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가 얼마전 관훈 토론에서 “한국경제 3대 기현상”에 하나로 의사가 많은 인기를 끄는 것을 이야기 했는데, 그 이유로 그는 “의사란 직업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상의 근본 원인은 한국 자본시장의 변화에 있다. 즉 자본시장에서 단기 이익을 중시하는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업들은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연구원과 엔지니어의 고용 불안이 생겼고, 우수 인재들은 자연스레 이공계 대신 의사나 변호사, 공무원을 택했다”라고 설명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확실히 과거에 비해 이공계 선호도가 줄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이것은 사회 경제적인 변화나 틀 속에서 어쩔 수 없는 현상 같습니다. 이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어서 닷컴 버블 이후에 미국 컴퓨터 과학 전공자들의 수는 나날이 줄어 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여긴 구글에서 대학 관계자를 초청해 해법을 찾아보는 Google Edu Summit 2007이라는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위의 도표를 보면 미국 전역의 CS 전공자 수는 2000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 추세이고 나스닥 주가가 오르는 2003년에는 시장의 흐름과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MIT, 카네기멜론 뿐만 아니라 스탠포드, 하버드 등 거의 대부분의 학교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물론 미국의 경우는 인도, 중국과 같은 곳에서 프로그램 아웃소싱 기업이 늘어나면서 프로그래밍 직업이 단순 아웃소싱과 비교해서 우위가 낮아졌다는 측면에서 취업 선호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우리 나라에서 처럼 의사가 프로그래밍 보다 고급 기술자로 우대되는 측면과 다르지 않다고 보여 집니다.
이번 행사의 내용을 쭉 흩어 보면 기업과 산업의 유기적인 협조, 그리고 새로운 관점에서 대학 CS 교육의 혁신, 초증고등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적 사고 방식을 가르치는 시도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각 발표자의 PDF 파일을 제공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급 기술로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위상을 높힐 수 있는 해법을 찾는 노력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결국 우리의 위상은 우리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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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의 위상도 좋지만 현재 있는 엔지니어들이 자식들도 같은 길을 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을 정도로 현재 하는일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위 대부분 분들은 절대 공대 안 보낸다고 그러시는데 저는 아직 자식이 어려서 그런지 몰라도 하고 싶다고 하면 적극 밀어주고 싶군요…
카네기 멜론의 경우, 고등학생을 위한 CS4HS, 초중학생을 위한 CS2Go, http://www.cs4k12.org 프로그램을 운영하더군요. 특히 어린이를 위한 엘리스라는 http://www.alice.org 프로그램 개발 도구도 제공 하고 있습니다. 마치 소꼽 장난 하듯이 3D 캐릭터를 움직여 만드는 것이죠.
정의의소님의 말씀처럼 이공계 직종에 종사하고 계신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식들에게도 물려주고 싶어하시는 분들보다는 화이트칼라로 성공시켜야 겠다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초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이공계로 꿈을 가질 수 있는 동기유발의 행사 뿐 아니라 부모들이 학생들이 관련 분야로 진로를 정했을 때 밀어주고싶어질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드러커 형님이 하셨던 말씀 중에서, “R&D”는 재무재표를 갉아먹는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이 때부터 기술과 관련된 지식에 대한 시너지를 올릴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두고 스터디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공학과 통계, 그리고 약간의 마케팅 지식을 섞으면 재미있는 학문이 나오리라 기대하면서 말이죠.
뭐니뭐니해도 공학의 백미는 “기회”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강력한 시너지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굳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학생들을 이공계로 꼬시려는 것보다는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공계가 우수인력으로부터 외면받아 이공계 인력의 질이 떨어져도 시장이 잘 돌아가면 괜찮은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양질의 이공계 인력이 우대받는 세상이 오지 않겠습니까?
저는.. 개발자를 동경합니다.
드러커가 말한, R&D의 표현이 오히려 개발자에게는 더 큰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줄 모릅니다. 기업들, 특히 대기업군에서 R&D에 소홀하니, 작지만 기술력 있는 회사들이 인수 합병되는 기회를 얻지 않나 싶습니다. 아는 분이 실리콘벨리쪽에 사는데, 거긴 인수합병이 지속되서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농담처럼 말하더군요.
저는 미련한지, 아직도 개발자들이 기회가 많다고 믿고 있습니다. 의사, 변호사, 공무원은 안정을 되겟지만, 전미 100대 부자중에 6명은 IT기업 사람들이군요. 의사는 한명도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