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게임에 중독되지 않게 하는 비결

요즘 게임에 대한 4대 중독 지정 법안이 이슈입니다. 이에 대한 반응이 천차만별이지만 IT 업계에 있는 사람들은 반대가 높은 것 같습니다. 저야 IT업계 종사자 및 학부모로서 중립적인 위치에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먼저 아이들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게임 중독법이 한류 수출 산업인 게임 산업이 위축시킨다던지, 이러한 규제로 부터 의학 분야 다른 누군가가 이익을 본다던지 하는 ‘주장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오히려 게임 중독에 대한 각종 정보와 대책이 공유되어야 한다[1]는데 동의합니다.

특히, 게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인 문제와 그로 인해 나타는 증상으로서 게임 과몰입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2] 또한 그렇습니다. 하지현 교수님이 “부모 세대가 이해를 못하니까 통제할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다. 게임은 질환으로 볼 게 아니라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라고 하신 말씀 또한 중요합니다.

즉, 부모들이 아이들 스스로 게임을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도록 키우는 방법을 체득하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집 아이들을 키우면서 경험한 몇 가지만 소개할까 합니다.

1. 게임은 주말에만… 주중엔 NO
우리집에도 게임기가 많습니다. XBOX, 플레이스테이션, Wii 등 다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게임은 주말(토/일)에만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게임은 여가이고, 주중에는 유치원/학교를 다니며 공부를 하고 주말에 쉴 때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죠. 아이들은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몇 시간씩 게임을 합니다.

아이들이 커고 나서, 요즘에는 주중에도 스마트폰 게임 등을 하지만, 공부가 끝나고 쉬는 경우에만 합니다. 즉, 아이들 스스로 통제하면서, “공부 얼마 했으니 게임 얼마 하면 되죠?” 이런식으로 물어봅니다.

일정 기간 동안 아이들을 통제하고, 이를 스스로 체득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가 딴거 하는 동안 뽀로로 비디오 틀어주고, 쉴려고 게임 시키는 것 만큼 어리석은 교육 방법은 없습니다.

2. 게임기는 엄마 아빠꺼야~
아이들은 크면서 “자기 꺼”에 대한 의식이 강해 집니다. 집안에서 자신의 소유물이 점점 늘어나죠. 용돈을 주고 나면, 엄마아빠 돈이 아니라 자기 꺼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는 그렇게 생각안하는데 ㅎㅎ). 따라서, 게임을 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소유권”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컴퓨터, 태블릿, 심지어 핸드폰까지 전자 기기들은 모두 부모 소유임을 명확히 합니다. 그리고 그걸 빌려주고 있다는 점을 계속 상기 시키죠. 미국 블로거인 자넬 호프만(Janell Hofmann)씨가 13세 아들인 그렉(Greg)에게 크리스마스에 아이폰을 사주며 함께 건낸 18가지 규칙[3]을 보면 첫번째가 바로 “이건 엄마 휴대폰이야. 너에게 빌려주는 거야~”입니다.

만약에 자기 소유로 만들고 싶으면, 용돈을 모아서 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용돈으로 100만원짜리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려면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되구요. 그래서, 약속을 어겼을 때 일주일 혹은 한달간 폰을 압수하거나 게임을 중지시킬 수 있습니다.

3. 컴퓨터 게임이 주는 다른 것들
게임이란 양날의 검과 같은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몰입이 될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사고의 수단일수도 있죠. 우리 아들은 어려서 컴퓨터 게임으로 된 체스를 많이 하더니, 체스 두는 방법을 혼자 익혔습니다. 컴퓨터로 하는 체스는 인간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앞에 두고 이기는 걸 좋아합니다. 직접 체스판을 사서 함께 두는데 이제는 컴퓨터 체스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 딸은 최근 스타워즈에 빠져서 XBOX 스타워즈 게임을 사달라고 엄청 졸랐습니다. 그래서, 영화 에피소드를 다보고 자신의 용돈으로 타이틀을 사도록 했는데요. 그랬더니, 게임에 몰입하면서도 이게 영화에서 어떤 장면인지 이야기하면서 더 즐기더군요. (지금은 광선검을 사달라고 하는 정도 ㅠㅠ) 컴퓨터 속 게임 안에서만 머물게 하는 게 아니라 오프라인의 활동과도 연계하는 방법을 찾는 게 어떨까요.

하지만, 아이들과 늘 함께 해야~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맞벌이 부부는 더더욱 그렇구요. 위의 두 가지 방법도 사실 엄마 아빠가 아이들 생활 중에 늘 함께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집에 와도 엄마/아빠 누구도 없고, 애들 혼자 학원 보내고 이런 집에서는 아이들이 통제 없이 게임 과몰입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게임이 아니라 뭐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학원을 보내지 않아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가 집에 있어서 공부를 같이 합니다. 저녁도 가족이 함께 먹습니다. 일일 드라마도 보고, 뉴스도 보고 저녁까지 같이 있다가 잠이 듭니다. 저희 부부 철칙 중에 하나가 “집에서 아이들을 절대로 혼자 두지 않는다”입니다. 엄마 혹은 아빠가 항상 아이들과 함께 있으려고 노력합니다.

이건 우리 집에서 게임을 적절히 시키는 몇 가지 경험을 소개한 것 뿐이고, 일반화 시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서로 공유되고 축적되어야 할 것 같아서 나누어 봅니다.

우리 속담에 ‘알아야 면장(面墻)을 한다’라는 말이 있죠. (핵가족 시대엔) 부모짓도 누가 가르쳐 줘야지 알고 태어나는 사람이 없지요. 부모들 사이에 국가가 게임 못하도록 막는걸 바라는 게 아니라 다양한 자녀 양육 노하우, 특히 게임 제어 방법들이 더 많이 공유되길 바랍니다.

– 참고 기사
[1] “프레임을 바꿔라: 게임규제 반대론의 함정” http://slownews.kr/15280
[2]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현실 환경이 더 큰 문제”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32078
[3] 13살 아들에게 주는 스마트폰 18개 규칙 http://edunstory.tistory.com/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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