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이 뭐길래?

한 달 전 부터 우리 나라 스타트 업계에서는 꽤나 들썩일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이자 손대는 것 마다 성공 투자를 이끈 피터 틸의 방한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책 ‘제로투원‘은 (미국에서 10만권이 팔렸는데) 국내에서 2만 5천권이 팔렸다고 하니 그 열풍을 짐작할 만 합니다.

어제 있었던 공개 강연회에는 천명이나 몰렸고, TV 녹화 및 여러 가지 강연을 소화하고 그는 떠났습니다. 남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그리고 핀테크, 빅데이터 등 유행어는 과대 포장되어 사람이 몰리는 “사기”와 같으니 아예 그 분야에는 뛰어들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이 주제로 강연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물론 그의 메시지가 뉴스 기사를 통해 또 다르게 과장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그의 한국에서 자취를 좀 밟아보면…

블루오션 전략과 무엇이 다른가?
그가 말하는 메시지는 사실상 2005년에 크게 유행했던 블루오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지 않고 기존의 시장에서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다른 기업들과 경쟁을 하는 경우에는 가격 경쟁 등의 치킨 게임으로 치달아 큰 이익을 내기 어렵다. 기존의 시장은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여 핏빛으로 물든다는 의미에서 레드오션이라고 칭한다. 반면 경쟁자를 이기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구매자와 기업에 대한 가치를 비약적으로 증대시켜 시장점유율 경쟁에서 자유로워지고 이를 통해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공간과 수요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기에 블루오션이라고 칭한다. 위키 백과 中

물론 그의 책은 그의 창업 및 투자 경험을 기반으로 성공하는 패턴을 분석하고, 경험적으로 체계화해서 책을 쓴 것입니다. 그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좀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은 블루오션 전략의 결과인 독점 시장에 대해 솔직하게 찬양하는데 있습니다.

큰 기업가치는 큰 이익에서 나오고, 큰 이익은 전혀 새로운 분야의 우위를 점하는 독점에서 나오며, 독점 기업의 이익 규모는 투자자와 기업가 모두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입니다. 승자 독식과 독점이 좋다는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말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시원해합니다.

사실 IT 시장에서 독점이 쉽게 가능한 건, 아직은 새로운 기회가 너무 많고 그 기회를 실현할 비용이 너무 싸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쉽게 순위가 바뀔 수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독점의 결과는 투자자나 창업자에게는 큰 이익을 안겨줬을지 모르지만, 소비자나 경제 전반에 늘 좋지 않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오히려 알려진 독점 기업은 자신의 생태계를 만들어 파트너와 서드파티, 고객이 공존하는 ‘플랫폼’을 만드는데 더 집중했다는 점은 간과하면 안됩니다.

과연 유행어는 사기인가?
두번째 메시지는 바로 새로운 유행이 되는 트렌드에 매몰되지 말라는 경고인데요. 그는 특정 현상이 어떤 범주로 묶이게 되면 과장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며, 그 트렌드는 경쟁이 치열해 질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자주 나오는 교육 소프트웨어나 빅데이터 등의 유행어를 내세우는 회사들은 ‘사기’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행어를 앞세우는 기업은 자신만의 독자성, 차별점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을 복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피터 틸 강연] “빅데이터 등 유행어 남발하는 기업은 사기꾼”

사실 IT 산업 현장에서 이른바 버즈워드(Buzzword), 뜨는 키워드는 일상적입니다. 왜냐하면 기술의 변화가 극심하고 이를 정의하여 신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욕구가 크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에서도 골목길에 하나의 가게로만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없듯이 많은 기업이 함께 참여해서 기술을 성장시키고 경쟁하는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술 버즈워드는 단순히 한 두 기업의 독점 기술을 권장한다기 보다는 오픈 소스나 표준 기술을 기반으로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기회가 생기고 변화를 학습하는 요인도 굉장히 크지요. 버즈워드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의 핵심 역량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무시할 필요는 없는 것입니다.

그의 현재 직함은 팰런티어(Palantir) 테크놀로지 회장인데, 그 회사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제 범죄 조직, 보험 사기와 같은 문제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로 미국 CIA 등이 관심을 보이면서 현재 40B의 가치를 가진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이메일, 트위터 타임라인 등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와 프라이버스 정보 등 매일 축적되는 페타바이트(petabyte)단위의 빠르게 분석하는데는, 빅데이터라는 키워드가 만들어낸 소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하는 사업 분야에 뛰어 들지 말라는 경고(?)로 들리는 것 같기도 하지요.

물론 작게 시작해서 작은데서 (독점적으로) 성공하라는 점,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말라는 조언은 창업자들에게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크게 새롭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터 틸의 (독점적인) 성공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만 쫓는 창업이 과연 바람직한 가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성공 경험이 많다고 그것을 일반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p.s. 책 사인회도 했었는데 그에 대한 한 참가자의 피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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