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서비스가 성공하려면?- Myspace.com

4월 15일 미국 기반 유명 소셜 네트웍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 한국어 사이트가 공식 오픈했습니다.

지금까지 블로거 간담회, 개발자 코딩 행사, 강연, 파티, API 컨퍼런스 등 할 수 있고 가능한 것들은 행사의 질을 떠나서 거의 총동원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 사이트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도 폭스 인터랙티브라는 명확한 실체가 있는데다 주축이 되는 구성원들도 과거 Daum 및 야후!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측면에서 유튜브와는 확연하게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기는 합니다.

한국 마이스페이스 출범을 두고 가장 유명하신 두 IT 블로거이자 논객인 그만님과 떡이떡이님은 완전히 다른 두 시각의 글을 내 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만님은 폐쇄적인 싸이월드에 비해 오픈 플랫폼을 가진 마이스페이스는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콘텐츠의 유통과 사람들과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반해 떡이떡이님은 중국 및 일본과 달리 제휴를 통한 공격적 현지화도 아니고 아직 한국 지사장도 뽑지 못했다는 점에서 전략 부재를 꼽았습니다. 두분다 일리있는 지적을 하셨다고 봅니다. 저도 여기에 부연해서 마이스페이스의 어떤 전략을 취하면 좋을 것인지 몇 가지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픈 플랫폼은 아직 실험 중
국내에서 마이스페이스의 강점은 역시 오픈 플랫폼과 이를 통한 콘텐츠 유통에 대한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규모면에서 출발부터 감성이 강한 미국의 10대를 중심으로 출발하였고 아주 쉽게 선호 음악이나 취향을 공유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페이스북을 능가합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비해 오픈 플랫폼 진출 시기가 늦었고 최근 구글 오픈 소셜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아직 현지에서 성공 하지 못한 플랫폼입니다. (여기서 플랫폼이란 서드파티 생태계 구축 여부를 말함.)

특히 마이스페이스는 웹 개발자로 부터 최악의 더러운 사이트(Dirty Site)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있을 정도로 그 프론트 기반 코드가 취약하고, Microsoft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어 오픈 소스를 이용하는 여타 경쟁사에 비해 비용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마이스페이스를 한번 돌아다녀 보면 과거 90년대 초반 개인 홈페이지 생성기를 연상 시키는 조악한 개인 프로필이 허다 합니다. 물론 한국 현지화에 신경쓴다고 했지만, 깔끔하고 정교한 세계 최고의 사용자 경험(UX)을 가진 한국 사용자 입맛에 맞지 않는 걸 보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이런 플랫폼 환경을 토대로 급조된 인상을 받은 개발자 행사로 제대로 된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생각이죠. 저도 2년이 넘게 오픈 API로 개방 플랫폼을 위한 일을 하고 있지만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이 개발자들과 부대끼면서 대화를 나누고 밑바닥 부터 함께 하는 각오가 있어야만 진정한 플랫폼이 나오는 것이라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초기 사용자들이 무엇 보다 중요해
한국 마이스페이스의 주요 목표는 무엇일까요? 설마 1촌 놀이에 흥미를 잃기 시작한 싸이월드 이용자 끌어오기? 배경 음악 매출 1위를 하는 싸이월드에 대항한 콘텐츠 유통? 조악한 UI와 영어와 한국어가 혼잡한 곳에서 사람들의 안식처?

미국에서 항상 인터넷을 사용하게된 (Always wired) 10대들의 군중 심리로 만들어진 운(Luck)이 한국에서 통하리라 생각했다면 오산이겠죠. (많은 국내 기업들이 미니홈피 따라하다 서비스를 접은 데가 한두군데가 아니죠.) 제가 보건데 그 결과 나온 것이 지금의 어정쩡한 진입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한국은 계륵이건죠. 안 가지니 아쉽고 가자니 어렵고…

이런 상태에서 한국 마이스페이스 초기 사용자들은 어떤 사람들이 될까요? 역시 국내 10대와 20대 초반 사용자들입니다. 이들은 과거 세대와 달리 매우 글로벌화 되어 있어 외국에 친구가 있거나 한번쯤은 다녀왔거나 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일부 젊은 층들이 해외에 있는 친구들과 교류하거나 하면서 사용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한국 사이트에 초기에 공개된 프로필들을 보자면 대개 영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고 있는 사용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마이스페이스는 10대 사이트이기 때문에 성 범죄 스캔들이 끊이지 않아 주요 규제 대상이 될 정도로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상존하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처음 진입하는 국가의 사용자를 위해 사회적 공격이나 문화적 충격을 완화할 안전 장치가 필요 합니다.

