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첫날 일정이 좀 피곤했던지 아침 9시에 잠을 깼습니다. 해외 여행까지 와서 게으르다고 욕하실지 모르지만, 어차피 9시는 출근 시간이라 그 체증을 피해야 되고 둘째날 일정인 오션파크(Ocean Park)는 10시에 문을 여는 이유료 아침에 여유를 부렸습니다.

9시쯤 첫날처럼 셔틀을 타고 침사추이로 나와 페리 타는 곳으로 나 있는 캔톤로드(Canton Road)를 따라 하버시티라는 쇼핑몰을 구경하고, 바로 앞에 있는 972번 버스 정류소에서 오션파크가는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정류소에 오션파크가 없는거여요. 그래서, 옆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972번이 오션파크에 내리냐고 물어봤죠.

그러니 그 아주머니 왈, 내려주긴 하는데 5분정도 걸어야 된다. 이 버스는 좀 돌아가고 시간도 걸리니 차라리 MTR을 타고 금종역에 내려서, 오션파크 입장권과 무료 셔틀 또는 629번 버스를 타고 바로 가라. 그게 시간이 절약될 거다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홍콩 사는 사람이 가이드 해주는 대로 했습니다.

금종역에 내리니 관광 가이드 부스 처럼 생긴 곳에서 오션파크 입장권을 싸게 팔고 있더군요. 그 표는 단체티켓이었는데 $20정도 저렴했습니다. $12하는 629번 버스비를 빼고서도 조금싸게 구입했네요.

오션파크 I
629번을 타니 첫번째 내리는 곳이 오션파크의 Tai Shue Wan 게이트였습니다. 오션파크에는 정문과 이곳이 있습니다.

가이드맵을 보면 크게 두 지역으로 나뉘어 있는데 양쪽이 케이블카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이 연결되어 있지 남산 케이블카처럼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동떨어진 지역이고 이 사이를 케이블카가 해안의 산을 따라 연결하고 있습니다.

대개 관광객은 정문으로 들어와 이 게이트로 나가는데, 저는 이 게이트로 들어와 정문으로 나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게이트로 들어오면 정상까지 4개의 길다란 에스켤레이터(34)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수 엄마 같은 고소공포증 환자는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 오는 것은 거의 죽음일 것 같았습니다.

오션파크는 입장권 하나로 거의 대부분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 넓은 곳을 다 다니기는 뭐하고 결국 핵심포인트만 찍어 보겠습니다.

죽음(?)의 에스켤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처음 만나는 곳이 물개 동상(25)이 있는 퍼시픽 피어 거기서 사진 한 장 찰칵! 그리고 그 아래 360도 회전 전망대(26)가 있습니다. 이 전망대를 타면 40m 높이를 회전하면서 전망을 보여 주는데 정말 강추 입니다. 그 아래로 내려오면 패스트푸드 점이 있고,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Golden Fried Chicken을 먹었는데 입맛에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옆에 돌고래쇼장(24)에 가니, 오전 11시 30분과 오후 3시에 쇼가 있어서 어중간 했습니다. 앗! 그러나 다행히 돌고래들이 열심히 조련사와 연습하는 광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쇼 본 것과 같았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못보았지만 상어 수족관(22)와 열대어 수족관(23)은 강추이니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시간이 되신다면 놀이기구 타는 곳도 좋지만, 그런 건 우리나라에도 다 있으니까요.

약도를 따라 케이블카 타는 곳(20)에 오니 4명 정도가 타는 케이블카를 3m에 한대씩 자동으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니 그냥 내려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해안선을 따라 산중턱에 케이블을 매달아 다른 한편의 오션파크로 이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케이블카에는 방호망이 있지만 창문을 열 수가 있습니다. 케이블이 아래 위로 되어 있는데다 바람까지 불어 흔들리니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들렸습니다. 고소공포증 환자인 지수 엄마도 재밌다고 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보는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고 멀리 리펄스 베이와 홍콩섬 일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부산의 영도에서 오륙도쪽을 바라 보는 듯 했죠. 비교가 안되나? 한 10분 정도 케이블카를 타고 정문이 있는 지역으로 내려왔습니다.

오션파크 II
이 일대에 들어서면 먼저 게임지역(4)과 이벤트 지역이 있습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스키 이벤트를 하고 있었고, 산타 클로스가 사탕을 나눠 주며 사진을 찍고 있었지요. 이벤트존에서 지수도 열심히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지수 엄마는 홍콩에 왔으니 팬더를 직접 봐야 한다며 우선 팬더가 사는 곳(6)을 찾아갔습니다.

