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찬- 웹표준의 전도사 파이어폭스로 말하기 (월간 웹 인터뷰)

웹 디자이너들이 즐겨 보는 잡지인 월간 w.e.b (웹)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서 즐거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Mozilla 커뮤니티 활동과 Firefox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국내 웹 표준 환경 및 웹 디자이너나 UI 개발자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했고, 잘 정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텍스트를 웹에서 찾을 수 없어 여기에 발췌합니다.) 여러분들도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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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남원근 편집장

PC통신이나 인터넷이 우리나라에 처음 보급되었을 때의 설레임, 황금 빛 미래 전망을 기대한다면 현재의 웹 환경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속도, 성능 뭐 하나 나무랄 데 없지만, 뭔가 부족하다. 인터넷산업의 거품이 꺼진 잔영과는 다른 문제다. 인터넷의 보급은 산업적인 특성과 더불어 문화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자긍심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산업화되고, 서비스와 소프트웨어가 거의 독과점 상태에 이른 현 상황에서 인터넷 사용자들은 어느덧 그저 소비자로 전락했는지 모른다.

파이어폭스 1.0의 출시 이후 폭발적인 사용자들의 반응은 그래서 단순히 세계 최대 IT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감을 뛰어넘어 사용자가 주체가 되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갈증의 폭발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들은 인간의 교류와 발전에 복무하는 기술이라는 웹 초기의 대의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웹 표준에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충실해야 하고 이를 통해 인간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수용돼야 한다는 그들의 요구는 더욱 힘을 얻고 있다.그리고 그들은 단순한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생산자로서 공동체정신에 기반해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윤석찬 다음커뮤니케이션 R&D센터 랩 I팀장은 한글 모질라 프로젝트 리더로서 파이어폭스 1.0 썬더버드 1.0 한글판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이런한 흐름을 국내에서 주도하고 있다. 그는 파이어폭스의 기능을 떠나서 웹표준을 충실히 따르는 강력한 웹브라우저의 등장으로 신기술의 수용, 접근성, 정보 격차 등의 문제를 해소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웹 초기의 설레임, 전망을 잃지 않았다는 그의 얘기를 들어본다. 그를 통해 지난 10년간의 한국 웹 환경을 반추하고, 10년간의 웹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 파이어폭스 한글판을 만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저 혼자 만든 것도 아닌데, 너무 제게 시선이 쏠리니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한글 모질라 프로젝트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 덕에 한글판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들 일이 있는데도 열심히 했습니다. 파이어폭스에 이어 이메일 프로그램인 썬더버드 1.0 한들판도 출시될 것입니다.
썬더버드는 아웃룩 2003 기능을 포괄하는 무료 프로그램으로, 소스가 상당히 가볍고 RSS 구독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많은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 언제부터 참여하셨죠?
2002년 5월 한글화에 참여했습니다. 모질라 프로젝트는 98년 8월부터 3년가 프로그램 전체 소스를 갈아엎는 시기를 겪었습니다. 소스사 무거운 모질라로는 희망이 없다는 개발자 그룹의 판단 아래 대대적인 작업이 이루어졌던 것이죠. 그 기간 이후 참여했습니다. 제가 참여하기 전에는 당시 서울대학생이었던 최준호씨가 한글 모질라 0.6부터 0.9보존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 밖에도 신정식, 송응규씨도 튼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모질라 1.0버젼부터 참여해서 파이어폭스, 썬더버드 작업 등의 한글화 작업에 참여해왔습니다.
모질라는 현재 1.8버전까지 나와 있습니다.

모질라 프로젝트는 2003년 말 로드맵을 일부 수정해, 보다 가볍고 최적화된 웹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와 이메일 프로그램 ‘썬더버드’를 프로젝트에서 분리해 별도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이어폭스는 원래 파이어버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똑 같은 이름을 쓰고 있던 업체에서 문제를 제기해 파이어폭스로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10여년 전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인터넷이 우리나라에 처음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사용하면서 ‘웹 코리아’라는 커뮤니티 활동도 하기 시작했죠. 웹의 정신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결성한 단체였는데, 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W3C의 SVG(Scalable Vector Graphics)의 워크그룹에도 참여하게 됐구요.
당시에는 더 이상의 한글판이 나오지 않게 된 넷스케이프의 한글화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바쁜 회사생활에 많은 걸 잊고 지냈습니다. 2002년 웹코리아 사이트를 방문했다가 한글 모질라 프로젝트를 발견하곤 참여하게 됐습니다. 웹 초기에 했던 의미 있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생각을 나누고 같이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그런 활동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W3C 활동을 하면서 웹 표준화 문제에 관신이 많았는데,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지난 몇 년간 발전해온 신기술, 그리고 표준화된 기술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을 목도하면서 뭔가 이를 개선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 한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라면 계기입니다.

