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바일 정보 욕구와 앱인덱싱의 등장

오늘 날 구글은 대단한 기업이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글의 슬로건을 ‘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모아 보편적으로 누구나 유용하게 접근하도록 하자(To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라는 것입니다.

과거 정보는 웹에 있었고, 웹은 구글의 정보 독식의 주요한 수단이었습니다. 하이퍼링크로 시작된 정보 사슬을 잘 조직화 하고 이를 쉽게 이용하게 하는 검색 엔진을 만들고, 거기에 사람들이 정보로 인식할 만한 광고를 파는 것은 구글의 주요 비지니스 모델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얻은 많은 수익은 웹을 벗어나 자신들의 다양한 정보 욕구를 채우는데 이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메일, 구글맵, 유튜브 그리고 크롬과 안드로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크롬과 안드로이드 그 엇갈린 운명
구글은 웹으로 성장해온 회사이고, 웹이 침체된다는 것은 그들의 사업에 치명적인 것입니다. 구글은 크롬이라는 웹 브라우저를 만들어 냈고, 이를 기반으로 크롬 OS라는 데스크톱 운영체제에까지 도전합니다. 웹의 정보가 더 많아질수록 그들의 지속 가능한 비지니스가 가능해 지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2007년에 출시된 애플 아이폰은 세상을 모바일 광풍으로 몰아갔고, 플랫폼으로서 웹 2.0의 미션은 오늘날 사라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웹 세상은 과거에 비해 더 풍부해졌지만, 상대적으로 폐쇄 SW 플랫폼의 성장 역시 인터넷의 규모에 따라 급격하게 성장했습니다.

구글로서는 구세주로서 안드로이드가 등장합니다. 안드로이드는 iOS의 대항마로서 각광을 받기 시작하고, 많은 자바개발자들이 모바일앱 개발자로 변신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구글로서는 정말 파괴적인 혁신은 감행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적자 사업으로서 안드로이드는 웹 생태계를 갉아 먹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글 내부에서 크롬과 안드로이드 사이의 긴장 관계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지속되었습니다.

▲ 웹 뒷편의 새로운 가능성
구글의 파괴적 혁신은 웹을 기반으로 성장했던 플랫폼 우위의 자신감에서 더 나아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우리가 예전에 알던 구글이 아닙니다. 이는 칼럼니스트 김국현님의 트윗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웹이 없는 세상. 그 시작은 네이버등 아시아의 폐쇄망이었고, 그 끝은 페이스북이었다. 정보는 갇히거나 트위터/카톡처럼 증발해버렸다.(중략) 그러나 유튜브와 안드로이드 등 웹 없어도 생계는 유지할 수 있다는 희망도 주었다. (중략) 그것은 품질을 조절할 수 있는 폐쇄망의 자신감이었다.(중략) 그리하여 구글은 광고주를 위해 욕망을 계산하는 법은 웹 이외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구글이 웹의 수호신이라 착각을 했던 많은 이들을 뒤로 한 채.(하략) – 김국현(@goohyun) 트윗 中”

구글의 대표적인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의 역대 키노트 주요 토픽을 보면, 초창기 HTML5를 비롯 웹 기반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대비되게 크롬과 안드로이드로 양분화 되더니 최근에는 아예 안드로이드 일색으로 돌아섰습니다.

2013년 3월 앤디 루빈이 물러나고 크롬팀을 맡고 있던 선다 파차이가 안드로이드를 흡수하면서 이 현상은 더 심해졌습니다. ‘안드로이드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저의 예측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 구글 검색 앱 인덱스를 주목해야
2013년 10월 구글은 조용하게 앱 인덱싱 기능을 오픈했습니다. 앱 인덱싱이란 구글 검색 로봇이 안드로이드 앱에 들어와 여러 가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앱 개발자들이 기능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앱에 검색 엔진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Deep Link)를 만들고, 앱 소개 웹 페이지에 주소를 담기만 하면 구글 크롤러가 앱 내부를 휘집고 다니며 정보를 긁어올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현재 미국 내 일부 앱에만 가능했지만, 최근 구글 I/O에서 모든 언어를 지원하는 것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구글 모바일 검색에서 앱 내부의 콘텐츠를 인덱싱한 후, 검색 결과에 웹 페이지를 링크하는게 아니라 “앱에서 열기”를 통해 그 앱을 설치하고, 특정 위치까지 바로 가도록 하는 일종의 홍보 역할까지 할 수 있습니다. ABC뉴스, 버즈피드 폭스 뉴스, 가디언 등 주로 뉴스 사이트나 에어비앤비, 오비츠 등 여행 사이트 등 하이브리드 앱 위주로 우선 단계적으로 앱 인덱싱을 늘리고 있습니다.

앱 인덱싱은 웹을 벗어난 검색이 얼마던지 가능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구글맵, 유튜브, 구글 플러스, 지식 그래프와 구글 나우 등 갇힌 정보 플랫폼과 함께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IT 역사는 개방과 폐쇄 그 사이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발전해왔습니다.

과거의 구글이 오늘과 달랐듯이 진정한 IT 역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또 다른 기회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마치 마이크로소프트를 대항한 IBM과 썬이 오픈 소스를 활용했듯이…

이 글은 ‘스마트초이스 – Channy의 모바일웹 이야기’에 게재된 글로서 출처 없이 무단 전제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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