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IT 블로그인 Read/Write Web의 Richard MacManus는 2008년 가장 유망한 분야로 ‘오픈 소스 운동(Open Source Movement)’을 선정하였다. 한때 외골수 S/W 엔지니어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공개 소프트웨어(SW) 분야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한 발전을 이루었다.
구글, 아마존, 이베이 등이 지향하는 개방형 데이터 플랫폼인 오픈 API,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웍 서비스의 오픈 서비스 플랫폼, 세게 각처의 사용자간 협업을 통해 우수한 컨텐츠를 만들어 낸 위키퍼디아, 공유 저작권 모델인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등 공개 SW 문화는 모든 영역에서 그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공개 SW는 과거 리눅스와 웹 기반 서버 소프트웨어에서 벗어나 파이어폭스, 오픈 오피스 같은 데스크톱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었고 오픈 API 매쉬업(Mashup)을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도구, 썬(Sun)의 자바 소스 공개 및 구글 안드로이드(Android)와 같은 기업형 플랫폼, 오픈 ID와 같은 인증 영역 등 그 기술적 영향력은 점차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우리 나라도 2003년부터 디지털 경제의 기반이 되는 공개 SW를 정부 차원에서 육성을 시작했지만 그 성과가 미미하다. 국내 SW 엔지니어들도 이제 공개 SW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주요한 자기 계발 수단으로 인식하기는 시작했지만 실제적으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이렇다 할 창구와 기회를 잡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 확대 필수
공개SW는 특성상 이미 그 자체로 국경을 초월하고 있다.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소스 코드 공개뿐만 아니라 공유와 협업이라는 문화적 요소와 개발 방식을 경험할 수 있지만 국내 대다수 공개 SW 커뮤니티는 ‘개발자들이 모인 사용자 커뮤니티’에 불과해 태터툴즈 등 몇 가지 유명 국내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그 영속성이 매우 약하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국내 개발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재정 및 인력을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 공개 SW 지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 시각이 국내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간의 지원 정책이 학교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인력 양성과 연구 개발 지원이 이루어지다 보니 국내에서 제안된 프로젝트 결과물에만 재정 지원이 이루어 지고 있다. 그 결과물은 소스 코드만 공개된 채 커뮤니티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산업에 기여한다는 명목 하에 지원된 국산 공개 SW에만 지원하는 관행을 과감히 재고 해야 한다. 국산 SW 지원과 대학을 통한 연구 지원 형태로는 국경이 없는 공개 S/W 프로젝트에 똑 같은 잣대를 들이대기 어렵다. 즉, 국내에 있는 글로벌 커뮤니티의 개발자들이 생성하는 결과물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SW 완제품에 기여한 노력을 평가해 세계 수준의 공개 SW 개발자들을 조기에 육성해야 한다.
스리랑카, 아파치 프로젝트내 아시아 지역 위상 최고!
글로벌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를 통해 조기에 공개 SW 위상을 확보한 사례가 바로 스리랑카의 랑카 소프트웨어 재단(Lanka Software Foundation)이다. 이 재단의 설립 목적은 스리랑카의 개발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공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육성 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리랑카 내부의 SW 회사로부터 1~2년 정도 파견 개발자와 지역 대학 연구자를 Fellowship과 Internship 등으로 재교육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다양한 신규 글로벌 기반 공개 SW 프로젝트를 인큐베이팅 하고 이를 개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명의 개발자들을 글로벌 공개 SW 프로젝트 참여자로 육성시켰다.
LSF는 특정 글로벌 공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에 집중 투자를 하기로 하고 아파치 재단의 웹 서비스 프로젝트인 AXIS, Geronimo와 Sahana에 인력을 계속적으로 공급 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아파치 프로젝트에서 스리랑카가 차지 하는 비중이 4% 가량으로 이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스리랑카가 매우 작은 나라지만 한가지 공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하면서 세계 수준에 올라온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 아파치 아시아 지역 컨퍼런스(ApacheCon Asia)를 스리랑카에서 개최 함으로서 개발자 커뮤니티 내에서 정치적 입김도 확대되고 있다.