*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면 파이어폭스는 어떤 웹브라우저입니까?
웹 철학에 충실한 브라우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개방성, 확장성, 접근성 등 웹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격을 충실히 구현하기 위해 W3C가 제정한 웹 표준에 매우 충실합니다. 어떤 회사의 제품도 아니고 마케팅도 하지 않지만, 1,000만회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진 것은 바로 이런한 철학이 구현됐기 때문입니다. 탭 브라우징, RSS 구독 기능과 같은 기능적 우수성이나 가볍고 보안에 강하다는 특성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는 굉장히 중요한 장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이어폭스는 이상의 실현을 위한 도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마이크로소프트를 공격하기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닙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를 자극할 수는 있을 겁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지난 3년간 전혀 추가개발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W3C의 그래픽(SVCG), 음성(VoiceML), 동영상(SMIL) 등의 표준 기술이 익스플로러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장된 기술도 상당히 많구요. 파이어폭스는 가장 최근까지 이룩된 웹 표준기술들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표준을 충실히 수렴한 웹브라우저가 등장해서 시장 점유를 넓힌다면 마이크로소프트도 추가 개발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발전되 웹 기술이 수용됨으로써 보다 진일보한 웹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해외에서는 벌써 시장점유율이 상당히 높아졌더군요.
파이어폭스의 출시 때문에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90%대 이하로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있습니다. 파이어폭스의 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목표롤 잡은 10%선은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1% 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워낙 익스플로러 의존율이 높아서 파이어폭스로 접근했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이트가 워낙 많아서…, 그런 관행이 고쳐지기 전에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파이어폭스에 익스플로러 호환성을 추가한다면 반응이 더 뜨거울 것 같은데
비표준 태그나 스크립트, 기능을 파이어폭스에 추가하는 것을 본래의 개발 취지에 벗어나는 일입니다. 그래서 그런 쪽으로 개발 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파이어폭스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쓰는 비표준 태그나 스크립트 등을 일부 수용하기는 했습니다. 검사되지 않는 Document.all 스트립트나 object 태그의 속성 인식 기능 등은 비표준이지만 워낙 많이 쓰고 있고 웹페이지 자체의 표시를 가능케 하기 위해 1.0버전에 와서 수용했습니다. 0.9버젼까지는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웹페이지 표시 자테가 안되는 곳이 꽤 있었습니다. 개발자들 사이에 격론이 있었지만 일단 수용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 이상 나아간다면 표준 자체가 의미 없어지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 그러나 독점이라는 현실 속에서 웹 표준을 고집한다는 것은 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쎄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웹 표준을 지킨다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를 떠나 웹이 출발했던 본래 정신을 반추해봤을 때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표 준을 제정하는 과정은 모든 기술적인 이슈 뿐만 아니라 기술에 앞서 목적성에 대한 합의입니다. 웹 표준은 아까도 언급했지만 개방성, 호환성, 접근성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사용하는 컴퓨터가 무엇이든 운영체제가 무엇이든 네트워크 환경이 어떠하든 웹 사이트에 접근 가능해야 합니다. 심지어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 접근자를 위한 접근성 또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신이 흐려진다면 정보 소외현상을 그냥 지켜보기만 해야 합니다. 정보 격차는 미래에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세 혹은 독점을 마냥 용인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웹에서의 표준에 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있었지 않습니까
네. 오래 되었죠.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사이의 기술경쟁 과정에서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태그, 스트립트 등을 만들면서 웹 표준 논란은 시작됐습니다. 웹브라우저 전생 내내 웹은 혼란기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에와서는 아이러니하지만 사실 비표준 태그를 먼저 썼던 것은 넷스케이프였습니다. 오래 전에 웹디자인 작업을 하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bgsound, Marquee 태그를 넷스케이프는 blink, embed 태그를 독자적으로 쓰면서 호환이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항상 디자이너들이나 코더들은 크로스 브라우징을 염두에 둬야 했죠. 96년부터 99년까지 많은 사이트에서 넷스케이프용 단추와 익스플로러용 단추를 따로 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게 참 노가다 작업이었습니다. 그러다 웹브라우저 전쟁이 익스플로러의 승리로 끝났지만 문제는 비표준 태그가 아직 살아 남았다는 사실입니다. 소프트웨어 입장에서 보면 분명 버그이고 삭제해야 됨에도 소위 익스플로러의 하위버전 호환성(Backward Compatibility) 때문에 살아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비표준 태그를 쓰지 않으면 되는데, 학원이나 책들이 대부분 5~6년 전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에 계속 쓰게 됩니다. 외국에서는 W3C 표준을 근거해 작업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관행에 의존하거든요. 그래서 아까 언급했듯이 우라나라에서 파이어폭스가 설 자리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 모질라나 파이어폭스 역시 넷스케이프의 계승자라는 측면에서 비표준 태그를 안고 있지 않나요?
모질라나 파이어폭스는 이전 4.5버전대 넷스케이프와 코드 자체가 다릅니다. CSS2등 웹표준을 충실히 반영하는데 초점을 맞춰 개발되고 있습니다. 최근 넷스케이프는 모질라 코드를 기방으로 제작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웹표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 비표준 태그나 스크립트를 표준 태그로 교체하는 작업이 힘듭니까?
일단 비용이 들 것이란 점은 확실합니다. 서버를 바꾼다거나 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외형적인 비용보다는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들에 대한 재교육이 따라야 하고, 수정 작업 또한 필요합니다. 단순히 비표준 태그 대신 표준 태그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이상으로 액티브X 대체방안, CSS, Xhtml, 웹 페이지에서의 구조 분이(이미지 부분과 텍스트 부분의 구조적 분리) 등 접근성에 대해 포괄적으로 재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런 재교육에 드는 비용이 어마어마하지는 않을 겁니다. 문제는 시간이겠죠. 교육하는 데 드는 시간, 수정하는데 드는 시간, 수정 안 한다고 해서 큰 문제도 없는데 굳이 시간을 들요 할 필요가 있겠냐는 것이 일반적이 시각입니다만, 미래는 생각한다면 이런 생각이 바뀌어야 합니다. CSS등을 통한 레이아웃의 구성은 장애인 접근성 및 컴퓨터 이외의 무선통신장비들의 웹 사이트 접근성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다들 장애인 접근성 문제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은데, 장애인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여러 가지 부수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ALT 태그나 TITLE태그만 제대로 써도 사이트는 상당한 접근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PDA등 모든 통신 장비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는 테이블로 이미지 위치를 고정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만, 이러니까 디자이너가 정한 특수한 환경을 벗어나면 페이지가 깨져버리는 겁니다.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이 CSS는 잘 쓰는 데 CSS를 통한 레이아웃을 쓰질 않아요. 활용능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맞겠죠. CSS나 XHTML을 통한 레이아웃 변경은 정보 접근성, 레이아웃 호환성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비용, 시간 문제에 앞서 디자이너나 UI담당자, 코더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외람되게도 우리나라 웹 담당자들이 웹 표준과 관련해 너무 모릅니다.

