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저는 블로그에서 MS의 철수 관련한 Daum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 ZDNet의 칼럼니스트인 류한석님의 MS, 한국만을 위한 윈도우를 개발할 것인가?라는 글을 읽고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해 볼까 합니다. 글 내용 중간 중간에 꼬투리를 잡고 싶은 내용이 좀 있지만 마지막에 결론으로 말하신 부분에만 저의 생각을 담아 보겠습니다.

첫째, MS의 명백한 불법 행위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시정 조치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이익환수 차원에서 MS에 상당한 벌금을 물리는 것은 괜찮다. 또한 실질적으로 중소 S/W 업계에 도움이 될 만한 조치도 좋다.

류한석님께서는 기본적으로 MS가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이는 업계 전체에 대한 피해를 준 것이므로 이에 대한 시정 조치가 있어야 하고 실질적인 법적 조치까지 이행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윈도우 코드 삭제는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차세대 UI와 통신 기술을 갖춘 윈도우 비스타의 출시가 1년여 남은 상황에서 그러한 결론은 소비자들의 기술적 혜택을 가로막을 뿐이다.

위의 주장에 대한 바탕에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윈도를 쓰고 있는데, 이러한 독점 상태가 그대로 고착화 되는 것이 소비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차세대 UI와 통신 기술을 갖춘 멋있는(?) 윈도 비스타를 좀 늦게 쓰는 것이 그리도 문제가 되는 것인가요? 윈도 보다 더 멋진 UI와 보안 기능을 갖춘 맥킨토시나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 데스크탑이 좀 더 독점 구조를 해소하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그리 나쁜 일인가요? 네이트온, 터치 같은 국내 메신저 업체와 ThinkFree 오피스 등 윈도 어플리케이션에 직접 경쟁하는 업체들이 국내에서 경쟁력을 가지도록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소비자와 중소 SW업계의 이익에 반하는 일인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류한석님이 말씀하시는 중소 S/W업계는 MS의 독점으로 이익을 보는 MS 협력사를 이야기 하시는 건지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인지 헷갈립니다. 우리 나라 S/W 업계의 취약점은 사용자 기반이 되는 O/S의 윈도 독점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독점 기업의 문어발식 어플리케이션 푸시(Push)로 인한 경쟁력 약화가 원인입니다. 아래 한글과 MS워드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나라가 경쟁력을 갖는 메모리, 모바일 등의 분야를 보면 내수 시장에서 성공한 경우에 해외에서 성공한다는 등식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 S/W 업계가 MS의 하청(협력) 파트너라는 볼모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한국 MS 사장을 지냈던 사람이 공개 S/W 장려 정책을 펴는 사람으로 변신한 것과 같은 이유이며 정부에서 공공연하게 공개 S/W 장려 정책을 펴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우리 나라는 향후 국제 경쟁력이 있는 내수 S/W를 정책적으로 살려야할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에 있습니다.

또한 MS의 철수 내지 수정 윈도 출시는 독점의 폐해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ActiveX 양산으로 인해 XP서비스팩2 출시가 몇 달이 연기 되고, 정부나 일반 기업 모두 할 것 없이 윈도에서 아니면 제대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한국의 인터넷 보안을 담당한다는 정부 기관이 MS의 정책에 일희일비 하고 심지어는 포털 업체에 윈도우 업데이트 여부를 체크하는 프로그램까지 배포해 달라고 요구 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니 우리가 MS 대한민국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MS에 대한 수정 윈도 출시를 요구하는 결정은 장기적이고 궁극적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이익을 줄 것입니다.

셋째, 중소 S/W 업체가 아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또 다른 대기업이 비합리적인 이익을 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차라리 소송조차 내지 못한 중소 업체들에게 배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일이다.

이 또한 궤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회사를 대기업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04년 일년에 매출 2천6백억, 영업이익이 12억인 회사 입니다. 그리고 공정위에 MS에 소송을 낼 2001년 당시에는 매출액 900억, 영업손실 78억이었습니다. 이 회사는 진짜 대기업인 S전자 처럼 하청 업체를 거느리면서 이익을 취하지도 않는 그저 중소기업일 뿐입니다.

당시 Daum 뿐만 아니라 메신저를 만들던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있었고 심지어 미디어 플레이어를 만들던 회사들도 있었습니다. 당시 많은 회사들이 윈도우의 끼워 팔기로 인해 시장 경쟁력을 얻지 못했고 이는 이미 미국과 유럽의 결정에 의해서도 판명된 사실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쓰러져 갔지만 Daum이 이 문제를 끝까지 제기해서 끌고 왔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AOL, Sun, IBM, RealNetworks, 유럽 반독점 위원회, 캘리포니아 주 사용자 등 많은 대기업과 소수 사용자까지 MS로 부터 배상에 해당 되는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받았습니다. 리얼네트웍스는 얼마전 7천억원 상당의 합의금을 받았습니다. 100억을 다 받지 못하더라도 Daum이 손해 배상을 받는 것이 비합리적인 이익이라면 AOL과 리얼네트웍스 Case도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음(Daum)이 이번 공정위 판결로 인해 손해 배상 소송에서 이겨서 받는 배상이 어떻게 비합리적인 이익인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그동안 소송 조차 내지 못했던 중소 S/W회사들이 Daum의 노력으로 인한 결과에 따라 배상 소송을 내서 MS를 통해 배상을 받는 길이 열리게 되고 이러한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면 누구에게 박수를 보내야 합니까? 소송조차 내지 못한 중소 업체들에게 배상이 이루어질 수 있는 합법적인 방법이 있습니까?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몇몇 위안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에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게 되어 그 외 다른 할머니들도 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소송을 이끌어 왔던 할머니들에게 먼저 돈을 받는다고 돌을 던질 수 있는지요.

저의 진실은 소비자의 눈 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 때문에 보다 큰 이익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