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API와 비지니스가 만날 때

지난 9월 23일 국내 대표 소셜 메시징 플랫폼이자 NHN에 인수된 벤처 기업인 미투데이에서 사진 저장소로 이용하던 야후! Flickr에서 me2photo라는 공동 계정을 삭제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14만장의 사용자 데이터가 없어져 현재 복구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근데 쉽지는 않은 것 같고 임시적으로 네이버의 포토 서비스로 저장 중이라고 하네요.

이 사건을 계기로 개방과 공유라는 웹2.0의 대표 요소인 오픈 API와 매쉬업이 제공 기업들의 입맛에 따라 언제든지 중단되거나 하면 큰 문제가 아닐까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군요.

Flickr가 잘못한 것일까?
플리커는 계정 삭제 이유로 사용자의 신고로 인해 약관 및 커뮤니티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했고, 미투데이는 플리커측에서 자사의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고지 없이 갑작스럽게 삭제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 놀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후, 9월 22일 화요일 오전에 야후 본사의 플리커 팀으로부터 “플리커 한 사용자가 me2flickr 계정을 오용사례로 신고했고, 그에 따라 커뮤니티 관리팀에서 이용정지 상태로 변경하는 처리를 진행했다”는 내용의 첫번째 회신을 받았습니다. (원문 내용 중 일부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The account in question had 140,000+ photos from thousands of individuals all in the same account. Given the extent of the Yahoo! Terms of Service and Flickr Community Guideline violations, the API key was disabled and the Flickr account terminated.”)…미투데이는 플리커에서 제시한 이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었습니다. 야후 코리아와 플리커 공동 이벤트도 진행했고, 야후 코리아 측 역시 이런 이용방식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미투포토 기능이 생긴 이후 이런 방식에 대해서 문제를 삼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기에 미투데이 운영진 모두는 더욱 당황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 미투데이 공지사항 중

웹 플랫폼 기업들이 오픈 API를 제공하는 이유는 서드 파티(제휴 사업자)들이 자사의 데이터를 이용하여 비지니스를 함에 있어 접근을 쉽게 하고자 함이지 결코 개방과 공유라는 순진한(?) 목적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오픈 API의 손쉬운 접근은 서로 윈윈하는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구글, 아마존, 이베이 같은 기업들이 웹 2.0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게 하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네이버 오픈 API 약관이나 Daum 오픈 API 약관 처럼 오픈 API의 거의 모든 약관에서는 비상업적 이용에 대한 규정이 있습니다.

이는 해외 오픈 API도 예외가 아니어서 Flickr에서도 다음과 같은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Flickr를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하지 마세요. Flickr는 개인 용도로만 사용하셔야 합니다. Flickr를 통해 제품, 서비스 또는 광고, 판매등 스팸성 활동을 하시는 경우에 회원님의 계정을 삭제할 수 있습니다. Flickr, Flickr 기술(API, FlickrMail 등 포함) 또는 Flickr 계정을 기타 상업적으로 사용할 때는 Flickr의 승인을 받으세요. Flickr API 활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비스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Flickr의 상업적 이용에 대해 다른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처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실제로 Flickr 포럼에서는 ToS(Terms of Service)나 가이드라인 위반 사례를 회원들이 직접 신고하는 경우가 많군요. 사실상 me2photo는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공용 계정이고 각 개인이 자기 콘텐츠를 제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서비스 약관에 위배되는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서비스 이용에 대한 그 자체의 문제이지 오픈 API와 매쉬업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는 아닙니다.

기업이 오픈 API를 이용할 때는 꼭 확인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투데이가 실수 한 것은 지금까지 스스로 이용 가이드 라인을 잘 지키고 있고, 야후!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서비스를 지속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오픈 API 약관은 (예를 들어, 로고를 명시하라던가 트래픽을 제어하는는 것)은 그 서비스 약관의 하위 규정에 해당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상위 규정에 문제가 있다면 영향을 받게 됩니다.

벤처 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오픈 API를 이용할 때 자신의 오픈 API 이용 방식이 상업적 이용에 해당하는지 서비스 약관에 위반 사항은 없는지 정확하게 확인을 받고 사용해야 합니다. 위의 플리커에서 고지하는 것처럼 언제든지 질문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업적 이용이나 트래픽 어뷰징은 오픈 API 서비스에 심각한 위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기업의 오픈 API 뿐만 아니라 벤처 기업이 스스로 제공하는 오픈 API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당 되는 이야기입니다.

저 또한 회사에 있을 때, 수 많은 오픈 API 어뷰징 계정을 삭제한 적이 있고 다양한 문의를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이용 문의 대부분은 상업적 이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일단 서비스를 하도록 해 주게 됩니다.

만약 미투데이가 이런 방식에 대해 문의를 했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은 적이 있다면 계정 삭제가 고객센터의 실수라하더라도 복구 과정은 좀 더 원활하지 않을까 싶네요.

이유가 어찌됐든 국내에서 Flickr 사용자 수를 늘려 주고, 론칭 파티에서 주요 사례로 발표까지 하셨던 만박님 입장에서는 속이 쓰리실 것 같습니다. 우선 사용자들 데이터가 다시 복구되는 게 급선무이겠고, 네이버 인프라를 이용해서 좀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게 되어 다행이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오픈 API를 이용하시는 기업들에게는 유념해야할 사례 중 하나가 될 것 입니다.

여러분의 생각

  1. 오픈 API에 이런 면이 있군요. 결국 웹2.0은 비지니스 수단인것이죠. 마지막 사진의 만박님은 독배를 마시고 있는 중?

  2. 전 딱 저 사건 터질 때 미투를 시작해서 별 문제가 없고… 바로 flickr 계정을 이용했습니다만… Yahoo!가 NHN에 한 마디 했을 것 같군요.

    ‘왜 이래? 아마츄어같이…’

  3. 미투데이가 너무 순진했던 것이거나 – 플릭커는 우릴 좋아해
    개방성을 단단히 오해했거나 – 개방은 공짜야

  4. “terminate”라는 단어에 “삭제”라는 의미는 없는 것 같은데, 아래의 커뮤니티 가이드 라인을 보니 삭제라고 나오는군요. 다음 한영사전에는 http://durl.me/6fq2 , 영영사전에는 http://durl.me/6fq3 이렇게 나옵니다. 또한 영문 가이드라인에도 마찬가지로 “terminate”를 쓰고 있습니다. terminate라면 삭제는 아닐 것 같은데, 이미 삭제가 된 것인가요?
    외국 서비스의 경우에는 한글 번역본보다 영문 원본을 우선으로 취급하기 때문에 왠지 삭제하지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시간을 끄는 것은 왜일까요? 설마, 어마어마한 배상금액 요구? :P

  5. 아. 재미있는 사례군요. 저는 me2day가 바보같아 보입니다. ‘아마추어 같이 왜이래’의 수준이 아니라 비지니스를 하는 입장에서 가장 먼저 들여다 봐야 할 것이 legal risk 아니던가요?

    terminate라고 표현한다 해도 아마 삭제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겨우 14만장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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