이러한 장치는 원 서비스와 단절해서 초기 사용자층을 두텁게 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 무턱대고 글로벌 사이트에 연결 시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이스페이스도 스패머가 매우 많아 충격적인 이미지와 동영상이 도처에 있고 어느 정도 익명성도 보장 되어 있어 별의별 일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저도 싸이월드 보다 훨씬 뛰어난 개방형 소셜 네트웍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올바른 초기 사용자 문화에 따라 조금씩 성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개 웹 기획자의 의도된 연출과 초기 마케팅 알바(?)들에 의해 그런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피플2미투데이, 루키와 같이 아주 밑바닥 부터 키워 가는 소셜 네트웍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강점 제대로 살려 한국식으로 접근해야
지금 상태로만 보자면 현실적으로 한국에서 밑바닥 부터 파겠다는 전략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오픈마루나 첫눈의 사례를 보더라도 과감한 국내 투자 여부나 현지 지사의 인력이 가질 파괴력이 표면화 되어 있지 않습니다. 아티스트와 팬의 만남 사람과 사람의 콘텐츠 유통이라는 것도 너무 추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인디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주목하고자 했다면 인디밴드 전문 DB를 가진 ‘밀림닷컴’과 긴밀히 제휴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돈이 넉넉하다면 하다 못해 ‘소녀시대’ 팬클럽이라도 유치해야 하는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 특히 긴밀히 도움을 주고 받을 크고 작은 파트너가 많습니다. 지금은 대화가 무엇 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북과 한번 비교해 보면 한국 진출 이야기도 안하고 있지만 이미 많은 한국어 사용자들이 자생적으로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급기야 페이스북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그룹이 생겨 430명이 참여해 지금가지 70%의 진척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직접 사용자들이 현지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합작 법인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므로 어차피 아태지역이라 해봐야 한국과 동남 아시아 정도인데 국내에서 너무 서둘러 오픈하려고 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한국의 크고 작은 파트너와 대화를 통해 “마이스페이스가 국내에 온다면 진정 무엇이 강점인지 무엇을 더욱 중요시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협력해서 시작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글로벌하게 성공한 기업과 서비스라 할지라도 그 지역에서는 스타트업에 불과하며 특히 문화를 파는 서비스라면 더욱 더 초기 문화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 프로필을 가진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오픈해서 그들만의 문화 요소를 발견하도록 하는 기획도 좋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외국 친구를 사귀려는 우리 나라의 순진한 10대들이 친구 신청이라는 미명하에 아시아 여자들을 노리는 외국 남자들의 사냥감이 되거나 은어가 난무하는 문화적 아노미에 빠지게 만드는 수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이스페이스의 출범 소식과 구성원을 보았을 때 적어도 외국 서비스의 인적 문제는 없을 것으로 기대했고 좀 더 많은 대화와 파트너쉽, 세밀한 기획을 통해 접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여전히 외국 서비스이지만 성공 모델로 자리잡는 마이스페이스가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생각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글을 읽으면서 느낀건 secondlife 의 국내시장 진출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사용자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컨텐츠로 일단은 파고들어보려는 욕심이 좀 큰 것 말이죠.

    myspace의 선전을 기대해봅니다. ;)

  2.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겠죠. 이제 국내 소비자들을 만만하게 보고 접근하면 외국 서비스도 큰 코 다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 다만 상징적인 의미라도 국내 인터넷의 활력소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인터넷 상황이 너무 답답해요..

  3. 백일몽 2008 4월 17 10:07

    정말 다른거 다 제껴두고라도 UI는 좀 어떻게 좀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쌍팔년도 홈페이지 보는 기분이예요

  4. UI 가 정말 엉망입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화가 나게 하네요.
    다른 건 몰라도
    UI가 개선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듯 합니다.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중요한 게 아닌 건 아니니까요.

  5. 꼼꼼하게 서비스에 대한 좋은 지적을 해주셨네요. 많은 부분에 동감하고 갑니다 ^^

  6. 좀 기대했는데..정말 엉터리더라구요.
    대체 뭐가 “한국판”인 건지도 모르겠고

    무슨 생각인진 모르겠지만
    좀 더 준비를 많이 해야 하지 않았나 합니다-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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