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캐스팅 비지니스모델의 허상

본의 아니게 인터넷 방송이라는 업계에 있다보니 그와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업계획서 같은 것도 검토해 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게 됩니다. 요즘 받은 문서 중에는 특징적으로 인터넷 방송 중계망 서비스를 하고자 하는 사업계획들이 특히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멀티캐스팅(Multicasting)을 이용한 인터넷 방송서비스 라는 아이템을 가진 것들이 있었습니다. 멀티캐스팅이라고 하면 인터넷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쉽게 정확한 개념을 알고 있지는 못하고 뭔가 고차원 적인 방송기술 인것 처럼 느껴지게 됩니다. 제안서 첫장을 들쳐보면 의례히 유니캐스팅과 멀티캐스팅의 비교를 통해 현재 인터넷 방송이라는 개념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림: 본문 설명 참조

우리가 흔히 인터넷방송이라고 하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멀티미디어 압축 화일을 전송하는 것으로 사용자들의 대역폭에 따라 매초 일정한 데이터 양을 수시로 전송함으로서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마치 방송처럼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스트리밍은 대체로 유니캐스팅(Unicasting)이라는 방식을 사용하게 되는데, 이는 한 스트림 서버에 많은 접속자들이 접속함으로서 요청된 화일을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용자들이 폭주하게 되면, 스트림 서버의 트래픽이 증가함으로서 스트림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100k 형태로 인코딩된 비디오 화일의 경우, 동시 사용자가 10명이 되면 직관적으로 1MB의 회선을 사용하게 되므로 스트림서버가 위치한 회선의 용량이 품질을 좌우되게 됩니다. (실제 트래픽양은 위와 같지는 않으나 유사한 값을 가진다) 따라서, 인터넷방송을 하는 대부분의 업체의 스트림 서버는 데이터 센터같은 곳에 위치하고 있고, 큰 업체의 경우 평균 60-120MB가 넘는 회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회선 및 장비 유지 및 관리비용에 적지 않은 자금이 소요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서버까지 도달하는데 경우하는 여러가지 네트웍 환경에 따라 방송의 품질이 좌우되게 되는데 이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멀티캐스팅이라는 것입니다. 멀티캐스팅은 사실 라우팅 기법의 일종으로 인터넷에서 Client-Server라는 전통적인 방법이 아니고 그 기반을 이루는 라우터(Router)들이 통신채널을 공유하며 멀티미디어 정보들을 전송하는 방식이므로, 멀티캐스팅을 지원하는 라우터가 가까이 있다면 가까운 라우터로 부터 미디어 데이터를 받으므로 인터넷의 트래픽을 크게 줄일 수도 있고, 우수한 품질의 방송과 동시에 수십만명이 한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멀티캐스팅 방식의 라우터들의 인터넷에 가상적으로 묶여 있는데 이들을 MBONE이라고 합니다. 멀티캐스팅이 보편화 되기 위해서는 인터넷 상의 모든 라우터들이 멀티캐스팅을 지원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하고, 많은 멀티캐스팅 데이터 들이 전송되려면 현재 보다도 더 높은 회선속도가 지원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멀티캐스팅은 회사 내부나 LAN에서의 화상회의 및 사내 방송등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리밍미디어로 유명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미디어나 리얼 네트웍스도 멀티캐스팅 지원스펙이 마련되어 있고, IPTV라는 멀티캐스팅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Precept라는 회사는 시스코에 합병되는 등 차세대 인터넷 환경이 도래 하기전에 멀티캐스팅 기술을 바탕으로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이제 다시 제안서의 내용으로 돌아가 보면, 이러한 멀티캐스팅을 통해 인터넷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광역적인 방송 서비스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멀티캐스팅이란 방송소스에서 지역서버 까지는 멀티캐스팅을 사용하게 되고, 그 다음 부터는 유니캐스팅을 사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멀티캐스팅 부분에서는 위성이나 LAN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자기와 가장 가까운 서버로 접속하여 방송을 보게 된다는 이론입니다. 현재와 같은 유니캐스팅 방식을 어느정도 극복하면서, 멀티캐스팅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이용하는 것인 만큼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도 약점은 있습니다.

첫째, 멀티캐스팅을 사용하였다고는 하나 유니캐스팅 방식에 여전히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유니캐스팅의 문제는 자신의 밖에 있는 네트웍환경에 따라 방송의 품질이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지역별 네트웍망이 잘되어있는 미국의 경우, 리얼네트웍스의 RBN이나 브로드캐스트닷컴은 위성을 이용하여 각 지역 서버를 유기적으로 묶어주고 있습니다.

또한, 리얼서버에는 스필리터(Spilliter)라는 기능이 있어서, 동시사용자수를 조절하여 분산 수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네트웍환경에 알맞는 기술들이 나와 있는 셈이며,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둘째, 멀티캐스팅은 아직도 기술적으로 완벽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곳이긴 하지만, 멀티캐스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술 연구, 인터넷 전체적으로 회선 및 라우터 같은 장비들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 져야 합니다. 이는 마치 현재 IPv4에서 IPv6로의 변경에 있는 난관과 같은 이유입니다.

세째, 이유가 어찌 되었던 제안서의 내용대로 사업을 시작하려면 적어도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각 ISP나 사설 데이터교환센터들이 마구 들어서는 가운데, 웹캐스팅 만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 지역서버나 위성시설을 갖추는 것은 수요가 얼마나 창출될 지 의문입니다. 특히, 캐나다나 미국 같은 대륙이 아닌 한국, 특히 언어가 다른 아시아권의 멀티캐스팅 비지니스 모델은 좀 위험하고 무모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넷과 첨단기술로 포장된 각종 비지니스모델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시장과 환경의 맞는 Time to Market 비지니스가 성공하는 것이 인터넷 세상의 생리 입니다. 지금 유명해진 인터넷 기업들은 과거에 시장을 생각하지 않고 비지니스를 하다가 망해본 모델이 하나쯤은 가지고 있습니다. 멀티캐스팅도 인터넷방송에서 꿈의 기술인것 같지만, 아직은 기다려야 할 때 인것 같습니다.

* 참고사이트
– MBONE코리아 http://www.mbone.or.kr
– 리얼서버 멀티캐스트 http://docs.real.com/docs/g2multicast.pdf
– 윈미디어 멀티캐스트 http://www.microsoft.com/ntserver/zipdocs/msmulti.exe

윤석찬/나인포유 기술이사

여러분의 생각

의견 쓰기

이름* 이메일* 홈페이지(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