* 아까 구조 분리를 얘기하셨는데, 최근 추세와는 좀 다른 얘기 같군요.
요즘 플래시나 이미지를 통으로 쓰는 경우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이렇게 해야 고수로 대접 받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저도 압니다. 하지만 무조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정 고수다운 생각이 아닙니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둘러싼 정보효율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진정 고수입니다.

가령 웹 사이트를 운영하는데 상당한 규모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 이미지 크기에 따른 대여폭에 대한 고민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최적화한다면 상당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한 듯합니다. 워낙 초고속 인터넷이 발전하다 보니 생긴 일인데, 오히려 외국에서는 회선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이런 문제에 대해 디자이너들이나 코더들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CSS를 활용한 레이아웃, 구조분리 등에서 외국 디자이너들이나 스크립터들이 훨씬 뛰어난 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보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작업물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나라에선 웹 디자이너나 UI개발자, 코더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못 찾았다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UI나 코딩 부분에서 스크립트 기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디자인너나 UI, 코딩 담당자에 대한 낮은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많은 업체난 교육 기관들이 이들을 프리랜서 수준으로만 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부여해야 하고, 이들 역시 스스로 웹표준 등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 우리나라는 특히 액티브X 의존율이 높습니다. 이 부분이 제일 문제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액티브X 컴포넌트를 웹 사이트에 적용하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예전에 서명 인증서를 발행하는 베리사인사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최고시장이었습니다. 액티브X 컨트롤이 1,000개 이상 판매됐으니까요. 서버에 깔리는 인증서가 1,000개 정도면 상당히 많은 겁니다. 베리사인 못지않게 다른 인증서가 보급되었다고 본다면 규모는 더 커질 접니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액티브X를 많이 쓴다는 얘기겠죠.