스리랑카의 예로 보듯이 국내에서 활동하는 해외 오픈 소스 프로젝트 개발자를 적극 육성하고 해외에서 흡수해 옴으로서 오픈 소스 개발 문화를 국내에 전파 시켜야 할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대학생 자기 계발로서 공개 SW 참여 독려
얼마 전 국내 대학 처음으로 제주대에 정규 과목으로 개설한 오픈 소스 개발 방법론 수업이 끝났다. 2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한 이 수업에서 주안점을 둔 것은 공개 SW의 철학과 개발 문화 그리고 글로벌 커뮤니티 직접 참여였다.
대부분 학생들이 공개 SW 개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기존 소프트웨어 공학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개발 방식과 문화를 가지고 SW 산업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어 향후 공개 SW를 사용하는 기업으로 취업 하거나 자기 계발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부 학생들은 우분투 그룹(Launchpad.net) 등에 직접 참여하고, 글로벌 커뮤니티의 방식대로 스스로 프로젝트를 만들고 개발하는 경험을 해 보았다.
과거 국내 각 대학에 리눅스 사용자 그룹(LUG) 등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 데 비하면 현재 대학생들이 자기 계발 측면에서도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글로벌 프로젝트는 필수적으로 영어를 써야 하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직접 선진 개발 문화를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매우 크다.
국내 대학생과 글로벌 커뮤니티와 연계 필요
해외에서도 가장 공개 소프트웨어 커뮤니티가 잘 발달한 곳이 바로 미 오레곤 주 포틀랜드라는 도시이다. 이 도시에는 리눅스 재단, FreeDesktop.org, Cairo 같은 공개 SW 재단이 들어서 있다. 매년 O’REILLY 공개 SW 컨퍼런스(OSCON)을 비롯해서 유명 컨퍼런스들이 연중 열리고 있다.
주목할 것은 포틀랜드의 주립대학과 오레곤 주립대학에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오픈 소스 연구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대학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공개 SW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공급해 줌으로서 SW 커뮤니티 재단들이 포틀랜드에 자리를 틀 수 있었다. 이 학교들은 공개 SW 관련 학과 수업을 개설하고 리눅스 재단, 모질라 재단, OLPC 재단 등에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개 SW 커뮤니티가 직접 나서기도 한다. 모질라(Mozilla) 재단의 경우 이번 학기에 캐나다 세니카(Seaneca) 대학과 연계하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모질라 재단의 제품에 대한 개선 사항과 확장 기능 개발에 참여 시켰다. 국내에서도 각 학교에 글로벌 개발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동아리 지원 정책을 계속 제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 모 IT기업에서 구글의 섬머 오브 코드(Summer of Code)를 본 따 겨울 방학 동안 대학생을 대상 하는 오픈 소스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하는 윈터 오브 코드(Winter of Code)라는 프로그램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의 취지는 좋지만 실질적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공개 SW 형식으로 발주하는 방식을 채용하거나 실제 공개 SW 참여 경험이 없는 사람이 멘토가 되기도 한다. 결국 소스 코드만 공개 되었지 프로젝트가 끝나도 그 성과물이 계속 이어지고 않는 것은 여전하다. 이에 반해 구글 SoC는 해외 유명 커뮤니티와 공동 작업을 통해 자원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한국의 공개 SW는 올해도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국내에도 적지만 글로벌 프로젝트에 연계되어 있는 공개 SW 개발자들이 있다. 내년에는 정부와 대학의 입체적인 지원과 이들이 연계하여 글로벌 공개 SW 영역에서 한국의 참여와 입지가 더욱 넓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ZDNet Korea 컬럼으로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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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경험삼아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해보고 있습니다. 이런 경험 자체가 개인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을 느끼면, 대학에서도, 학생들도 많은 관심을 갖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스를 공개하고, 여러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 자체가 많은 학습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이런 학습 방법 자체가 저희 나라 대학에(적어도 제가 있는 곳에서는..) 넓게 퍼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퇴보 했다 할까요?
아직 저도 학생이지만, 오픈 소스와 같이 공개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학생들에게도 많이 주어졌으면 합니다. 물론 먼저 찾아보는 바지런함을 저희들(학생들)이 갖추어야 겠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공개 소프트웨어가 많이 개발되면 좋겠습니다. 외국엔 프리웨어 좋은 것들이 정말 많던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은데, 참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올해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