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 비즈니스 회의론에 대해

2006년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누가 뭐래도 웹2.0일 것이다. 그러나 작년 중반부터 몇몇 오피니언 리더들에 의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한 웹2.0에 대해 최근에는 “까 놓고 보니 별거 없더라”와 같은 반응이 튀어나오고 있다. 개인 사용자 참여나 집단 지성 같은 것들은 초고속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 때문에 인터넷에 익숙하다 못해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는 우리네 모습을 봐도 그렇다.

그렇다고 특이한 기술 코드도 없다. Ajax 같은 것도 이미 예전에 한번쯤 다 써 봤던 웹 기술들의 조합인데다 웹 애플리케이션이라는 트렌드에서 보면 액티브X라는 강력한 웹 애플리케이션 천국이 바로 한국이다. 한국의 포털들은 외산 플랫폼인 야후!나 MSN을 제치고 이미 훌륭한 플랫폼으로 웹을 구축해 놓았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 강풍처럼 뜨고 있는 웹2.0과 시작 단계인 벤처 기업들을 보노라니 과거 닷컴붐이 일었던 당시의 끔찍한 거품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요즘 들어서는 너도 나도 한번씩 써먹어 볼 만한 마케팅 버즈(Buzz)쯤으로 전략해 버린 느낌이다. 또한, 인수합병만을 비지니스 모델로 삼는 신규 서비스의 포장 용어로 생각하기도 한다. 분위기에 편승해서 2.0이니 3.0이니 하는 버전 마케팅을 하는 곳도 있는가 하면, 아예 웹2.0이라는 말을 뱉어내지도 말고, 그냥 열심히 해서 좋은 서비스나 만들라고 하기도 한다.

“비싼 몸값이 웹 2.0 기업의 성공은 아니다”

이제 웹2.0이 (팀 오라일리가 말한 원 정의와 같이) 닷컴 붕괴 이후 살아 남은 업체들의 공통된 특징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익히 알고 있다. 웹2.0에 기대를 많이 품었던 사람들은 실망을 했겠지만, 미국에서 웹2.0을 표방하는 시작 단계의 서비스들은 이러한 실제적 기초와 경험적 특징들을 가미해 서비스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이다. 개 중에는 재미로 하는 사람도 있고 돈을 벌 모양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이미 플랫폼으로서 성공한 웹2.0 기업들 외에는 더 이상의 혁신이 쉽지 않을 거라는 웹 비지니스 업계에서 사용자의 주목을 이끌어 낸 플리커(Flickr), 딜리셔스(Del.ico.us)와 같은 신생 서비스들은 성공을 거뒀다. 그들이 좋은 가격에 매각됐기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의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그만 동영상 공유 서비스로 시작해서 엄청난 사용자 트래픽을 일으키고 있는 유튜브(YouTube)만 봐도 그렇다. 이들은 우리 나라에서 세이클럽이나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나 지식인이 그랬듯이 사용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성공 모델들이다. 즉, 웹2.0을 다른 말로 하면 바로 혁신을 위한 초석인 셈이다.

그러한 성공을 돈으로 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웹2.0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회의론이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5년 후 이러한 사용자의 주목을 돈으로 보이는 회사가 나온다면 그 때는 웹3.0의 특징을 추리고 있을 것이다.

버전은 어떻게 붙여도 상관없다. 시장은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경쟁은 다수에게 혜택을 준다. 과거 닷컴 버블이라는 불리는 시기에 엄청나게 많은 기업들이 도전했고, 경쟁을 통한 과도한 혁신과 패러다임 이전이 있었다.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모두가 안다. 모든 웹2.0 회사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것 또한 모두가 알고 있으며, 돈 버는 노력만큼 중요한 것이 성공의 방법을 아는 것이다.

“웹 2.0 아노미 현상은 주류 시장의 역반응”

구글, 아마존, 이베이가 모두 웹2.0으로 성공한 업체들이다. 그들은 AOL도, MS도 야후도 아니지만 성공을 거뒀다. 과거 닷컴 버블 시기에는 모든 회사들이 포털 또는 버티컬 포털로 가려는 미투(me too) 전략을 썼기 때문에 대부분 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업체들은 살아 남았다.

현재 웹2.0 아노미 현상은 이들 같이 플랫폼으로 성공한 업체들이 기존 포털이나 오프라인 미디어를 붕괴시키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이에 대한 역반응을 하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으로 성공하려는 웹2.0 신생 기업들이 이들과 기존 질서를 함께 붕괴시키고 있으며 이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 요즘 돌아가는 형국으로 볼 때 붕괴의 대상은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있다.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미디어, TV, 통신 등등… 컨버전스를 떠나 붕괴의 시대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웹 플랫폼화가 성공한 이면에는 구글 같은 기술적 혁신도 무시 못하지만, 과거에는 활발하지 않았던 주변(Edge)에 있던 사용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서드 파티들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이런 소수가 있었지만 환경이 못 받쳐줘서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을 인지하고 성공 모델을 짜는 웹2.0 기업이 있다면 돈을 벌 것이다. 기존 포털이나 미디어가 이걸 잘 적용하면 시장 영향력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처럼 플랫폼이었던 업체들은 자신들의 위치를 더 공고히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들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바로 웹2.0의 치열한 현실이다.

“회의론에 빠지지 말고 우리의 그릇을 키우자”

이러한 치열한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데도, 현재 한국의 웹2.0 현실은 여전히 회의론이다. 누군가가 닷컴붐 때문에 피해를 입은 나라는 미국과 한국이라고 했다. 90년대 중반 나스닥(NASDAQ)과 코스닥(KOSDAQ)은 사실상 전 세계 닷컴 버블의 정점에 있었을 만큼 용호상박이었다.

지금 와서 되짚어 보면 인터넷으로 가장 경제적인 효과를 얻은 나라 또한 미국과 한국이다. 미국은 전 세계 인터넷을 주무르고 있고, 한국은 전 세계 유래 없는 디지털 강국이 됐다. 인터넷 패러다임의 빠른 흡수가 우리 나라를 전혀 다른 나라로 만들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 당시 ‘혁신’을 스폰지처럼 흡수하였다.

오늘 날 혁신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요소는 자만심이다. 우리의 자만심 속에는 지역 시장이 갖는 한계를 간과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비즈니스는 필연적으로 글로벌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을 비롯해 서구 유럽과 중국, 인도, 일본 등도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장점인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를 갖춰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장점들이 희석되고 있다.

이런 때 외부의 혁신을 흡수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회의론에 빠지지 말고 우리의 그릇을 키우자. 그래도 우리는 외국이 넘보지 못할 모바일 환경을 경험하고 있고 DMB, 와이브로(Wibro), 홈 네트워크 등 다른 나라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는 낯선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 웹2.0이라는 혁신 시대를 맞아 우리가 경험한 디지털 자산을 글로벌한 개념으로 확대 재생산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

* 원문: http://spot.mk.co.kr/CMS/spotstory/7358554_10891.php

여러분의 생각

  1. 회의론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웹 2.0이라는 개념이 나름대로 널리 퍼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국내에서 아직 구체화된 것들을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서 노력하고 있으며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웹이 성숙해가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제가 갖는 느낌은 마치 해뜨기전 고요라고 해야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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