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웹 브라우저 전쟁, 관전 포인트는?

공교롭게도 지난 한 주 동안 웹 브라우저 시장의 새로운 경쟁 관계를 형성 시켰던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Firefox)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각각 새로운 버전을 발표 했다. 이로서 그 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독점하던 웹 브라우저 시장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상황이 되었다.

파이어폭스는 1998년 넷스케이프가 소스 코드를 공개한 이후 전 세계 오픈 소스 개발자들이 직접 참여하여 만든 모질라 플랫폼에서 개발된 웹 브라우저로 2004년 말 1.0으로 데뷔 후 2년 만에 유럽에서만 25%, 전 세계적으로 10%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자극 받은 마이크로소프트는 2004년 중반부터 시작한 윈도우 비스타를 위한 브라우저 개발 계획을 변경해 5년 만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7.0(IE7) 버전을 출시하였다. 같은 주에 출시된 파이어폭스 2.0은 하루 만에 2백만 다운로드를 기록하였다.

그 동안 MS의 아성으로 여겨졌던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파이어폭스가 성공한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5년 동안 아무런 기능 개선이 없었던 IE에 대항해서 사용자에게 다가갈 만한 우수한 기능들을 많이 제공했다는 데 있다. 실제로 IE7에서는 파이어폭스에서 인기를 얻은 탭 브라우징, RSS 구독, 검색 엔진 탑재 기능 등을 거의 복사해서 옮겨 놓다시피 했다.

특히 검색 엔진 탑재 기능은 구글과의 제휴 성공 사례로 꼽히며, 이를 통해 오페라(Opera)브라우저까지 여기서 얻는 이익을 통해 상용으로 제공하던 정책을 바꾸어 무료로 제공하기에 이른다. IE7 출시를 계기로 이제 현대적인 기능을 탑재한 웹 브라우저들이 10년 전 넷스케이프와 마이크로소프트가 벌였던 치열한 브라우저 전쟁을 다시 한번 예고하고 있다.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쟁 구도
옛날 브라우저 전쟁과 지금 경쟁 구도의 차이점은 뭘까? 우선 과거에 일어 났던 일을 간단히 살펴보자. 예전 잘 나가던 넷스케이프는 상용 업체로서 웹 브라우저를 판매했고 MS는 인터넷에서 웹 브라우저라는 플랫폼이 가져올 위협에 위기 의식을 느꼈다. 때문에 운영 체제에 무료로 끼워 팔기를 하거나 과도한 비 표준 기술들을 탑재하면서 상대방을 압살하는 경쟁 방식을 택했다. 그것은 회사로서 생존해야 할 넷스케이프도 마찬가지였다.

이들간 경쟁에서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양쪽 비 표준 기술들을 고려해서 개발해야 했던 웹 사이트 제작자와 브라우저 선택권을 제약 받은 사용자 모두에게 돌아갔다. 특히, 브라우저 전쟁 이후 IE의 독점 기간 동안 브라우저 경쟁이 없어져 웹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이용 경험을 저해 받은 사용자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현 시점의 경쟁 구도가 과거와 다른 점은 바로 상용 소프트웨어와 무상 소프트웨어의 경쟁 구도라는 점이다. 파이어폭스는 소스 코드가 공개된 완전한 무료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이를 만드는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 보다는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한다. 따라서 다른 상용 브라우저 보다 여러 가지 이해 관계를 떠나서 진취적인 기능들을 탑재할 수 있다. 과거 모질라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던 넷스케이프 7.0은 AOL의 광고를 위해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이었던 팝업 차단 기능을 빼는 실수를 범한 적도 있다.

IE7의 대부분의 기능이 파이어폭스에 있는 것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것만 보더라도 새로운 경쟁 구도가 가지는 장점을 잘 설명해 준다. 특히 이미 독점 체제를 굳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느끼는 위기 의식은 과거에 비해 훨씬 적은데다 잠재적인 경쟁자가 아니므로 마이크로소프트에도 장기적으로 이득이 된다.

웹 표준에 기초한 보편적 기술 경쟁 구도
파이어폭스의 장점 중에 하나는 넷스케이프와 IE의 경쟁에서 빚어진 비 표준의 유물을 과감하게 벗어 던지고 웹 표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2000년부터 구조와 표현을 분리하여 웹이 최초로 지향하던 웹 페이지 개발 방식을 주창해온 웹 표준 프로젝트(Web Standards Project)의 주장과 이에 따른 웹 사이트 구축 트렌드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파이어폭스 뿐만 아니라 오페라나 사파리 브라우저도 웹 표준 호환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 해 왔다.

