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스폴스키와 함께한 한주

조엘 온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저자이자 개발자인 조엘 스폴스키(Joel Spolsky)의 한주간의 첫 방한 일정에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3년전 조엘에게 Daum 사내 개발자 컨퍼런스의 기조 발표를 부탁 한 이래 삼고초려 끝에 실현된 것이라 매우 기뻤습니다. 솔직히 조엘은 외부 발표 나들이를 잘 안하는 편입니다. 기껏해야 올해 RailsConf, 작년에 ZendCon에서만 키노트 발표를 했고 내년에도 2월 FOWA가 고작입니다. 그러니 아시아 작은 나라의 기업 컨퍼런스에 초청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죠. 아시아의 경우도 작년에 일본에 한번 갔다왔고 중국에도 아직 가본적이 없다더군요.

첫 발표일이 22일(수)인데도 이틀 전인 20일(월)에 입국을 했습니다. 혹시 모를 비행기 연착 같은 사고를 대비해서 하루 먼저 온 배려에 처음 부터 감동 받았습니다. 솔직히 유명 인사의 경우 하루 하루가 돈이니 지구 반대편을 오가는 일정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기회 비용입니다.

첫만남
털털한 미소로 입국장에 들어선 조엘과 만나 서울로 들어오는 길에 말이 별로 없었습니다. 이런 저런 말을 걸면서 컨퍼런스장인 비발디 파크를 화제를 올려 스키나 골프 같은 운동을 좋아하냐고 했더니 자신은 Indoor Person이라서 운동은 별로 안좋아한다고 합니다. 좀 내성적인 사람이 아닌가 싶었을 말이 별로 없었죠.

호텔에 도착해서 저녁도 안먹고 자겠다고 해서 그제서야 뉴욕의 현재 시간이 새벽 5시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다음날 DMZ투어와 휴식을 취하고 난후 저녁에 만난 조엘은 완전 딴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에이콘 출판사와 가진 저녁 식사장에서 쾌활하고 말많은 사람으로 변해 있었으니까요. (조엘과 오프라인 데이트 후기는 꼭 읽어 보세요. 강력 추천입니다.)

Daum 개발자 컨퍼런스
다음날 아침 Daum 개발자 컨퍼런스가 열리는 홍천으로 출발하는데 렌터카에 문제가 있어 세번이나 차를 바꾸는 작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VIP 인사를 모시는데 굉장한 결례인데도 ‘차가 점점 좋아진다!’라는 농담을 건네며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행사장에서도 500여명의 우리 회사 개발자들 앞에서 그의 위트 넘치고 통찰력 깊은 ‘Blue Chips Products’라는 기조 발표를 들려줬는데 5월의 RailsConf에서 한 발표이지만 직접 듣는 두번째 발표여서 재밌고 좋았습니다. (웹앱스콘 2008에서도 같은 발표를 했는데 조만간 한국어 자막 버전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발표 후 쉬는 시간에 긴 줄의 싸인을 요청하는 개발자들에게 일일이 웃음을 띈 얼굴로 손수 사진도 함께 찍고 싸인도 해주었습니다.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찍고 거기에 싸인 요청하는 두번의 번거러움도 감수해 주셔서 그를 좋아하는 개발자들에게 즐거운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솔직히 컨퍼런스장에 자신의 책을 가져와 싸인 요청을 하는 사람이 가끔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별도 행사를 해야 할 정도인 경우는 일본이나 한국이 유일하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작가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는 독특한 문화인데 매우 의미가 깊다고 말했습니다.

