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연구가 주목 받게 된 계기는 2004년 논문이 사이언스에 실렸기 때문입니다. 이 때 부터 그는 엄청난 플래시를 받게 되었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사이언스는 네이처와 셀(Cell)과 함께 3대 과학잡지로 불립니다.
네이처는 1869년 영국 맥밀런 출판사가, 사이언스는 1880년 미국 언론인 존 미첼스가 창간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과학 저널리즘에서도 특종 경쟁이 심해져 검증 절차가 상대적으로 약해지기도 했죠. 2002년에는 미국 과학자 헨드릭 쇤이 조작된 논문을 두 잡지에 실었다가 들통나 파문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번 황우석 논문 사태에도 사이언스는 2004, 2005년에 줄기세포 논문, 네이처는 2005년에 스너피 논문 등이 각각 게재되었습니다. 사이언스는 이미 논문 취소가 확실하고 스너피의 데이터 검증 경우에 따라 네이처도 비슷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 됩니다.
이 잡지에 논문을 싣게 되면 국내 대학 교수 자리는 따논 당상이며 일반 SCI 보다도 더 나은 대우를 받게 됩니다. 도대체 이 잡지에 누가 논문을 실을 수 있는 것일까요? 꿈많은 대학원 시절 사이언스에 논문을 내보고 싶은 마음에 내 전공과 관련해서 논문을 많이 읽어 보았었죠.
일단 지질학(Geology)에 관련해서 논문을 주로 내는 곳은 주로 NASA, MIT, Caltech을 비롯한 유명 연구소나 학교들입니다. 이 곳 출신들의 논문 제출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들의 연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연구 재정이 충분해서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야 결과를 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허블 망원경이나 탐사선에서 직접 보내 온 데이터나 고열과 고압 실험실에서 지구 내의 환경을 연구한다던가 하는 것들입니다.
또, 하나는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미개척지 즉, 아프리카나 남극, 북극의 야외 조사나 탐사를 기초로 쓰는 논문들입니다. 이들 논문들의 공통점은 웬만한 노력이나 재원 없이는 연구를 바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 입니다. 따라서 검증 자체가 매우 어려운 논문들이라고 볼 수 있죠.
주요 과학 잡지들은 검증하기 어렵지만 새로운 발견이나 이슈꺼리가 되는 것들을 논문이라는 이름을 빌린 저널리즘을 만듭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만한 연구들을 뽑아 내는 거죠. 대부분의 연구들이 검증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데이터 조작에 따른 논문이 나온다면 오보를 내는 신문과 같은 꼴이 됩니다.
그러나, 과학 저널리즘의 오보는 대형화된 연구에서 나오기 때문에 조작을 밝혀 내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황우석 사태에서 초기에 실수를 했던 점이 바로 ‘사이언스가 검증했으니 맞다’라는 여론입니다. 과학 저널리즘을 이용한 황우석 교수도 나쁘지만 거기에 매몰된 우리 국민들이나 언론들도 한번 더 생각해 볼 때입니다.
(참고로 저는 체세포를 통한 배아 복제를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생명체에서 만들어진 장기가 인간에게 이롭게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공 확률도 낮지만 성공한 세포들도 암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에 동의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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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세포들도 암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에 동의” 이 부분이 좀 걸리는데요. 해당 문제에 대한 생물학/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동의’를 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가 의문입니다(물론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그저 종교적 신념을 과학적 추론에 대입시킨 듯한 느낌이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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