이런 기류를 인지했는지 IE7에서도 표준 모드에서는 다른 브라우저와 같이 동작하도록 웹 표준에 관련된 꽤 많은 버그를 고쳤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렌더링 엔진에 손을 본 것은 수년 만의 일로 감격해도 좋을 만 하다.

과거 브라우저 전쟁을 경험했던 국내 웹 개발자들 일부는 지원해야 할 브라우저 종류가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개발을 할 때 모든 브라우저를 고려 해야 하기 때문에 몇 배의 노력이 들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모든 브라우저에서 지정하는 웹 표준 모드는 상위 호환성(Forward Compatibility)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새로운 브라우저 시장에 의해 능력을 스킬-업 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술셋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웹 디자이너나 UI 개발자에게 새로운 커리어 패스를 열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브라우저 제조사의 입장에서도 이미 XHTML2, DOM3, SVG, XFORM, ECMAScript 2.0 등 표준 모드에서 지원해야 할 웹 표준들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고, 과거와 같은 비 표준 경쟁은 인터넷 산업 전체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브라우저 시장을 넓히는데도 한계가 따른다는 사실을 모두 인지하고 있다.

오히려 정체기에 들어선 표준 기구인 W3C를 견제하기 위해 모질라, 오페라, 애플 등 브라우저 제조사들이 주축으로 HTML을 확장하여 좀 더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WHATWG를 만들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표준을 제정하려는 건전한 움직임도 존재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플랫폼 경쟁은 여전히 계속된다
과거 넷스케이프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위기감은 매우 컸었다. 인터넷이 빠르게 도입되자 웹 브라우저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 질 것처럼 예측 했기 때문이다. 넷스케이프 조차도 자사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서 인터넷의 모든 것이 이루어질 줄 알았다. 따라서 자사 소프트웨어에 자체 기술로 플러그인(NSPlugin)을 올리고 비 표준 기술들을 도입하고 그 뿐만 아니라 웹 서버 시장까지 공략 함으로서 자신들의 인터넷에 대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장악력을 높이려 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해 잘 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철저한 공격에 무기력하게 당했다.

닷컴 붐이 꺼진 후에 초고속 인터넷의 발전과 일반 다수 사용자의 참여로 인터넷과 웹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재 시점에 와서야 플랫폼으로 웹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다. 바로 인터넷 플랫폼의 진정한 의미는 데이터 플랫폼이며, 사람들이 쉽고 가벼운 기술로 자신의 데이터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 주는 것이 바로 웹에 적합한 플랫폼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를 웹2.0으로 정의하고 이런 개념을 제대로 이용했던 구글, 아마존, 이베이를 웹2.0 기업으로 인정 받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컴퓨팅 환경의 역사가 말해 주듯 좋은 기술 플랫폼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사용하도록 열어 주고 함께 이용하게 함으로서 궁극적으로 그 과실을 서로 나누는 것이다. 60년대 터미널을 이용하게 한 메인 프레임 기업들이 그랬고, 80년대 PC를 만든 IBM이 그랬다. 90년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장악한 MS가 그렇고 2000년 대 웹을 장악한 웹2.0 기업들이 그렇다.

파이어폭스가 주목 받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확장 기능(Extensions) 이다. 확장 기능은 XML과 CSS 그리고 자바 스크립트를 이해하는 사람들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파이어폭스는 쉬운 웹 언어로 브라우저 기능 업그레이드나 설정 변경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혹자는 IE7과 파이어폭스 2.0의 기능을 비교하기도 하는데, IE7의 모든 기능은 파이어폭스 확장 기능으로 모두 충족되거나 충족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의 이러한 플랫폼 전략은 브라우저 제조사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사파리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매킨토시의 대시보드오페라의 위젯형 서비스가 도입 되었고, IE에서도 부가 기능(Add on) 사이트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항상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데스크톱과 인터넷을 연결하는 모든 통로로서 웹 브라우저 플랫폼 구상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에게 강점으로만 부상했던 초고속 인터넷이 이미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 된 현 시점에서 제 2의 웹 브라우저 전쟁이 벌어지기 시작한 현재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

– 원문: http://www.zdnet.co.kr/builder/dev/web/0,39031700,39152371,00.htm

여러분의 생각

  1. 안녕하세요. 인터넷포털에서 일하고 있는 한사람입니다.
    요즘 웹표준과 웹2.0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요.
    웹표준의 기술, 말하자면 CSS, XHTML 등을 습득하고 공부해서 스킬업했을 경우에 커리어를 올릴 수 있는건가요?

  2. 알로/ 어떤 직군에 계신지 모르지만 현재 구직을 해 보시면 웹 표준의 기술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뽑을 수 있는 인력이 거의 없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스킬업을 하시면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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