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業)과 꿈(Vision)

지난 22일(목) 오랫 동안 준비해 온 웹 어플리케이션 컨퍼런스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이 행사를 준비한 사람들은 뭔가 심도 있는 기술을 배우기 보다는 업계 공통의 화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회사와 사람, 사람과 사람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축제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내용이 겉돌았다는 평가를 해주셨는데 짧은 시간에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다 보니 그랬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론이 아닌 화두를 던지고 함께 고민할 꺼리를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내심 IT 선후배들을 초청해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하이라이트였던 저녁 비전 나이트 행사에 오후까지 계셨던 많은 분들이 참석하지 않으셔서 안타까웠습니다. 밤 늦게 까지 남아 주시길 원했던 것이 너무 큰 욕심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즐거운 공연과 창업 선배들의 이야기, 대학생들의 도전, 그리고 한국 인터넷 대부이신 전길남 박사님의 강연 등 정말 개발자의 꿈을 다시 불타오르게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는데 말입니다.

행사가 끝나고 박재현님은 IT 개발자의 현실이 암담한데 기술에 대한 축제라는 것이 웹앱스콘을 그들만의 잔치로 만들 수 있다는 고견을 주셨습니다. 행사장에서 어떤 분은 구글과 NHN, 다음과 같은 큰 회사가 왜 이런데서 리쿠르팅을 하도록 허가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가득이나 작은 기업에 인력난이 심한데 말이죠.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개발자를 착취(?)하는 곳이 많습니다. 우리 나라의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해서 그런 회사들이 생존하고 있고 그런 기생 형태는 결코 사라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구조적으로는 IT 업계에 시장 경쟁 체제가 더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하고 그와 더불어 개발자 스스로 그런 회사를 도태시켜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좀 더 좋은 회사를 만나고 꿈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소통하여 자신의 꿈을 더 펼치는 여유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꿈을 향해 지금의 둥지를 버리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저는 지금의 회사에 오기 전 7년 간 작은 벤처 기업에서 일을 했습니다. 운좋게도 제가 해보고 싶었던 많은 꿈들을 실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큰 업체가 부럽지도 않았고 이직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현재 다니는 회사가 연봉, 근무, 기업 문화 이런 것을 떠나 꿈을 실현해 줄 곳이 아니라면 탈출 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그냥 업(業)으로만 생각하신다면 그럴 이유도 없고 불평을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저도 학생 시절 사람들과 인터넷과 웹을 가지고 세상을 꿈꾼 적이 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한 업(業)이 되고 난 후 그 꿈도 사라지고 여유도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가슴 한켠에서는 단순히 갑과 을, CP 계약 관계가 아닌 사람들과 순수하게 만나 인터넷과 웹 그리고 미래를 꿈꾸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일에 있어서도 그런 꿈을 지켜 주고 여유를 주는 회사를 찾아 왔습니다. 아무리 일과 삶의 무게가 우리를 짓누르고 있더라도 함께 하는 꿈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것이 한없이 가벼울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직 우리 주변에는 개발자로서 꿈과 여유를 누릴 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꿈을 가진 수 많은 분들이 연결되고, 만나서 이야기 할 수 있을 때 전체가 상향 평준화가 이루어 질 것입니다. 웹앱스콘이 바라던 것도 바로 그런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우리 뿐만 아니라 후배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참고
1. 미투데이 실시간 블로깅
2. 올블로그 실시간 블로그
3. Flickr 사진 보기

여러분의 생각

  1. 아무것도 모르는채 IT업계창업하여 근 1년을 마음고생한 창업주입니다
    좋은 개발자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이더군요. 온나라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못구한다고 들었는데 여기 업계에선 아니더군요…..
    그나마 webappscon에서 쓸쓸한 창업자의 마음을 달래주어 많은 위로 받고 돌아왔습니다.
    뜻과 목표가 같은 개발자가 있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차니님의 글에 동감하며 괜히 주절 써봅니다.

  2. 참 저도 공감갑니다. 꿈과 열정을 계속 키워야 하는데 말이죠.

