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록키와 협곡들을 보면서 또 한번 감동을 먹었다. 그 당시에 그게 그랜드 캐년 지역이라고 생각을 못했다.
SFO 도착 후, 산타 클라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실리콘밸리를 지나오면서 IT 기업들의 간판과 말로만 듣던 회사들 건물을 지나치면서 또 한번 감동.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에 들어서 WWW6 등록을 하고 학회장을 가려고 에스켤레이터를 타는데, 제 등 뒤에서 이름을 불러 주는 사람이 있었다. 일주일만에 한국어를 듣게 되니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 당시 이강찬 박사님과 일행들이었다.
한국 분들과 함께 세션에 들어가서 도움도 받고 나중에 저녁에는 산호세 근처에서 잠도 함께 자고 한국 음식도 먹으니 정말 살 것 같았다. 뭐니뭐니 해도 기억 나는건 당시 컨퍼런스 중 Sun에서 배포한 빨간색 표지의 XML 0.9 Draft 였는데, 지금으로 봐서는 역사적 자료처럼 보관하고 있다.
오후에는 말로만 듣던 스탠포드 대학교 교정을 거닐고 유니버스티 에번뉴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실리콘 밸리 한복판의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이 동네에서 열린 WWW6에서 많은 기업에서 웹 종사자와 학계, 표준 연구가들이 함께 모여서 컨퍼런스를 하는 모습이 또 한번 감동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 컨퍼런스를 통해 나의 웹에 대한 수준이 한 단계 더 점프업 되었다.
돌아오는 길은 한국 분들과 일정이 다른 관계로 혼자서 아침에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 가는 거라고 물었는데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이게 산호세 공항으로 가는 게 아닌가? 귀찮은 동양인의 물음에 “샌”만 듣고 대답해 줬나 부다.
비행기 출발 시간은 두 시간도 안남았는데 SFO까지 갈 방법이 없었다. 급하게 밴을 하나 잡아타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101 고속도로에 광란의 질주를 시작하셨다. 아침 출근길 꽉막히는 도로에서 카풀라인으로 쫙쫙 나가서 40분 만에 SFO에 데려다 주셨다. Thanks를 얼마나 외쳤는지 기억도 안난다.
간신히 포틀랜드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또 한번 놀란 건 거의 경비행기 수준의 작은 비행기, 그것도 활주로에서 타는 첫 경험을 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뭐든지 처음이니까 놀랄 수 밖에… 스튜어디어스도 한명이고 록키 산맥 지나갈때 흔들리고… 아! 외국에서 죽을 수도 있구나 이런 생각까지 해 보았다.
지금은 꽤 외국을 가는 편이니 익숙한 것들이 그 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의 경험을 생각 해 보며 웃을 수 있는 추억이 되었다.
나의 해외 여행 첫경험은 무지에서 출발해서 많은 것을 얻고 올 수 있었던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젊은 당신이 지금 혹시 망설이는 것이 있는가? 바로 실행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