팬더는 중국에서 신성시 하기 때문에 마치 사원처럼 만들어 놓은 곳을 지나 팬더 우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팬더 한 마리는 앉아서 고개만 흔들고, 또 한 마리는 아예 드러누워 자고 있었습니다. 팬더는 종족번식이 안될 만큼 게으르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기념품 점에서 팬더 기념품을 샀습니다. 작은 사진 꽂이를 팬더인형이 쥐고 있는 것이 저렴하고 실용적일 것 같아 지수 친구네 집에 주기 위해 몇 개를 샀습니다. 기념품들이 우리나라 관광지 처럼 터무니없이 비싸지 않고 실용적인 것들이 많아서 고르기 편했습니다.

그리고 오션파크가 찍혀 있는 건포도 등 건조 식품을 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너무 맛이 없었습니다. 이건 절대 사지 않으셔야 하겠네요. 과자가게에 이걸 많이 파는 걸로 보아 중국 사람들은 즐기는 것 같은데 취향이 정말 독특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Sogo 백화점
오후 12시 정도에 들어와서 이렇게만 보았는데도 4시가 훌쩍 넘어 버렸습니다.

다음 일정으로 코스웨어 베이(Causeway Bay)의 쇼핑 거리를 가 봐야 해서, 다시 버스를 타고 금종역으로 들어왔습니다. 금종역으로 오는 길에 터널을 빠져 나와서는 약간 체증이 있었습니다. 왼편으로 서양식 공동묘지도 있었고, 학교, 골프장, 아파트 등 홍콩 만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금종역에서 MTR을 타고 코스웨이 베이역에 도착한 후, D1으로 나오니 유명한 소고(Sogo) 백화점을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백화점은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세계 각국의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아동복 코너를 둘러본 지수 엄마는 한국과 거의 다른 게 없다며 실망하는 눈치였죠.

그래도 번화하고 활동적인 이우(Yee Wo)거리는 골목거리 같은 침사추이와는 아주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못 가봤지만, Sogo옆의 많은 쇼핑센터와 A출구의 타임스퀘어는 가볼 만한 쇼핑 장소라고 추천합니다.

다시 MTR을 타고 금종역으로 와서 침사추이로 향했습니다. 이미 저녁 7시가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호텔로 돌아오자 마자 햇반 만찬을 시작했습니다. 사가지고 간 3분짜장을 가지고 짜장밥을 김치와 함께 먹으니 너무 좋았습니다. 늦게까지 돌아다닌 터라 배고픔을 반찬 삼아 애들도 맛있게 먹었지요.

애들과 식사 후 씻기고 나니 둘 다 금방 잠이 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애들을 호텔에 두고 불안한 마음을 누르고 다시 침사추이로 나왔습니다.

연인의 거리 (Harbourfront)
그 유명한 연인의 거리를 안 보고 갈 수 있겠습니까? 침사추이의 대로인 살리버리 로드를 가로지르는 지하도를 건너니 홍콩 문화 센터 앞에 홍콩섬의 야경이 펼쳐졌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온 사람, 연인과 함께 온 사람, 수 많은 관광객들, 학생들이 거리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멀리 홍콩섬의 빌딩에서 레이저쇼와 새해와 크리스마스를 알리는 독특한 야경 장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백만불짜리 야경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연신 셔터를 눌러 댔죠.

우리 부부도 부탁을 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마치 합성한 사진 처럼 보였지만, “우리 진짜 홍콩 갔다 왔습니다. 하하..”

템플스트리트
연인의 거리를 대충 보고 조단(Jordan)역 근처의 야시장이 열린다는 템플(Temple)스트릿으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MTR을 타고 A출구로 나온 후 세 블록을- 짧은 거리임- 지나니 우리 나라 남대문 시장 같은 야시장이 나왔습니다. 중국 전통 상품부터 시계, 문구류, DVD 등 여러 가지 상품이 팔리고 있었습니다.

특히 DVD 가게가 많았습니다. 제품들이야 우리나라와 별반 다른 게 없었고 중국풍이 나는 물건들이 호기심이 가더군요. 특히 방석이나 부적 같은 걸 많이 팔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중국에서만 볼 수 있는 조개 요리, 가재 요리, 기타 등등을 마구 넣어서 끓이는 음식점에 사람들이 죽치고 앉아 맛있게 먹고 있었습니다. 제가 한번 먹어보자는 말에 지수엄마는 손사래를 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홍콩음식을 제대로 먹어보지 못하고 집에 왔습니다.

우리는 가지 못했지만, 조던역에서 MTR로 더 정거장 위에 있는 몽콕(Mongkok)역 주변도 쇼핑을 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하니 추천합니다. 그리고 우리 호텔이 있는 KCR역 과 침사추이역 사이의 침사추이 East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가라오케, 나이트클럽 등 유흥지역이라고 합니다.

지나가면서 봤는데 휘황찬란 하더군요. 우리 부부만의 자유시간을 만끽하고 돌아오니 11시 20분, 아이들은 예상대로 곤히 자고 있네요. 즐거운 하루에 감사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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