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인 기술은 무엇일까?

지난 10월 31일 국내에 애플 아이폰6가 발매되었습니다. 역시나 예약 주문이 넘쳐 나고, 맨 처음 아이폰을 받기 위해 매장 앞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었습니다. 애플은 역시 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열성팬이 많은 회사이자 제품입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폰 시장의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던 아이폰의 국내 점유율은 6~7%에 불과하고, 거의 대부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안드로이드 폰에 잠식 당했습니다. 국내 대부분 모바일앱은 이제 안드로이드 부터 지원하고, 여력이 나야 아이폰앱을 만드는 것으로 완전히 바뀌었고 일부 열성팬들의 아이폰 사랑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합니다. 현재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평균 약 20%이며, 평균 이상인 나라는 미국과 일본 및 영국, 프랑스 등 서부 유럽 일부 국가들이고 이들 나라에서도 올해 들어 시장 점유율은 계속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변화 추이 출처: (c) Techthought
(국내 찌라시 언론들처럼) 애플의 제품 혁신이 예전 같지 않다거나 시장 변화에 둔감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애플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 시장을 제대로 만들고 모바일 인터넷 확산을 통해 시장의 파이가 훨씬 커졌습니다. 덕분에 더 값싸고 구매 접근성이 높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대중화가 진행되었습니다. (남미에서는 10% 가까이 노키아의 윈도폰이 점유하고 있고, Firefox OS같은 오픈 소스 기반의 모바일 웹 OS도 등장했죠.)

여전히 애플 제품 구매층은 탄탄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수익이 나는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중입니다. 애플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IT 기업입니다.

저의 절친과 하는 매우 오래된 논쟁이 있습니다. 바로 “무엇이 혁신적인 기술인가?”라는 주제입니다.

저의 친구는 “세상에 일반화 되지 못했던 기술을 제품화”하여 이를 계속 변화해 나가며, 다른 제품에도 영향을 주는 애플의 맥 OS나 아이폰과 같은 제품이 혁신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에 반해 저는 그러한 기술의 혁신이란 기존의 아이디어를 좀 더 정교하게 조합하는 것일 뿐 “새로운 기술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공유 기술” 즉,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나 구글 안드로이드를 예를 듭니다. (물론 오픈 소스, 오픈하드웨어, 웹 기술 등 좀 더 열린 공유 기술도 많습니다.)

즉, 혁신 기술은 세상을 선도하고 주목받는 기술이면서 상업적인 성공 기술이냐? 진입 장벽을 낮추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유 기술이냐?

IT 역사를 살펴보면 몇 가지 단초를 얻을 수 있습니다. 1990년대 개인용 컴퓨터 시장이 한참 고도 성장을 시작할 때, 애플의 PC 제조 및 소프트웨어 제품 기술은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PC 및 스마트폰 시장의 제품 변동 추이 출처: (c) channy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가 IBM 등과 x86 호환 시장에서 더 많은 제조사들과 더 값싸고 사용자에게 편리한 PC 산업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맥 OS를 사용하던 사람은 고가의 장비를 구매할 수 있는 일부 고객들이나 데스크톱 디자인을 하던 업체들 뿐이었고 그들도 곧 IBM 호환 기종으로 옮겨갔습니다.

애플은 제품에 대한 철학, 디자인 그리고 정교함을 추구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잘 결합한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PC 시절에도 제록스나 기존 유닉스 X-터미널 등의 개념을 차용했고, 최근 맥 OS X도 오픈 소스인 Free-BSD 커널, 사파리는 K-HTML 엔진을 차용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그런 경향은 뚜렷합니다. 많은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폰을 선택하는 데에는 스마트폰 제품간의 차별성이 떨어지고, 좀 더 저렴하고 접근성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판 아이폰 제조사로 불리는 샤오미의 휴고 바라 부사장은 얼마 전  “애플이나 우리나 모방하긴 마찬가지“이며, “혁신은 일부 특권층이 아닌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이며, 만드는 데 200달러가 든 제품을 600달러에 팔아선 안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에 출시한 아이폰6는 예전 스티브 잡스가 “출시하면 사망 선고(DoA)”라고 한 화면 크기로 나오고, 새로운 iOS는 맥과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 맥 OS X 사이의 결합을 더 강력하게 하는 기능이 추가되어 비싼 제품의 올가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저도 맥을 쓰지만, 미려한 아름다움의 사용자 경험이 오는 착시 현상이 혁신일까요.

아니면 백만원짜리 스마트폰을 줄 서서 사는 현실을 넘어 인도와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에 새로운 모바일 세상을 알려주기 위해 100달러짜리 안드로이드 원 혹은 30달러짜리 파이어폭스 OS폰을 만드는 것이 더 혁신적인 기술일까요.

위대한 기술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생각

  1. @channyun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첨단/혁신 기술도 필요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보편/적정 기술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모질라의 파이어폭스OS 폰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SW기술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 via twitt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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