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번째 PDA폰

저를 만나는 분들이 가끔 제 전화기를 보시면 매우 놀라곤 합니다. 모양은 터치폰인데 크기는 탱크니까요. 2004년 6월에 아주 작심을 하고 구매를 한 싸이버뱅크의 POZ X301을 아직까지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대략 4년 반 정도 되었군요.

X301을 쓰기 전 3년 정도는 SPH-M2000이라고 삼성에서 만든 두번째 PDA폰(M1000도 약간 써본적이 있습니다만)을 사용했었습니다. M2000은 우리 회사의 사업 아이템이기도 했거니와 저의 첫번째 PDA폰이어서 애착이 많이 갔습니다. PDA폰 이거 정말 여기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악의 구렁텅이 같은 겁니다. 다른 휴대폰으로 갈아타기가 사실 어렵죠.

4년은 넘게 썼더니 슬라이드 레일 유격도 약간 맛이 가고 밧데리도 잘 빠지고 무엇보다 두번을 교체한 밧데리 성능 때문에 더 이상 전화기로서 수명을 다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질렀습니다! 요즘 한참 잘 나가는 전지전능 T-옴니아? 아닙니다.

무려 출고일이 2007년 2월인 SPH-M4500이라는 모델입니다. 삼성 PDA폰 계보 중 가장 안정성과 크기, 규격이 잘 만들어진 놈입니다. 게다가 WIFI가 있어서 저에게 딱 맞는 PDA인데 정말 마지막 들어가는 물량인듯 저렴하게 나와서 구매해 주었습니다. 솔직히 아이폰은 물건너 간거 같고 안드로이드폰은 출시가 너무 먼거 같아서요.


SPH M45000(좌)와 POZ X301(우)

T-옴니아는 말도 안되는 가격 때문에… 덜덜덜. 제 경험상 PDA폰은 모름지기 6개월은 지나고 안정성이 검증된 후 구매해도 늦지 않습니다. 초기 사용자들은 거의 마루타가 되기 십상이죠. 최근 나온 T-옴니아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PDA폰의 “운영 체제틱”한 인터페이스를 없애고 위젯, 햅틱 그리고 폰 인터페이스를 덮씌워 적어도 거부감은 줄여준것 까지는 좋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윈도우 모바일 시험판의 문제점은 그대로 답습하고 있더군요.


좌로 부터 SPH M42000, SPH M4500, 아이팟 터치, X301

CPU 조금 높고 메모리 좀 많고 WM 6.1인거 빼면 M4500 (혹은 M4655)랑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 100만원씩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PDA폰의 전통에 따라 몇 개월 후에 떨어질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KTF혹은 LGT 버전인 M4900 혹은 M4950이 나온다면 반값보다도 낮게 살 수 있을 테니 기다리시는게 좋겠습니다.

요 며칠 이놈을 만지느라 거의 밤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간만에 명함 정리도 하고 데이터 싱크, 용량 최적화, 애플 최적화, 레지스트리 최적화 딱 맞추어 놓으니 너무 흐뭇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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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14개)

  1. Na! 댓글:

    악의 구렁텅이… 인가요.
    그렇다면 저역시 거기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부류중 하나인가 봅니다.
    Ipaq3850+ifree kit으로 출발 rw6100 거처 얼마전 kc-1으로 저도 3대째로 칼라액정달린 순수 휴대폰을 가져본 적이 없군요.
    PDA폰의 매력이라면 “사용자에 의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일반분들은 휴대전화가 왜 이렇게 까다로와 라고 하시지만 말이죠.

  2. NoPD 댓글:

    4500 은 다 좋은데,
    화면이 너무 작은 느낌이에요 :-)
    요즘 가격이 많이 착해졌나 보네요~

  3. 달리만듦 댓글:

    악은 아니더라도 구렁텅이는 맞지요.
    네이버 스마트폰 카페에 개발자게시판에 가시면, Windows Mobile 버전업하는 방법이 나와있습니다. Phone 영역은 그대로 두고 PDA 영역만 바꿀 수 있고요, 이것만으로도 며칠 밤은 하얗게 보내실 수 있습니다.

