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리눅스 유저로 연착륙하기

그림: 본문 설명 참조

* 원문: 윤석찬의 테크 공작실 http://www.zdnet.co.kr/news/column/scyoon/

주변에서 리눅스(Linux)를 자신의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리눅스를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도스(DOS) 같은 운영체제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나마 리눅스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본 사람이라면 윈도우나 맥에 비해 조잡하고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리눅스는 설치하기 어렵고 사용하는데 인내심을 요구하니 맘 크게 먹고 리눅스를 설치하라는 엄포를 놓기도 한다.

여기에 회사에서 서버 OS로만 사용하면 되지 왜 굳이 개인 PC에 리눅스를 깔아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리눅스를 개인 PC에 설치해서 쓰는 것이 마치 컴퓨터 고수들이나 하는 일인 것처럼 많은 오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필자도 오픈소스에 어느 정도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지만, 개인 PC에서는 윈도우를 사용해 왔다.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윈도우 운영체제는 윈도우 2000이다. 그러나 최근 리눅스를 PC에 설치해보고 나서, 이 글을 쓸 수 밖에 없었다.

리눅스에 대한 오해 벗기
리눅스는 항상 몇 가지 오해에 휩싸여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설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꼭 틀린 말은 아니다. 옛날에는 정말 설치하기 어려웠다. 해당 파티션을 직접 포맷하고 파일 시스템이란 걸 잡아 줬어야 하고, 하드웨어 드라이버를 모두 찾아서 설치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초보자라도 ‘다음’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 쉽게 설치할수 있다. 물론 전문가용 설치 방법이 공존하고 있지만 최근에 나온 배포판은 일반 사용자들도 쉽게 설치할 수 있게 돼 있다.

또 다른 오해는 그래픽이 조잡하고 윈도우에 비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설치가 어렵다는 오해를 타개하고 리눅스의 초기 화면을 본 사람이라면 절대 그런 이야기를 하지 못할 것이다. 리눅스에는 GNOME과 KDE라고 불리는 꽤 괜찮은 그래픽 인터페이스(GUI)가 있다. 취향에 따라 골라 쓸 수 있지만, KDE를 예를 들자면 GUI를 인터페이스를 윈도우처럼, 또는 맥처럼 자신만의 것으로 바꿀 수 있다. 한동안 매킨토시 모양으로 바꿔 놓고 대학원 때 매킨토시를 사용하던 향수에 젖기도 했다.


[GNOME 인터페이스가 설치된 리눅스 초기 화면]

리눅스에는 윈도우와 다른 몇 가지 개념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그러나 그 정도는 윈도우에서 사용법을 익히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KDE 제어센터는 윈도우의 제어판과 같이 모든 설정을 쉽게 바꿀 수 있다. 나의 PC에 또 다른 윈도우가 그것도 나름대로 고수들만이 쓴다는 리눅스를 깔았다는 점 만으로 흐뭇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집에 남아도는 PC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당장 리눅스를 설치할 수 있다. 코어리눅스(http://www.korelinux.com), 한컴리눅스(http://kr.hancom.com), 와우리눅스 (http://www.wowlinux.com) 등에서 보급하는 CD 이미지(ISO)를 구워 집에 남아도는 PC에 한번 설치해 보자. 리눅스는 좀 낮은 사양이라 하더라도 설치하고 사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그렇게 서서히 리눅서로 변신해나갈 수 있다.

강력한 어플리케이션이 뒷받침
그러나 리눅스에 대한 최대의 오해는 뭐니뭐니해도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없고 윈도우와도 호환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웹 서핑을 위해 인터넷 익스플로러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이것 또한 그다지 맞는 말이 아니다. 배포판을 깔아 첫 화면을 보면 보기에도 생소한 많은 응용 프로그램들이 설치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리눅스의 응용 프로그램이라 하면 웹 서버 아파치(Apache), 메일 프로그램인 센드메일(Sendmail), 그리고 FTP, SSH 뭐 이런 걸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의외로 강력한 소프트웨어들이 리눅스 배포판에 탑재돼 있다.

코어 리눅스의 KDE 버전을 보면 웹 브라우저인 모질라(Mozilla)가 기본으로 제공되고 있다. 모질라는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대체할 만한 오픈소스 웹 브라우저다. 조만간 출시될 예정인 모질라 파이어폭스 1.0에서는 비표준 문법을 사용한 수많은 우리나라 웹사이트도 문제없이 서핑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의 네스케이프와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전쟁이 비표준을 양산하던 대결이었던 반면 지금은 표준과 신기술 그리고 사용자 편의성으로 양상이 바뀌었다.

