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말의 영화에서 The Power of One이라는 영화를 방영하였습니다. 실로 오래간 만에 다시 보는 영화입니다. 92년도 이 영화가 개봉 됐을때 난 대학에 막 들어간 신입생이었습니다. 세째형 손에 이끌려 호암아트홀에서 이 영화를 봤는데, 극장 개봉 전이었고 시사회 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난 그날 그 영화를 보고 자유를 향한 흑인들의 의지에 감동했고, 아프리카라는 땅에 흥분 했습니다. 또, 그 저변에 흐르는 영화음악에 전율을 느꼈죠.
그 영화는 개봉 된지 2주만에 거의 모든 영화관에서 간판을 내렸지만, 난 부산에서 한번 더 그 영화를 보았고 처음으로 OST를 사기도 했습니다. 그 OST가 어디갔는지 모르지만 오늘 그 영화를 보기전에 P2P로 어렵게 mp3 파일들을 찾아냈습니다.
내가 제일 좋아 한 영화
얼마전 쇼생크 탈출에 대한 글을 썼을 때, 내가 제일 좋아했던 영화였다고 했다면 취소해야 겠네요. 파워 오브 원 은 백인 소년의 성장을 통해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해야 했던 남아프리카 흑인들의 인권과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저변에는 역사속에서 흑인 뿐 아니라 독일인, 유태인, 미국인, 영국인 이라는 서로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 하고 있고, 이는 흑인 문제 만은 아님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PK는 反나치주의자인 독일인 닥 , 노예처럼 살아가는 흑인들의 리더 기일 피트 (모건 프리맨扮) 와 만나면서 인간은 내면의 힘이 역사를 바꾸며, 권투를 배우면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싸우는 방법을 배웁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요하네스버그에 남게된 PK는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흑인들에게 야학을 같이 한 마리아를 통해 사랑의 힘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옥스포드를 포기하고 흑인 친구인 듀마와 남아프리카 전역을 돌면서 교육을 통한 인권 운동을 한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백인인 PK가 흑인들의 희망이 된다는 사실에 몹시 씁쓸해 합니다. 아프리카 전설속에 가뭄을 해결하는 레인메이커(Rain Maker)가 백인이라는 사실에 또 하나의 백인 우월의식이 아닌가 하는 점 때문입니다. 그것은 영화를 바로 보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PK는 감옥에서 흑인을 도와 주며, 흑인을 괴롭히는 아프리카나들을 권투로 때려 눕히며, 부족들에게 합창를 가르쳐 하나된 모습을 이끌어 냅니다. 그러나 PK는 흑인편에 선게 아니라 불의한 백인들에 단지 맞섰을 뿐이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입니다. 백인이 흑인의 희망이 됐던 흑인이 백인의 희망이 됐는지를 따지는 것이 이미 분리주의적인 생각에 젖어 있는 것이죠.
아프리카와 영화음악의 감동
아프리카의 원시적 모습은 하나의 신앙입니다.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목사는 “우리들의 2세는 피부색이 아니라 그속의 영혼으로 살아가기를 빈다” 고 호소했으며, 이 영화는 편견과 오만이 얼마나 위험하며 자연과 인간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ㅐ면의 원시성에 있다는 메시지를 오늘을 사는 인간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아주 산골에 태어나 자란 오랫동안 나는 이러한 원시성에 동경을 가져왔습니다. 지질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한데도 광활한 자연과 시간에 대한 경외감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나의 신에 대한 신앙이 기초해 있다). 우리 와이프랑 연애 시절 이 영화를 추천해 함께 보면서 언젠간 아프리카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의지를 이야기 해 주었었죠. 27년간 자기가 사는 근방을 떠나 본적이 없는 그녀는 매우 놀라워 했지만…
내가 이 영화에 흥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영화 음악 때문입니다. 아프리카의 리듬과 보컬이 들어간 영화 음악은 한스 짐머(Hans Zimmer)의 작품입니다. 이들 음악에서는 아프리카의 영혼이 담겨 있는 영적인 음악 들이며, 억압과 압박속에 살아온 민족이라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정서입니다. 한국인들이 특히 흑인영가 계열의 가스펠에 감동을 많이 받는 것도 그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특유의 보컬과 합창을 들을 수 있는 곡은 흑인을 차별하는 교도관들을 풍자한 줄루어 가사로 된 South land Concerto이고 이 페이지의 배경에 깔리는 음악입니다. 모건 프리만역인 피트가 교도관에게 맞아 죽음을 맞으며서 자유인으로 느낀 아프리카의 하나됨을 표현한 곡입니다. 이 밖에도 아프리카 음악과 팝음악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O.S.T 곡들은 감동적이라는 말 밖에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링크를 통해 음반을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를 가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요하네스버그는 1886년 금광이 발견되면서 남아공 최대 상업도시로 발전했습니다. 94년 만델라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아파르트헤이트정책의 철폐로 흑과 백의 이분법적 구분도 사라졌습니다. 요하네스버그 중심가에서 15분 거리에는 흑인들의 거주지역인 알렉산드리아. 영화에 나오는 판자촌의 모습 그대로 지금도 수많은 흑인들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10년전에 느꼈던 감동과 동경이 이제 현실로 다가 왔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2001년 부터 남아공에 있는 세계적인 인증 회사이자 베리사인의 자회사인 Thawte와 파트너쉽을 만들어 사업을 해왔고, 2004-2005년 사업 계획을 위한 워크샵에 본사에서 저를 초청한 것입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혼자 참석하게 됐는데 한창 여름인 12월에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와 세계적인 관광지인 더반과 케이프 타운을 방문하게 되었죠. 이런 시점에 다시 한번 그 땅을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 자신에게 이번 여행이 또 다른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고, 다녀오면 아프리카 여행기를 한번 다루도록 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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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아빠가 막연히 동경하던 아프리카 땅에 가게 되는군요. 어릴적 영화한편이 한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엄마인 저에게도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문화적 다양한 컨텐츠를 잘 선별해서 접하게 해 줘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들이 조금 크면 발레 공연에 한번 데려가고 싶군요.
차니의 영화감상문을 읽고 나면, 그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답니다.
느낀대로 쓰는 것두 무지 어려운데 말예요.
나도 그런 꿈의 나라로 출장 좀 보내주…
ㅋㅋ 캄사함다.. 웬칭찬(?).. 맞나?
남아공을 아직 꿈의 나라로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일반인들에겐 아직은 생소한 동네죠. 비행기만 20시간을 타야 되니깐요.. 재밋는 이야기 많이 만들어 올께요..
우리 아기들이 조금만 더 나이가 있어도 같이 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