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를 이어주는 실리콘 밸리의 101번 고속도로는 이미 퇴근길을 재촉하는 차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 가운데서도 IT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마운틴뷰(Mountain View)에 세계적인 검색 기업 구글(Google)이 있었다. (이미 구글 본사와 그 곳 직원들의 생활은 다녀간 분들의 방문기와 구글 한국 블로그를 통해 많이 소개되어 있지만 필자가 느낀 점을 편안한 기행문으로 나누어 보고자 한다.)

구글 본사는 옛날 실리콘 그래픽스(SGI) 본사가 있던 건물들 중 8개 정도를 매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구글 플렉스(Googleflex)라고도 불리는 이 건물들은 41번부터 50번까지 번호를 매겨서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 직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근처 건물들을 계속해서 매입해 인테리어 변경 공사를 진행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쓸 만한 근처 건물들이 거의 없어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NASA 에임스 센터에 부지를 빌어 쓰는 것이 여건 상 필수적인 것처럼 보였다.

안으로 들어오자 근무 시간 중인데도 한가롭게 비치 발리볼을 하는 직원들이 눈에 뜨였다. 구글 창립자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라 내부에 몇 개가 있다고 한다. 한가로움 보다는 자유로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눈에 보이는 구글, 눈에 보이는 비전
구글 Visitor Lobby에 보면 구글 서비스에 대한 여러 가지 프리젠테이션들이 있다. 대부분의 IT기업에 가면 그 회사 만의 상징물이 있지만 구글의 것은 독특했다. 구글 이용자가 실시간 입력하는 키워드를 통한 갤러리가 인상적이었다. 그걸 보면서 방문자뿐 아니라 직원들도 우리 회사가 이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우리 나라 포털인 다음(Daum)의 경우라면 로그인 기반 서비스가 많으니 지금 로그인 하는 사람들의 아이디를 쭉쭉 올려 준다든지 우리 나라 각 지역의 접속자 숫자를 3차원으로 보여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구글 건물 내 각 층에는 가로로 십여 미터에 달하는 화이트 보드가 곳곳에 있다. 마치 방문객들에게 자신들의 넓은 꿈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 중 일부는 황당하기도 했지만 구글의 비전과 그것을 이행하는 과정을 눈으로 보는 것 같아 흥분되었다.

화이트 보드 중에는 갖가지 낙서들이 쓰여 있는 것도 있었다. 낙서들을 자세히 보면 낙서가 아니라 엔지니어나 직원들이 서비스나 회사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적어 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히 방문객을 위해 그려 놓은 건 아니라 회사 내에 의사 소통과 아이디어 창출을 위한 브레인 스토밍을 쉽게 위해 만든 것으로 보였다. 이는 사람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중요시 하는 인터넷 기업의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 된다.

구글 플렉스는 하나의 생활 공동체
구글에 들어서면 구글만의 로고에 사용한 4색을 활용한 것이 많다. 주차장에 차량 유도 표지판이나 전화기 버튼에도 그들의 색상을 사용한다. 신입사원임을 알려주는 풍선도 4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내부의 몇 개 건물을 다녀 봤는데, 내부 공간은 엔지니어의 경우는 2인이 하나의 방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갑작스런 인원 증가 때문에 넉넉하지 않은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역시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의 자리에는 획일적이지 않은 자유로움과 다양함이 느껴졌다.

구글 내부에는 앞에서 언급한 곳곳에 있는 간식 저장소뿐만 아니라 퍼시픽 카페, 이름 없는 카페, 중앙 식당 등 배고픔을 방지해 주는 여러 식당들이 있다. 각 층마다 여러 군데 위치한 휴게실이나 확 트인 회의실, 천연 음료 주스와 커피바, 신선한 과일과 30여종이 넘는 과자 등도 독특한 구글의 모습이다. 신선한 과일은 사원들의 건강을 생각한다는 장점과 더불어 먹으면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도와 줄 것 같다.

직원들의 빨래나 드라이 크리닝을 무료로 취급해주는 곳, 헬스와 온천 사우나, 간이 수영장, 유치원 등 없는 것이 없다. 물론 주변이 서울에 비하면 황량한 위치인 지라 당연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실리콘 밸리 주변 회사들에 비해서는 훨씬 좋은 수준을 자랑한다. 그냥 미국의 웬만한 대학 캠퍼스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수준이었다.

저녁 식사시간이 되어 중앙 식당이 열리자 수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기 위해 모여 들었다. 식당은 아시아 음식, 이탈리아 음식 등 여러 코너에서 각기 다른 나라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뛰어난 요리사의 솜씨나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바 있지만 정시 출퇴근이 익숙한 미국에서 저녁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밥을 먹고 있을 줄은 몰랐다. 유명한 요리사가 있는 코너는 밥을 먹고 이야기 하는 한 시간 동안에도 서 있는 줄이 줄지 않을 정도였다. 덕분에 맛있는 요리를 못 먹고 왔지만 말이다.

기술을 기반하는 마케팅이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은 비즈니스적으로 잘 나가는 회사이다. 닷컴 기업 중에도 유래 없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구글이 무엇을 중요시 여기고 있는지 보여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좋은 경구라고 생각된다. 결과가 추적 가능해야 한다거나 외부 사람들이 자기 회사를 끊임없이 이야기 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과장이 아닌 데이터로 이야기하라는 내용은 교과서에도 자주 등장 되는 원칙들이다. 특히 지메일과 구글 맵스 처름 베타 버전을 홍보 하도록 한다든지 아이디어를 중요시하는 것은 구글 만의 독특한 원칙이었다. 개중에는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원칙들도 있었다.

밤이 되어 주위를 환히 밝히고 있는 건물들을 보자 구글이 아직도 벤처 정신을 간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자와 기술이 선도하는 미래를 예측하고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환경에서 회사와 자신이 구분 없이 공존하는 정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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