메일 프로그램인 K메일 또는 지미안(Ximian), 모질라 썬더버드 등도 아웃룩에 비해 그다지 꿀리지 않는다. 메신저 사용자를 위해 MSN, 야후, ICQ를 모두 지원하는 코피(Kopete)라는 재버(Jabber) 메신저도 있다. 이외에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의 기능을 하는 M플레이어, PDF 뷰어인 KPDF, 이미지 편집도구인 GIMP, MS 오피스를 대체하는 K오피스가 있다.

만약 오픈오피스라는 패키지를 설치한다면 MS 오피스에서 만든 ppt, doc, xls 파일을 모두 불러와 작업할 수 있다. 한글 2002는 지원하지 않지만 HWP 97버전의 hwp 파일도 작업 가능하다.

이것만으로도 훌륭하지 않은가? 그 밖에도 KLDP(http://kldp.org)나 그놈(http://gnome.or.kr), KDE(http://kde.or.kr) 같은 리눅스 커뮤니티를 쫓아 다니다 보면 수많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만나게 될 것이다. 여러분들이 모두 이 프로그램의 수혜자가 될 수도 있고 공헌자가 될 수도 있다.

윈도우 제한 기술과의 호환성이 난제
리눅스 사용자들의 최대의 난제는 MS에서 만든 윈도우 전용 프로그램들을 사용할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온라인 게임과 공인 인증 기술이다.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윈도우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포기하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공공 사용성이 중요한 인터넷 뱅킹 및 신용카드 결제, 사이버 트레이딩이 오직 액티브X라는 MS 기반 기술로만 제공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리눅스 사용자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비단 리눅스 뿐만 아니라 매킨토시 같은 비 윈도우 사용자에게도 마찬가지로 발생하는 문제 이다. 윈도우에만 설치되도록 만들어진 다른 많은 프로그램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제 다시 윈도우로 돌아가야 할 것인가? 섣부른 예단은 금물이다. 윈도우용 프로그램이 리눅스에서 구동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와인(Wine)라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http://winehq.com)가 있다. 이 프로그램을 리눅스에 깔면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비롯한 대부분의 윈도우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있으며 실행도 가능하다. 단지 다이렉트X나 액티브X와 같은 기술을 사용한 프로그램들은 아직 제한돼 있다.


[와인을 사용해 포토샵을 실행한 화면]

리눅스는 고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 소프트웨어 진흥원(KIPA)에서 KIPA 내 모든 PC를 리눅스로 전환키로 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를 위해 KIPA는 7월부터 ‘리눅스 선발대’ 21명을 구성해 이들 PC의 OS를 리눅스로 먼저 전환했다. 두 달 동안 ‘리눅스 선발대’를 통해 시범사용을 마친 후 기관 전체 PC에 적용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렇게 대대적으로 개인 PC의 OS를 리눅스로 전환 하는 일은 처음이다. 앞으로 춘천시와 강원대학교에도 이러한 시도가 이어진다고 하니 자못 기대되는 일이다.

그러나 윈도우에 익숙해있던 개인들이 리눅스로 이전하는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어떤 리눅스 커뮤니티에 올라온 KIPA 직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윈도우와의 멀티 부팅도 허용하지 않았고 그 결과 당연히 엄청난 저항(?)과 불편함, 짜증 등 책 한 권을 써도 모자랄 정도의 어려운 점이 발생했다고 한다. MS 윈도우만 사용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타의에 의해 바꾸니 그러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KIPA에서는 그런 경험 이후에 개선 사항을 반영한 리눅스 OS를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 그 OS를 전체 직원들에게 배포하게 사용한 후 문제가 있으면 또 바꿀 것이다.

이렇듯 리눅스는 오픈소스라는 장점 덕분에 누구나 쉽게 바꾸어 사용할 수 있고 이를 공개해서 같이 사용하게 된다. 이는 어느 단일 플랫폼에 종속되는 소프트웨어 개발보다 더 많은 창조성과 확장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백년지대계를 생각한다면 리눅스로의 전환은 정말로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당장이라도 온라인 게임이나 인터넷 뱅킹이 굳이 필요 없는 사람들은 PC에 리눅스만 설치해 사용하더라도 업무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고객 지원 같은 단순 업무용이나 개발자들 같은 특수 직업군에 대해서는 리눅스로의 전환을 시행해 사용 중이다.

어느 사려 깊은 사장님이 이 글을 보고 당장 내일부터 리눅스를 설치해 사용하라고 한다면,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면서 짬짬이 무료함을 달래던 개발자들이 적잖이 당황해 할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그 개발자들이 리눅스용 스타크래프트를 만들어 다른 많은 리눅서들을 즐겁게 해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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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생각 (1개)

  1. […] 다. 제가 늘 생각하던 리눅스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성공적인 리눅스 유저로 연착륙하기라는 글을 쓴 이후로 제가 생각하는 배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