니다. Adam Selipsky은 현재 AWS 개발자가 265,000여명이고 S3의 담긴 객체가 2분기의 두배가 넘어서 100억개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초당 트랜잭션도 27,601회로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녀 스타 총출동?
미녀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IT 업계의 신데렐라로 매년 이 컨퍼런스에 출석 하면서 IT 시장 트렌드에 대해 수십장의 프리젠테이션을 10분만에 보여 주는 모건 스탠리의 Mary Meeker는 올해 특히 중국 및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발표 자료는 올해도 어김없이 발표와 동시에 PDF 다운로드를 열어 두었습니다.
좀 놀라웠던 것은 올해 미녀 구글 임원 Marissa Mayer와 CTO가 컨퍼런스 발표는 했지만, 매년 있었던 깜짝 뉴스 같은 건 없었고 아예 행사 스폰서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녀 웹 블로거인 Morgan Webb와 아반트 게임의 Jane McGonigal 등이 온라인 게임에 대한 패널과 발표를 진행했지만, 아직은 온라인 게임에 대한 관심은 덜한 듯 보였습니다. (혹시 모르죠. 앞으로 미국에서 SNS 다음이 온라인 게임이 될지도…)
재미있는 이벤트들?
매년 스타트업 기업들을 선정해 그들의 서비스 데모를 보는 LaunchPad의 경우, 그리 주목할 만한 서비스는 없었지만 VC들까지 참여해서 심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작년 같은 시끌벅적한 파티 보다는 MySpace가 주최한 LA 의 헐리우드 나이트 클럽 스타일의 파티가 열렸는데, PR이나 컨텐츠 미디어 업체 관계자는 몰라도 베이에 사는 Geek들에게는 여간 어색한 것이 아니었나 봅니다.
재미있었던 것은 업계의 유명 인사들이 Ask Kickers과 Bubbles! 팀으로 나누어 퀴즈 대결을 벌이는 Web Bowl이라는 행사가 있었나 봅니다. 아이튠즈의 기본 DB가 CDDB냐? Gracenote냐? 혹은 Pets.com이 언제 망했냐? 뭐 그런 다양한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리 재미있지는 않았는지 블로깅한 사람들이 별로 없군요. 그들만의 리그인가?)
여하튼 이번 컨퍼런스에 대해 다년간 웹2.0에 대해 블로깅을 해온 Richard MacManus는 2004년 Web2con이 웹2.0의 개념의 태동이고, 2005년 Web2con은 회의와 낙관이 교차했다면, 2006년 Web2summit에서 비즈니스 세계로 접어 들었고 이제 2007년 web2expo에서는 이미 주류와 대세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적당하다고 했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올해 행사장에는 iPhone을 가진 사람이 1/2이 될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작년에 비해 특이한 것은 별로 없었고 그냥 일상 그대로 였다는 군요. 솔직히 저는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웹3.0, 시맨틱 웹 애플리케이션에 대해서 너무 낙관적이기는 하지만요. (동의할 수는 없지만 웹 4.0은 인공지능(AI)이라고 합니다.)
예전만 해도 실시간 블로깅 해주는 분들 많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분들이 잘 없었습니다. 다만 컨퍼런스 후에 Web 2.0 Summit 동영상이 올라와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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