아직 시차 적응에 어려움이 있는지 식사도 안하고 잠시 쉬고서 저녁 개발자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원래 공식 요청은 안하고 개발자들과 잠시 이야기해줄 수 있냐는 요청에 기꺼이 응해주었는데 무려 2시간이 넘게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자신이 겪은 미국의 개발 풍토, 개발자 역량 및 커리어 패스, SI업과 S/W 교육 등등 많은 이야기를 질문과 답변식으로 이어 갔는데 자기 여동생이 이스라엘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는 개인적 이야기 부터 UML선호에 대해 꼭 필요한곳이 있겠지만 자기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등 다양한 기술 의견 등도 이야기 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지 못해 안달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첫날은 뉴욕, 밴쿠버를 거쳐오는 긴 여행에 피곤했을던 듯 합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휴머니티 그리고 인문학이 아우르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데요. 누구든 질문 받으면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 할만한 것도 즉흥적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명석하게 답변하는 것을 보고 매우 독특한 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웹앱스콘 2008
다음날 다시 서울로 돌아와 웹앱스콘에서도 기조 발표를 해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후기에서 영어 속도가 빨랐다고 했는데 앞에서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카운터 덕분에 조엘도 말이 빨랐다고.. 사실 발표 시간도 조금 짧게 책정되기도 했구요.

발표가 끝나고 바로 또 싸인회를 했는데요. 다들 한결같이 조엘의 책을 가져오셨더군요. 싸인회 후기도 읽어 보시면 그날의 느낌을 아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자 개발자 모임터 리더분의 후기에도 있듯이 행사장에 여성이 많은 걸 보고 놀랍다는 이야기를 했더랬습니다.

발표 내용 중에 자신이 몸담았던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조엘도 한국 MS 관계자들과 유쾌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잠깐 보시죠.

<a href="http://video.msn.com/video.aspx?vid=f07abbe2-2b64-4aec-97a2-a61024feea69" target="_new" title="조엘 스폴스키">Video: 조엘 스폴스키</a>

서울 투어와 헤어짐
한국에서 조엘의 마지막날은 간단한 서울 투어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 5시 비행기이기 때문에 오전에 투어를 했는데 외국 손님이 오시면 늘 가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남산 N타워와 한옥 마을, 인사동 그리고 경복궁까지 짧은 시간에 여러 군데를 돌아 다녔는데 큰 DSLR 카메라를 가지고 연신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보니까 굉장한 사진광이더군요. 특히 현대식 건물에 관심을 많이 보였는데요. SK 종로빌딩, 국세청 빌딩 처럼 멋진 건축 디자인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습니다.

점심식사를 산촌이라는 사찰 음식점에서 먹었는데 채식을 한다는 말 한마디로 거의 야채만 먹었다고 불평 아닌 불평을… 쓰시도 좋아하고 계란도 잘먹는다고 했는데 일식집에도 갈걸 그랬습니다. 하지만, 뉴욕의 한국 음식점을 자주 가기 때문에 음식은 익숙하다고 하더군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두번의 기조 발표, 두번의 싸인회, 두번의 출판사 미팅, 개발자와의 만남 그리고 두 번의 한국 투어 등 힘든 일정을 잘 소화해 준 조엘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배웅할 때, 손수 준비해서 저에게 준 조엘의 싸인이 담긴 새 책을 받으니 더욱 감동적이었습니다. 조엘과 함께한 일주일이 저에게도 매우 뜻깊었고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기를 바래봅니다.

여러분의 생각

  1. 안녕하세요~

    컨퍼런스날에 얼떨결에 통역을 했던 신형철 입니다. 석찬님 덕분에 저도 이 분과 단 둘이서 이런 저런 대화도 나누어 보고 좋은 경험이였던 것 같네요.

    이 참에 아예 통역 공부나 해볼까 싶은 생각 까지.. ^^

  2. 우와~ 뭔가 감동적인데요ㅎ

  3. 아이고… 크리님,
    통역 해주시느라고 고생하셨는데 마지막에 크레딧에 등록하는 것을 빼먹었네요. 죄송해욧!!!

    덕분에 정말 좋은 인터뷰 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4. StupidFox 2008 11월 10 0:26

    와우~ 한국어 자막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저도 조엘님 볼려고 웹엡스콘 달려 갔지만 강연의 절반도 못알아 들었다죠 ㅠㅠ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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