우리나라에서는 액티브X가 이처럼 널리 퍼지게 된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초고속 인터넷망이 너무 빨리 보급되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암호화 문제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적용을 주도하면서 시장이 확대되었다는 것입니다. 일단 둘째 이뮤부터 살펴보면 인터넷 초기에 미국은 128비트 암호화 기술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국가가 웹 브라우저에서는 지원하는 40비트 암호화 기술을 사용했는데, 저의 나라 같이 급속히 인터넷 문화가 발전한 나라에서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인터넷 뱅킹 등 암호화가 요구되는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액티브X 서명 인증서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또한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늦은 다른 나라는 플러그인을 사용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가졌지만, 우린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암호화 문제를 떠나 다양한 부가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큰 부담감 없이 액티브X를 쓰게 된 것도 바로 급속한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계속 바보 같은 질문만 던지는 것 같습니다만, 파이어폭스에서 액티브X를 지원하면 간단히 해결될 것 같은데
그런데 사용자들이 잘 모르는 게 있습니다. 파이어폭스를 통해 액티브X 컴포넌트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플러그인 프로그램을 통해 호스팅하는 방식이긴 하지만 분명 실행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플로그인을 설치해도 액티브X 컴포넌트를 삽입할 때 비표준 태그를 쓸 경우 실행이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비표준 태그와 액티브X 컴포너트를 혼합해 쓰고 있기 때문에 호환성 문제를 키우고 있습니다. 더욱이 액티브X의 경우 보안 문제가 많아 파이어폭스에서는 실행을 할 때 허용여부를 꼭 묻게 설계돼있습니다.

전 액티브X가 가진 브라우저 비호환성 문제보다 보안문제가 더욱 치명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에서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만, 우리나라 보안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액티브X 컨포넌트를 자바 등 표준 웹프로그래밍 언어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 자바가 가졌던 문제들이 최신 버전에서 많이 제거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자바로 웬만한 것은 할 수 있는 상황이 도래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바꾸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비용문제가 만만치 않을 테니까 차차 추진을 해야 할 일입니다만,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공공기관이나 은행 서비스는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는 웹사이트는 접근성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공공재는 누구만 쓰고 누구는 쓸 수 없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 얼마 전에 파이어폭스 1.0출시 기념 행사를 하셨더군요.
전 세계적으로 1.0버전이 나올 때 모즈파티(Mozparty)를 개최합니다. 모질라 1.0이 나왔을 때도 했었죠. 다들 한글화 작업을 위해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서로 1년 반 동안 전혀 얼굴을 본 적이 없었어요. 대부분의 멤버들이 모즈파티에서 처음 얼굴을 맞대고 인사를 했습니다.(웃음). 돈이 없어서 크게 행사를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마침 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지원을 해주셔서 좀 성대하게 하게 됐습니다. KLDP(리눅스 한글문서 프로젝트) 행사와 더불어 진행됐습니다.

* 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파이어폭스에 관심이 많나 봅니다.
개별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다기보다는 오픈 소스 활동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소프트웨어진흥원에서 오픈소 스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갔는데 고현진 원장이 직접 나오셨더군요. 하시는 말씀이 외국 회사들의 지사에서 재직하면서 열심히 우리나라에 소프트웨어 자산을 넓히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그게 오픈 소스 운동이라구요. 그런데 오픈 소스가 대부분 리눅스 프로젝트, 모질라 프로젝트 등과 관련이 있다 보니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았습니다.

* 이런 프로젝트는 기업들의 지원이 필수적이지 않을까요?
저 자신이 다음커뮤니케이션에 근무를 하고 있는데, 회사에서 일정 부분 배려를 해주세요. 이것도 분면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맙구요.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을이 오픈 소스 운동 등에 그리 많은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외국의 IBM이나 오라클 등 많은 기업들이 이런 운동에 상당한 지원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우리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오픈 소스 운동뿐만 아니라 웹표준에 대한 지원도 열심히 합니다. W3C에 대한 최대 지원자들이니까요, 지원뿐만 아니라 웹표준 자체를 지키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런 점에 신경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지원이 없다 보니 이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학생들밖에 없어요. 다들 아시겠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별도의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걸추한 개발자들이 나오기 힘듭니다. 외국 기업들은 이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회사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취업을 보장하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합니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회사 생활 열심히 하면서, 계속 오픈 소스 운동이나 모질라, 파이어폭스, 썬더버드의 새로운 버전 한글화 작업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현재 파이어폭스의 겨우, 세계 개발자 그룹에도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작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활동의 취지나 목적을 알리는 글을 써서 기고하거나 컨퍼런스를 조직할 예정입니다. 적극적으로 웹표준에 대한 필요성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하는데, 글을 쓰거나 모임을 갖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돼요. 2005년에는 그런 활동을 위해 월간 웹과도 협업을 하고 싶습니다. 월간 웹이 그런 활동 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 출처: 월간 w.e.b 2005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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