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지 않는다

“저 사람 이상한 거 아니야?”
내가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하면 이렇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아마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속으로 자기 개발에 게으르고, 인격이나 소양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나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4~5년간 거의 책을 읽지 않았다. 대학원에서도 공부에 필요한 텍스트북만 읽었었다.

원래는 책벌레
그렇다고 내가 처음 부터 책을 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생긴(?) 중학교 때 부터 거의 모든 용돈을 책을 사고 읽는 데 소비했다. 영주라는 작은 시골 도시에 있는 책방에 일주일에 몇번은 들락날락 했고, 요즘과 같이 죽돌이 처럼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적은 용돈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책보기와 사기를 반복했었다.

지금도 벽장에는 내가 중학교때 부터 사서 읽은 책들 수백권이 한가득 담겨 있다. 주로 기독교 서적이고, 과학과 철학에 대한 책들이었다. 특히, 우주론과 생물학 책들이 당시 어린 나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책을 다 읽고 책 웟면에 내 이름을 새긴 고무인을 찍고 책장에 꼽는 것으로만도 나에게 큰 만족을 주었다.

한참 배우는 시기였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것 이상을 얻기 위해 많은 지식을 책에서 공급 받았었다. 대학에서 할 전공을 고교 1학년때 정해버렸기 때문에 학업에 대한 큰 부담은 없었다.

정보 공유 창고 웹과의 만남
그러던 내가 책을 사고 읽고 하는 일을 게을리 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대학교 3학년때 부터 였다. 이 때는 내가 인터넷을 처음 접할 때 였다. 오래된 지식을 담은 책이 아니라 최신 정보를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던 웹(web)과의 만남은 나에게 새로운 인식을 갖게 했다.

특히, 텍스트북에만 의존하던 오래된 컴퓨터 기술이 최신 기술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서로의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인터넷 정신에 매료되어, 논문을 쓸 때도 자료를 찾을 때도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을 통하게 되었다.

대학원 논문과 주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최신 자료를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현 동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으니 어렵지 않게 학업을 마치고, 다른 사람의 별다른 코칭 없이 스스로 해외 컨퍼런스에 두번이나 다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최신 기술을 소화하고 전파하는 웹 테크 그룹에 참여하여 내용을 정리해서 편저자로서 몇 차례 책 만들기 과정을 거치다 보니, 책에 넣는 자원이 얼마나 한정적이고 시간 종속적인것인가를 느끼게 되었다.

대학원 재학 시 취직한 회사 역시 인터넷 벤처 기업이었으니 책보다는 인터넷을 서핑하고 찾는게 더 익숙해졌으니 말할 나위가 없다. 아마 이러한 이유가 나에게서 책을 멀어지게 한 요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정보는 네트웍으로 부터
4~5년의 이러한 공백을 메꾸어 주었던 주요한 지식 공급원은 ZDTV, C|Net, W3C, Wired News, Streaming Media, 매일경제, 뉴스보이 등이 었고, 특히 구글에 인수된 뉴스그룹 archive인 데자뷰, Googling이라고 하는 신조어 까지 탄생시킨 구글 검색엔진, 최신 국내외 학술 정보를 볼 수 있었던 학술정보원 웹사이트들이 나에게 도움을 주었다.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좋은 영향을 준 특허 검색 사이트, 인터넷 커뮤니티 웹코리아와 KLDP, 신앙 성장에 도움을 준 SWIM, 삶의 활력소가 되는 짧은 칼럼을 메일로 제공해 주는 사이트 들이 있었다. 특히, 내가 속해 있는 테크 그룹과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메일 교환을 통한 정보력은 책보다도 더 빠르고 심도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지혜와 혜안을 담은 책들은 필요할때 마다 접하기도 했다.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은 나에게 영향을 많이 끼친 책 중에 하나이다. 인터넷의 등장이 나에게는 정보를 얻고, 삶을 살펴보는 방식에 대한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그 후 … 나는 책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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