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 서비스가 성공하는 길

최근 웹서비스에는 베타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보다 사용자 가까이에서 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취지인 것이다. 베타 서비스에서 중요한 덕목은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이들의 능동적인 부가 서비스 참여, 혁신성, 베타테스트터 들의 디지털감성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우리 주변에서 베타(Beta) 버전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는 웹 서비스를 많이 볼 수 있다. 흔히 베타 버전이라고 하면 최종 버전이 나오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나는 버그를 잡기 위해 내놓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흔히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통용되던 ‘베타’라는 단어가 웹 서비스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구글이 바로 이런 베타 웹 서비스의 원조다. 구글 카달로그(Catalog)프루글(Floogle)은 몇 년 동안 베타 상태이며, 유명한 지메일(Gmail)은 1년이 넘도록 베타 꼬리말을 떼지 않고 있다. 구글맵, 데스크탑 검색, 구글 서제스트, 구글 토크 등이 주요 서비스 역시 베타 버전 상태이다.

이제 상황이 이쯤 되니 신생 서비스 대부분이 베타라는 딱지를 달고 나온다. 사진 공유 사이트 플리커(Flickr)는 야후!에 인수 된 이후에도 여전히 베타이다. 블로그 검색 엔진 테크노라티(Technorati)가 얼마전 선 보인 BlogFinder는 [new] 대신에 [beta]라는 딱지를 붙였다. 심지어 국내 전문 검색 엔진을 표방한 첫눈(1noon.com)이라는 사이트도 베타와 의미가 같은 ‘예고편’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렇다고 베타 서비스가 그리 생소한 건 아니다. 많은 웹사이트들이 서비스를 오픈 하기 전에 사내 혹은 자사의 특정 사용자를 대상으로 폐쇄 베타 서비스를 해 왔으며 이를 통해 수집한 피드백을 웹 사이트에 적용해서 정식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공개 베타 서비스는 바로 서비스에 관심 있는 집중된 사용자층을 공략하여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게임에서도 베타 테스트만 전문적으로 하는 게이머들을 폐쇄 베타 서비스에 끌어 들이고 이들에게서 좋다는 반응을 못 이끌어 내면 100% 성공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 만들어 서비스내면 망한다
웹 서비스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개인 미디어가 트렌드가 되면서 새로운 웹 서비스를 써 보고 이에 대한 후기를 올리며 입으로 전도하는 얼리어댑터 혹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개 회사들이 서비스를 기획하기 전에 이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집중 인터뷰(FGI)를 하기는 하지만 이들이 직접 서비스를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초기 서비스를 개방하지는 않았다. 돌아오는 피드백이 대중성과 동떨어진 것이 많다는 판단에 서다. 그러나 이들이 행보와 반응이 바로 향후 대중적인 사용자들이 따라 오는 로드맵 같은 것이기 때문에 간과하면 안된다.

작년 초 구글이 발표한 1GB 이메일 용량이라는 획기적인 서비스 아이디어는 초대를 근간으로 하는 베타 서비스 마케팅 효과도 독특했다. 필자도 지메일이 서비스를 시작한지 10일만에 외국인 친구의 초대로 가입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용량이 2GB로 늘어난 것 이외에 특별히 바뀐 것은 없다. 획기적인 변화는 없어도 알게 모르게 조금씩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AJAX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웹 브라우저를 위해 HTML 버전을 제공하고, 한국어로 사용 가능하게 됐다.

그래서 이제 나의 가족들에게 초대권을 보낼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것은 국내외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지메일 베타를 참여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서비스가 개선된 이유이다. 초기에는 내 스스로도 조금씩 늘어나는 지메일 초대장을 지인들에게 보내며 써 보기를 권했다.

바로 베타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는 독특한 자부심과 은근한 만족이 사람들을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베타 테스트를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로열티를 높여 주는 것이야 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말이다.

오피니언 리더와의 소통
베타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오피니언 리더들과 잘 소통하는 것이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기를 바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며 그들이 원하는 대로 고쳐 주는 것이다.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이 주요 핵심 기능과 이에 대한 개선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도 제공하는 부수 기능들을 추가하여 서비스의 정체성과 질을 동시에 떨어뜨리게 된다.

이것은 경영자 혹은 기획자들의 욕심과 더불어 서비스 핵심 기능을 분별하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흔히 만들어 낸다. 이런 실수는 기획의 달인이나 실력이 뛰어난 개발자일수록 더하게 된다. 둘 다 기능을 추가 하는데 관심이 있지 주요 기능을 개선하는 데 인색하기 때문이다. 베타 테스터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면 이러한 실수를 하지 않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서비스 부가 기능 구현에 능동적으로 동참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베타 서비스 핵심 기능을 API로 제공해 주고 다양한 부가 기능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도구를 제공한다. 구글이나 플릭커 등이 이런 방법으로 핵심 기능에 대한 기능 개선과 아울러 서비스 네트워크의 확대를 꾀했다. 각종 프로그램 언어로 된 플러그인 확장 기능들이 서비스를 더 풍성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타 서비스를 만들 때, 기술 오피니언 리더들이 좋아하는 개방성 기술들은 꼭 염두 해야 할 덕목이다. 이를 도와 주는 XMLRPC, REST 통신 및 AJAX를 기반한 자바스크립트 기능, ASP/PHP/Python 등 경량 스크립트 언어 기반 프레임웍 지원, 브라우저 확장 기능(Extensions)등의 기술을 능동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초기 수용자를 넘어 집단 감성 보호
다음 단계의 베타 서비스가 안전한 대중성에 너무 치우쳐도 안 된다. 1962년 출판된 에버렛 로저스의 저서 ‘Diffusion of Innovation’에서 나오는 수용자 확산 이론은 1995년 재판이 발행되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새로운 제품을 수용하는 단계를 혁신자(Innovator)-초기 수용자(Early Adaptor)-초기 대중집단(Early Majority)- 대중 집단(Late Majority)-전통 집단(Laggards) 등으로 나누었다.

최근 웹 기획에서도 혁신 그룹이나 초기 수용자 보다는 초기 대중 집단을 기초로 서비스를 기획해야 마케팅적인 성공과 함께 시장 창출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한다. 요즘 포탈들이 흔히 하는 실수이다. 이미 시장에 나온 혁신적인 컨셉을 대중적으로 성공하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한 것이다. 즉, 베타 서비스라면 혁신성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대중화된 서비스 컨셉을 그대로 따라 만들면서 베타 서비스를 하는 것은 사용자들에게 외면 받는 일이다.

정말 열심히 서비스를 사용해 주고 있는 베타 테스터들에 대한 디지털 감성을 보호해 주는 일도 역시 중요하다. 플리커(Flickr)가 2006년부터 야후!와 아이디 통합을 하기로 하고 그 전에 회원들에게 야후!아이디로 전환하기를 요구 하자 많은 열성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플리커가 대중화된 사진 공유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야후와의 아이디 통합으로 인해 자신들이 군중에 휩쓸리기 싫어하는 묘한 심리를 간과하고 있다. 제대로 된 베타 서비스를 지속하려면 이들에 대한 특별한 소통 통로를 만들어 주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소수로서 누리는 특별함과 군중을 벗어난 편안함을 동시에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당신의 베타 서비스를 사용하는 열성 사용자들이 대중적이지 않고 숫자가 적더라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 숫자가 소수라 하더라도 스스로 카페를 만들고 개선 메일을 보내 주며 담당자를 만나러 회사까지 찾아 와 준다면 충분한 성과이다. 게다가 조금씩 사용자 수가 늘고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이다. 베타 서비스의 핵심은 작은 기능이라도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술로서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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