    근데 인력문제는 저도 느끼지만 양극화가 정말 심각하긴 합니다.

    국내 3대 포탈업계 빼고는 국내 IT업계에서 수익내는 회사는 대기업 SI업체들 외에 없다보면 됩니다.

  3. 안녕하세요. 자봉으로 더 많이 누렸던 한희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웹앱스콘 윤석찬님을 가까이서 만나뵐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기쁨이자 수확이었어요. 컨퍼런스 이전부터 맛있는 것도 사주시고 바쁘신 중에도 항상 관심갖고 배려해주신 모습, 살짝 감동이었습니다. 진심과 확신에서 우러나오는 말씀 깊이 새길게요.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그럼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

  4. 이진석 2007 6월 26 0:44

    제 주위에는 꿈을 가진 수많은 개발자가 있습니다. 그들의 사회 초년생 시절에는 개발에 대한 푸른 꿈에만 부풀어있을 뿐 그 이외의 정치적인 것들 등등의 것에는 무감각합니다. 꿈에 부푼 얼마의 시간이 흐른후 그들은 실망과 함께, 점차 타협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꿈에서 멀어져만 갑니다.

    그런 분들을 보고 제 마음속의 말을 꺼낼때면, 왠지 모르게 조심스러워집니다. 저의 생각을 강요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

  5. 요즘은 꿈보다는 그냥 크고 돈많이 주고 환경 좋은곳으로 몰리지 않나요? NHN 다음 구글이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인가를 생각하는게 아니라, 크니깐, 환경이 좋다니깐, 돈도 많이 준다니깐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작지만, 꿈을 꿀 수 있는 곳은 아직도 많습니다. 기업같지 않은 장사꾼들도 있지만, 정말 기업인 곳이 많은데도, 아무도 선택하지 않습니다. 작다는 이유만으로…

  6. 차니님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이러한 행사가 열리고 꿈과 비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였다는데 좋은 자리였습니다.

    내년에도 또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7. 차니님 글 읽고 동감이 절실히 드는군요.
    저는 학생들에게 취업이나 연봉에 목표를 두지말고 헝한 IT벌판에서 맘껏 뛰어 놀으라고 가르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행사에 참여하여 우물안 개구리 신세를 절실히 느끼라고 하지요. 그래서 저번에도 데브데잇을 학교에 광고를 내면서까지 추천한것이고 겨우 3명이 동참하게 된것이었습니다. 이번에도 광고를 하였지만 학생들에게는 기말시험이 더 큰 우선순위 인가 섬뜩 나서질 않더군요. 꿈보단 업인거 같습니다.
    답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나름대로 꽉막힌 감정이 많았나 봅니다. 차니님의 뜻을 잘 새기어 저는 물론 학생들에게도 전달 시키겠습니다.

  8. 차니님 늦은 시간까지 너무 즐거웠습니다.
    끝나자 마자 인사도 못드려 죄송합니다. 기차가 늦어 쏜화살같이 서울역에 갔지만 벌써 결제까지 한 KTX는 떠나 버리더라구요. 현금 별로 없고 KTX는 막차 이었던 터라 발만 동동 거리다가 겨우 무궁화호를 11시에 타게 되었습니다. 발매까지 한 KTX를 놓쳤지만 저는 더큰 열정과 더 넓어진 시야를 획득하였습니다. KTX와 비교꺼리도 안되죠.
    2시간 가량의 무미한 시간을 차니님께서 주신 닌텐도로 달래며 대전에 즐기면서 도착하였습니다. 여러모로 정말 감사드립니다.

  9. 한국이란 나라에 인터넷이란 것을 전파하신 전길남 교수님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 제 학창 시절의 영웅 ^^;

  10. 주말에 책 좀 정리하다가. 가자! 웹의 세계로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예전에 차니님이 쓴 글도 보이고, 또한 그때 인터넷을 통해 꿈 꾸었던 희망도 생각나더군요.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꿈꾸었던 세상에 비해 인터넷 기술은 더 많이 발전해 있지만 그때 만들고자 했던 세상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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