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I 이코노미를 살펴보다 (1) 최근 기술 및 사업화 동향

제가 아마존에서 꼭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은 지금부터 15년 전 웹 2.0이 막 부상할 때입니다. 당시 웹 API를 통해 새로운 플랫폼과 생태계를 사업과 접목한 구글, 아마존, 이베이 같은 기업이 닷컴 버블 이후에도 살아남은 이유를 탐구하던 과정이었습니다.

이후, 플리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웹 API를 외부로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국내에서 오픈 API(Open API) 전략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사실 API는 자바나 닷넷에서 쓰는 개발용 인터페이스지만, 개발 플랫폼 폐쇄적이고 호환되지 않는 데 반해, 웹 기반 API는 REST나 XML/JSON 표준 기술로 충분히 공유 가능하기에 오픈 API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통찰력을 힘입어 2006년에 Daum 개발자 네트워크(DNA)를 개설했고, 다양한 API를 공개하고, 개발자 지원을 거의 8년간 진행했습니다. 함께 하며 시장을 같이 키운다는 입장에서 네이버 뿐만 아니라 야후!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협력을 통해 타 API 제공사와 매쉬업 활동도 많이 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단순히 API 제공을 넘어서 API 표준, API 관리, API 기반 사업 등 다양한 산업적 수요가 터져 나왔고, IT 산업의 하나로 API 이코노미가 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IT 프로젝트에서 API는 필수 요소이고, 금융과 같은 일부 경우 API를 중심으로 산업 표준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Open API 서비스 AtoZ : Daum 사례를 중심으로 – 윤석찬 (2014.4)

제가 AWS로 이직하기 전, 2014년에 국내 API 산업을 조망하는 밋업을 했었는데, 오랜만에 최근 몇 년간 API 산업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전망을 기술과 사업 관점에서 한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 API 개발 기술 및 서비스 산업의 변화
기술적인 측면에서 REST+JSON 정도의 표준 방식 API 구현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든 환경에서 실행할 수있는 최신 오픈 소스 고성능 RPC 프레임 워크인 gRPC, API 데이터 질의 언어 인 GraphQL 및 이벤트 기반 기능 확장 방법 인 Webhook 중 다양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클라우드가 부각되면서 나온 서버리스(Serverless) 아키텍처로 통칭되는 이벤트 기반 함수(Functions) 중심 애플리케이션 방식도 API를 구현하고 배포를 더 쉽게 합니다. 결국 API 개발자는 자신의 비즈니스 요구 사항에 따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죠.

API 설계 시, RAML (RESTful API Modeling Language), Swagger OAS (Open API Specification)와 같은 API 표준 언어를 사용할 수 있고, MuleSoft Anypoint Design Center, Amazon API Gateway, Google Apigee, IBM API Connect, Kong 등에서도 호환이 가능합니다. API 개발 시, 백엔드에서 자동으로 API 플랫폼을 지원하는 SpringBoot, .Net stack 또는 Node.js 등을 활용 할 수 있구요. MuleSoft Anypoint Studio, webMethods 등의 개발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도 있습니다.

글로벌 API 산업 주요 조망도 (출처: Spoke)

API 배포와 서비스는 개발과 완전히 다른 운영의 단계에 해당됩니다. 통상 이를 API 관리 플랫폼이라고하며, API를 통한 비즈니스 핵심 기능, 데이터 및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와 중개하는 아키텍처 계층입니다. 뿐만 아니라 외부 개발자 참여를 촉진하는 키 발급, 문서화, 보안, 성능, 트래픽 관리, 버전 관리 및 수익 창출을 관리합니다. 수년 전 API 이코노미를 이끌었던 대부분 API 플랫폼 개발사는 대기업에 인수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Apigee(Google), 3Scale (Redhat 걸쳐 IBM), Layer7 (CA걸쳐 브로드콤) 등이구요. 그래도 아직 Mulesoft Anypoint Exchange, Kong (구 Mashape), WSO2, Axway Platform 등은 독자적 API 플랫폼 개발사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직도 이 분야에 기회가 많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API 산업 생태계 확장
API 산업은 1차 2차 고객으로 확대되면서 사업 생태계가 확장됩니다. 예를 들어, 우버(Uber) 사용자가 내는 요금은 구글맵 API를 만드는 구글에게 차례로 지불됩니다. 두 업체 모두 수익을 내고 최종 사용자도 만족합니다. 우리가 흔히 오픈 API라고 하면 무료로 혹은 사회 봉사로 제공하는 듯 하지만,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API는 필연적으로 도태됩니다. 현재 대부분 개발자는 다양한 API를 사용하여 B2B 혹은 B2C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어 실험적인 매쉬업(Mashup)을 넘어서 안정적인 개발 방법입니다.

따라서, API 사용자와 공급자를 연결해주는 마켓플레이스가 필수적인데, 과거 Programmable Web 같은 API 디렉토리 서비스를 넘어 RapidAPI 처럼 API를 사용하여 아예 양측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국내에서 KTH가 만든 API STORE가 아직 명맥을 유지하고 있긴 합니다.)

RapidAPI는 2015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되었고, 2만여개의 API를 추적중이며 수십만의 개발자가 등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 제공하는 유료 API를 제공하는데, 3만개가 넘는 유료 가입 회사는 보험, 운송, 의료 등 주로 엔터프라이즈 기업 들이 많다고 합니다. 대체로 Twillo (SMS), SendGrid (E-mail), Telize (Geocode) 등 유틸리티성 API가 인기가 높은데, 최근에는 컴퓨터 비전, 언어 처리 같은 인공 지능 관련 API도 많이 등록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클라우드가 대세가 되면서 AWS Marketplace 같은 데서도 API 조회당 과금 처리도 해주는 SaaS API 판매도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예 다양한 공개 API를 고수준으로 연결해서 아예 애플리케이션이나 워크플로를 만들어주는 Zapier라는 서비스가 인기가 높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IFTTT가 원조이긴 합니다.

■ 금융 분야 같은 특정 산업 내 API 관심 부상
요즘 API 분야에 가장 뜨거운 산업 분야가 바로 금융입니다. 핀테크 분야가 급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용 은행, 보험, 카드사 등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금융 API를 제공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 본사를 둔 Stark Bank는 기업이 송금 및 청구 절차를 단순화하는 오픈 뱅킹 API를 제공합니다. 뿐만아니라 HSBC, ING 같은 전통 은행 보험사도 API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유럽의 PSD2, Open Banking Directive 같은 규제로 인해 소매 은행이 고객 데이터를 타 금융사 혹은 제3자에게 공유해야합니다.

국내에서는 금융위원회의 마이데이터 산업 육성에 영향을 받아 금융결제원을 중심으로 핀테크기업이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개별 은행의 금융서비스를 표준화된 형태로 제공하는 오픈 뱅킹 API가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미국 소매 은행들은 API 공개가 실험 단계에 있으며 핀테크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시작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JPMC, Goldman, Capital One은 Intuit와 파트너십을 통해 API를 제공하구요. 유럽의 Tesobe가 운영하는 OpeBank Project에는 40여개 은행들이 API 제공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개인 금융 정보라는 가장 보수적인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 마저 API를 통한 데이터 교환이 보편화 되었다는 것은 그 만큼 API 이코노미가 거의 완성되었다는 것이고 소위 뉴노멀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모든 산업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져서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구요. 그야말로 “API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석유”가 되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클라우드와 마이크로서비스가 대두되면서 API 개발 기술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국내 API 활용 현황과 제가 요즘 생각하는 제안도 함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연재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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