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너스리, Web3는 웹이 아니다

웹을 발명하신 팀 버너스리 (Sir. Tim Berners-Lee) 경이 리스본에서 열린 Web Summit에서 한 말입니다. 정확하게는 “웹3을 무시하세요”라고 하셨어요. 소위 블록체인판 Web3에 사용하는 기술이 너무 느리고, 비싸고, 너무 공개되어 있으며, 신뢰를 기반하는 웹 저장소는 좀 더 비공개로 만들어서 개인이 통제해야 하다는 것입니다.

Sir Tim Berners-Lee speaks at Web Summit in Lisbon on November 4, 2022. [Photo: Sam Barnes/Web Summit via Sportsfile/Flcikr]

그런데, 팀 버너스 리가 웹을 발명하고, 특허 없는 기술로 풀고, 웹 기술 표준 기구인 W3C를 만드는 데 까지는 큰 공헌을 하셨지만, 그 이후로 웹 세상이 상업화가 되고 난 후 그 분의 말이 잘 안 먹히고 있기는 합니다. 팀 버너스리의 첫 패착은 HTML/REST라는 가볍고 배우기 쉬운 웹 기술을 XML/SOAP이라는 무겁고 어려운 기술로 표준화를 밀고 나갈려고 했을 때 였습니다. 웹2.0이 한창 붐업을 하고 있을 무렵에 구조화된 시맨틱 웹이 차세대 웹 기술인 Web 3.0이 될 거라고 이야기하기도 했구요.

그가 소위 블록체인판 Web3를 무시하라면서 소개한 기술은 바로 새로운 분산형 개인 정보 보호 도구인 Solid ProjectPod, 그리고 그가 공동 설립한 스타트입인 Inrupt입니다. Solid 프로젝트는 2018년에 소개되었기 때문에 아주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닙니다. Solid 외에도 digi.me, datona.io, CitizenMe, CozyCloud, mydex 같은 비슷한 프로젝트도 이미 있구요.

간단히 말하면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카카오톡 같은데 흩어져 있는 개인 정보를 Pod이라는 비공개된 곳에 보관하면서 개인이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웹 사이트나 모바일 앱에게 인증과 함께 데이터를 가져갈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할 수 있구요.

Solid의 아이디어는 이미 웹 2.0시대에 인증 방법을 개인이 통제한다는 OpenID라는 개념에서 출발해서 데이터 저장소까지 확대된 개념입니다. Solid는 다양한 웹표준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표준 스펙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직 W3C에 제출 되지는 않았지만, 커뮤니티 그룹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중입니다.

실용적으로 쓸만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제가 일단 Pod을 만들어 봤는데요. Pod 공급자를 선택하거나, 직접 Pod 서버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일단 현존하는 Pod 공급자 웹 사이트를 다 들어가 봤는데, 제대로 된 유저 인터페이스와 기능을 제공하는 곳이 없었습니다. 거의 대부분 샘플 서버를 띄워 놓는 정도에 불과해서 실망스럽네요. Pod에 있는 인증 정보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Solid App 목록도 소셜, 게임, 영화, 블로깅 도구 등 다양한 게 있는데 모두 프로토타입 정도의 서비스들입니다. 웹의 창시자가 참여해서 5년 정도한 프로젝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처참합니다.

Solid Poject 홈페이지

팀 버너스리가 Web Summit 기조 연설에서 Solid를 채택한 벨기에 지역 정부, 미국의 한 주택 개조 소매점, 운전 데이터 공유하는 자동차 보험사 등에 대한 예를 들긴 했는데… 정확하게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답니다. 그분이 과거 성과 때문에 그의 말을 쉽게 무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블록체인판 Web3나 솔리드판 ‘제 3의 웹 계층’ (The third layer)는 일단 (미안하지만) 가볍게 무시해야 할 것 같네요.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2008년의 데자뷰를 보는 듯 합니다. 그때도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웹2.0 스타트업의 거품이 바로 꺼지기 시작했죠. 이런 현상은 이미 지금으로 부터 20년 전 2000년도에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도 똑같이 일어났었던 일입니다.

“특히, 금융 위기 까지 터지자 스타트업에서 감원 바람이 불고 있을뿐 아니라 이베이도 10% 직원 감원을 발표했고 Google 주가 폭락으로 60%가 넘는 스톡 옵션이 깡통이 되었고 Yahoo 주가 폭락으로 22달러라도 MS가 인수해 주길 바라고 있으며 벤처 투자자 회사도 패닉 상태이므로 투자 받은 벤처 기업들은 자산을 보유할 뿐만 아니라 비용도 절감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역사는 늘 반복되는 법입니다. 블록체인판 Web3에 올라타신 분들도 이런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적어도 팀 버너스리의 경고가 그런 점에서는 유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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