  4. 리나 댓글:

    POZ X301 3년 조금 넘게 사용했었는데 크고 무거웠던 거 빼고는 만족스러웠던…
    지금은 BM-200 을 거쳐 M4655 사용중 ^^

  5. 밥탱구리 댓글:

    rw6100을 쓰다가 m4500으로 옮기고 아직 잘 쓰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옴니아는 아직 시기상조인듯 하고, m4500이 말썽을 피우면 미라지로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ㅎㅎ

  6. N.com 댓글:

    차니님도 은근히 T옴니아에 거부감을 가지고 계신듯…저도 그렇습니다. 요새 테X엔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T옴니아 광고 포스트들 너무 마음에 안들더군요.
    전 셀빅XG부터 시작해서 PDA폰을 쓰기 시작했는데 제가 가장 기억에 남고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놈은 요피였습니다. 리눅스 GTK 기반이라서 정말 최고의 퍼포먼스와 안정성에다 최고의 ‘장난감’이었죠. 심심할때면 깔아놓은 apm가지고 코딩하면서 놀던… 이후에 더 좋은 스펙의 윈도우 모바일폰을 구입해서 써봤는데 이놈은 어째 요피보다도 훨신 느리니 원체 어이가 없었습니다. 요새도 구리더군요. T옴니아도 구리긴 찬가지.

  7. 멜로디언 댓글:

    점빵 물건 좋아하는 거 티내기 뭐하지만 전 톰니아 너무 사랑하면서 잘 쓰고 있는데요 ㅎㅎ 무시무시한 가격이지만 폰2년 약정(노예계약)+집 인터넷 브로드밴드 3년 약정(역시 노예 계약-_-)으로 바꾸니 만원대에 득템하였나이다.

    다른 스마트폰에 비하면 소개팅 테이블에 올려놓더라도 이 덕후녀는 뭐임?? 하고 쳐다보지 않을테니 좋고, 여지까지는 메시징을 잘 할 수 있는 디바이스랑 엔터테인먼트(음악,디엠비..)를 잘 쓸 수 있는 디바이스가 따로 있어서 핸드백을 무거이 했다면 이 아이는 한 번에 다 되시니.

    근데 확실히 귀차니스트들에게 스마트폰은 너무 어려워요. ㅎㅎ

  8. 가우리 댓글:

    드디어 바꾸셨네요 ^^

    미츠동에 풀린 새 물건을 구입하셨나보네요.

    매번 쓰시던 301을 볼때마다 크기에…

    전 301 1년 쓰고 환불신공이라는 것을 썼습니다.

  9. 마루날 댓글:

    와.. 대단하세요~

    제가 M450을 던져버리고 M620으로 갈아탄것이 재작년 여름이었는데요 ^^;;

    말씀하신대로 저같은 사용자는 마루타죠.. 근데 이놈의 몹쓸 기변병은 도저히 치료가 안됩니다. -_-;;;

    M4500 좋은 기기인데 또 한 3년 사용하시겠네요 ^^

    즐거운 PDA폰 라이프 되세요

  10. 비됴왕 댓글:

    바꾸셨구나.. 제가 알기론 4월에 아님 빠른 3월에 아이폰 런칭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정통한 소식통으로… 요즘은 넷북에 와이브로가 있어.. 머.. 별로 땡기지는 않네요.. 저는 아이팩으로 가지고 있긴한데 어디다 쳐박았는지.. 기억이..

  11. 바르톡의 생각…

    남편이 저를 악의 구렁텅이로 인도했네요. 흐흐흐… 지금 열심히 빠져들고 있습니다….

  12. 흠... 댓글:

    PDA폰에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다는거 동의하구요. 게다가 사람들이 몇년이 지나서 ‘세상에 전화기가 터치가 된다’, ‘세상에 요새는 전화기에 윈도우가 들어갔어,스마트폰이래’ 하면서 희대의 뒷북을 치는게 가소롭게만 느껴지게 되죠..

    301 이후에 501을 써본게 정말 만족감이 컸습니다. x501이 중소기업에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품질이 아니었나 기억되네요

    현재 KC-1 을 쓰고 있는데, 놀랍게도 1년반전에 나온 이 모델이 T-옴니아보다 거의 모든면에서 다섯배 가량 빠릅니다…특히 동영상과 어플리케이션 실행능력이.

    그러나 안팔려서 망했죠. PDA폰은 언제나 제일 잘만든것은 안팔리고 대충 잘만든것이 잘 팔립니다.

  13. 리카르도 댓글:

    덕분에 저도 그냥 아이폰이나 팜프리(안드로이드도 아니고 무려 팜프리!!) 안기다리고 스마트폰으로 마음을 돌렸습니다.

    LGT와 KT둘중에 하나 할려고 하는데.. 고민되네요. LG를 하자니 무선랜기능이 빠져있고 더구나 지방이라 통화가 잘될지도걱정되는데, KT를 하자니 결정적으로 오즈가 안되니 말입니다.. ㅠㅠ

    M4655에서 블루투스 뚫어서 인터넷가능하다던데..
    그방법이라도 좀 찾아봐야겠네요

  14. whwkadjs12 댓글:

    이제는 pda의 게량형인 스마트폰이 나와버렸고 다들 스마트폰만 쓰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