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연재] 글로벌 기업 블로거로서 배운 것들

2025년 4월 부터 AWS News 리드 블로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기업 블로거로서 배운 점들을 500자로 연재해 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1.
집에서 가끔 쫄면을 직접 해 먹고 있다. 면 뿐만 아니라 양배추, 당근, 사과를 듬뿍 잘게 썰어서 넣고 양념장에 비비면 일품이다. 그런데, 다 먹고 나면 항상 후회되는 점이 있었다. 매번 맛있는 면을 먼저 먹다 보니, 마지막에 안 먹은 채소들이 남는다. 그래서, 언제부터 인가 면과 채소를 같은 비율로 의도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그래야 마지막에 채소만 먹는 고역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운동, 업무,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것만 하다 보면, 귀찮고 하기 싫은 일은 계속 밀리게 된다. 누군가 “뭔 생각을 해. 그냥 해.”라고 했던 것처럼… 곁들어지는 단순하고도 귀찮은 일을 미루지 않고 함께 해 내야만,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 회사 블로그 글 쓰기도 마찬가지다. 개인 블로그처럼 한번 쓰고 끝났다 하면 좋겠지만, 계속 담당자들의 피드백과 수정을 거듭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그래야 좋은 글이 나온다. 글로벌 회사의 블로거가 된지 5년이다. 앞으로 그 이야기를 써 보려한다. (2025년 11월 23일)

2.
회사 블로그 작가가 된지 5년이 되었다. 지금껏 200여 개를 넘게 썼다. 혼자 쓰는 게 아니라, 서비스팀에서 신규 기능 출시를 담당하는 제품 매니저, 제품 마케팅 매니저, 두서너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적어도 6명 이상과 두 달가량 협업한 결과물이다. 그냥 다른 회사 블로그처럼 해당 제품 매니저 (혹은 임원)이 쓰면 되지, 왜 굳이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뉴스 블로그 작가들은 제품 팀이 아니라 고객의 편에서 글을 쓴다. 200개가 넘는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에 전문가는 없다. 우리는 초보자의 관점에서 출시될 기능을 먼저 써본 후, 있는 그대로 솔직 담백하게 소개한다. 신규 기능의 첫번째 사용자로서 독자들이 할 수 있는 것만,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정보만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제품팀에서 주는 마케팅 미사어구를 배제하고,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약속들은 하지 않는다. 독자들에게는 솔직하고, 핵심적이면서도 짧은 글이 가장 강력하다. (2025년 11월 27일)

3.
홍시의 계절이 돌아왔다. 청도 반시를 멋모르고 주문하면, 딱딱하고 떫은 감이 배달되어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상자에 밀봉된 상태에서 상온에서 며칠을 잘 익혀야 맛있는 홍시가 된다. 감이 빨리 잘 익으라고 에틸렌 가스를 배출하는 천연 연화제도 상자 바닥에 부착되어 있다. (어떤 판매자는 연화제 하나를 더 동봉해주는 센스도 있다.) 그런데, 빨리 먹고 싶다고, 궁금해서 매일 상자를 열어보면, 에틸렌 가스가 날아가고, 감은 더 늦게 익는다. 맛있는 홍시를 먹으려면, 적당한 때까지 참고 견디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익혀도 문제다. 늦으면 물러터진 홍시를 먹을 수도 있다. 적당한 때를 알아야 하고, 이것은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글 쓰기도 마찬가지이다. 빨리 게시해야 할 게 있고, 잘 익혔다 천천히 내보내야 할 게 있다. 그럴려면 무조건 많이 써봐야 한다. AI가 아무리 글을 잘 써줘도 경험을 압축할 수 있는 알고리즘은 없다. (2025년 12월 10일)

4.
대개 하나의 블로그 글은 하나의 서비스에 속한 출시만을 담당한다. 어쩌다 보면 A, B, C 서비스의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묶이거나 통합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각 제품 매니저나 제품 마케팅 매니저가 모두 함께 협업 해야하기 때문에, 조율해야 하는 일도 많아진다. 예를 들어, 제목 정할 때도 각자가 선호하는 용어가 있다. 스크린 캡처를 찍을 때도, 본인 서비스가 주목받는 화면을 원한다. 짧은 블로그 글에서 모든 기능을 다 소개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복잡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에게 간단하게 보이면서도, 스스로 활용 가능성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입문 사용자에게는 “와! 이건 너무 쉽네”라고 느끼게 하고, 고급 사용자에게는 “이걸 이런 사례에 응용할 수 있겠네”라고 생각하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독자들에게 너무 많은 약속을 하면 안 된다. 이건 이렇게 쓸 수 있고, 저렇게도 쓸 수 있다고 나열하지 않고, 스스로 느끼고 상상하게 해야 한다. (2025년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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