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다모 폐인이라는 말이 유행이었습니다. 폐인(廢人)의 사전적 의미는 병이나 못된 버릇 따위로 몸을 망친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요즘 폐인의 의미는 조금 다릅니다. 어떤 일에 무아지경으로 빠져드는 이들을 일컬어 폐인이라 지칭합니다.
그들은 주침야활 즉, 낮에 잠을 자고 밤에 활동을 하며 ~하오, ~하냐의 어법을 쓰며, 독특한 어투와 모든 일에 해탈한 듯한 자세가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폐인들은 각각의 개성이 강하지만 주로 인터넷 세상에서 뜻을 같이 하며 그들이 뭉치면 무서울 것이 없는(?) 힘을 자랑합니다. 다모폐인과 함께 폐인 그룹으로 지칭되는 부류로 노사모, 얼리어답터, 홈쇼핑족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얼마전 국내 최대의 오픈소스 커뮤니티인 kldp.org 자유 게시판에 내 친구 KLDP보고 왈… 여기도 폐인들 모여사냐?? 조리퐁 세어보라고 그래… 라는 글이 올라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킨적이 있습니다. 쪼리퐁의 의미는 폐인들이 모여있는 게시판에서 그중 한 폐인이 할짓이 없어서 조리퐁갯수를 세었다는 거에서 유래 되었으며, 한마디로 KLDP를 폐인들의 공간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이 글이 올라오자 바로 Unix 시스템 스크립트, C 코드를 비롯해서 조리퐁의 갯수를 세는 각종 프로그램을 작성, 패치, 웹사이트, 문서작성 뿐 아니라 확률적, 수학적 방식을 찾다가 결국 조리퐁랜드라는 이상한 사이트를 발견함으로 그 끝을 맺고 있습니다.
제가 조리퐁 이야기를 소개한 것은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진정 폐인의 기본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남들이 거의 사용하지도 않는 리눅스, 모질라 같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을 쓰고 IRC나 Jabber같은 걸로 채팅을 하며, Open Office로 문서를 작성합니다.
단순히 Apache나 MySQL을 쓰고 PHP로 웹프로그램을 하는 사람들이랑은 질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픈 소스 개발자와 참여자들은 공개된 정신과 철학에서 진정한 발전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자세는 공평하지는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M$라고 하면서 비하하며, Open Source에서 상업적 냄새가 풍기는 것을 싫어합니다. 오픈 소스 커뮤니티를 잘 모르는 사람이 언급하면 쉽게 화를 냅니다. 그들은 주로 밤에 활동을 하고, 개성이 매우 강하고 인터넷에서 모이기를 좋아하는 폐인의 정의를 닮았습니다. 리누스 토발즈 같은 유명한 공개 소프트웨어 리더들은 모두 괴짜, 독특한 사람들로 분류되고 있기도 합니다.
오픈 소스 개발자들은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를 이루고 들어오고 나가는 강제성도 없고 책임과 의무도 지우지 않습니다. 그러나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그런 커뮤니티에서 쉽게 버텨내질 못합니다. 그 커뮤니티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의 것인데, 결국 그 자발성은 커뮤니티를 Open하지 모하고 Close시키게 됩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개발을 하면, 디버깅을 해주고, 패치를 만들며, 문서를 만들고, 번역을 하고, 배포 공간을 제공해 주는 오픈소스 개발의 일상성은 여전히 Open 상태로 유지됩니다. 오픈 소스는 Open되어 있지만 Community는 Close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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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었습니다.
– 잘 쓴 글입니다.
–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동의하는 글입니다.
감상 끝.
ps) KLDP에서.. 역시 발상의 전환은 새로운 역사를 만들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